본문 바로가기

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이동삼 안동간고등어 맛집 안동역 일직식당

반응형

한 달 전쯤, 편도 1차선(왕복 2차선) 한적한 도로에서

남편은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을 시도했고

뒷차는 중앙선을 넘어 추월하기를 시도하다 사고가 났다.

과실은 4 6. 역시 사고도 사랑도 타이밍이다.

차 두 대 모두 폐차할 정도로 파손이 심각했다.

그 와중에 남편과 나, 상대방 다 멀쩡해서 보험사 직원이 놀라워했다.

남편 : 암보다 사고로 먼저 죽을 뻔했네~

 

지난 금요일 저녁.

남편 : 날순아. 내일 기차 타고 안동에 놀러 가자.

남편은 하릴없이 놀러 다니는 사람이 아니다.

하릴없이 여행지를 천천히 거닐며

일상이 아닌, ‘풍경을 배경삼는 행복을, 나는, 너무도, , 안다.

('풍경을 배경으로 가져보지 못한 이의...' 김애란 단편 풍경의 쓸모 중)

일상이 풍경으로 다가오는 순간을 만들기도 하지만,

여행의 참맛이란, 잡다한 일상을 벗어남에 있는 거니까.

 

남편이 꼭 사고 싶었던 중고차가 안동에 있다고 했다.

토요일 855분 원주발 무궁화호를 탔다.

기차 출발 후 남편이 배낭에서 꺼내 쓱 건네준 과자.

 

내가 과자 별로 안 좋아한다고 수차례 말해도 기어코 사 준다.

남편 빼지 말고 먹어~ 잘 먹으면서 그런다.

......이왕 사 주는 거 버릴 수 없어서 먹었고

기왕 먹는 거 맛있게 먹은 내 죄가 크다......

남편~ 쩨쩨(슈돌 벤틀리 )말고 財財주면 안 되겠니~?’

 

제천역을 막 지났을 때 차주의 전화가 왔다. 차가 이미 팔렸다고.

그야말로 그냥 놀러 가게 생긴 거다.

계획이 틀어졌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이 좋다.

완벽하기 보다는 탁월하라는 뜻을 음미한다.

기차는 신림, 제천, 단양, 풍기, 영주를 지나 안동에 도착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 바람직하다. 올해는 동네 꽃구경으로 만족하길...

 

스마트 도서대여 시설이 있는 작고 깔끔한 역사를 뒤로하고 나서면

전면에 진성의 안동역에서 노래비가 서 있다.

나는 박막례 할머니 인데

진성의 안동역에서는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안동역사 왼쪽에 관광안내소가 있고 많은 블로거가 맛집으로 소개한

이동삼 안동간고등어 일직식당이 있다.

식사 시간대에는 줄을 서서 대기한다던데

코로나19의 여파로 서너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아 있을 뿐이었다.

 

이동삼 안동간고등어 구이 2인분을 주문했다.

십여 분 기다리자 기본 반찬이 세팅었다.

반찬들이 깔끔하게 담겨있었다.

식혜, 된장국, 취나물, 미역볶음, 어묵볶음, 잔멸치고추장볶음,

풋고추찜, 느타리버섯볶음, 사과건포도 사라다(샐러드 아님^^),

제일 맛있었던 건 아주아주 약한 군내가 감도는 깊은 맛의 김치였다.

 

안동지역은 바다와 떨어진 내륙이라

생선을 염장해서 이동, 보관해서 먹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에 방문할 즈음

지역 특산물로 안동간고등어를 홍보하면서 유명해졌단다.

또 이동삼이란 간잽이(표준어 간잡이)계의 걸출한 인물이 나오며

이동삼안동간고등어는 유명 브랜드가 되었다.

홈쇼핑에서 이동삼님이 직접 고등어에 소금을 촥촥 뿌리는 모습에 반해

이동삼안동간고등어를 주문했었다.

진공포장된 안동간고등어 맛은 so so였다.

 

옛날의 고등어자반은 염도가 무척 높았을 것이고

꼬롬한 생선 특유의 냄새도 났을 것이다.

냉장 냉동기술이 발달해 굳이 자반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요즘이지만

안동간고등어 특유의 맛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계속 만들고 있겠지.

주인공이 그렇듯 마지막에 이동삼안동간고등어 구이가 등장했다.

 

음식은 눈, , 입으로 먹는다.

30cm는 족히 넘을 듯한 살밥 두툼한 고등어가

진갈색으로 골고루 잘 구워져서 지글지글 기름기가 감돈다.

비린내가 아닌 고소한 고등어구이 냄새가 코로 스민다.

선배 블로거님들은 살점을 떼어 밥 위에 올려서 찍고~

반찬 하나하나도 접사로 찍고~ 하지만 나는 먹기에 바쁘다.

구독중인 블로그에서 본 코미디 영상 속 대사.

다른 사람들은 고기가 나오면 사진 찍기에 바쁜데, 너는?”

쌈장 찍기에 바빠요~” 나랑 같은 과라 반갑더라.

간고등어는 의외로 짜지 않아서 좋았다. 간이 딱 맞았다.

 

백반기행 허영만님 말투를 차용해 표현하며 글을 맺는다.

간고등어구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 식사였다.

평범한 밑반찬 하나하나 주인장의 내공이 느껴지는 맛이다.

이동삼안동간고등어를 밥도둑 리스트에 올려놓는다.’

 

진성 안동역에서 가사

1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 소리 끊어진 밤에

2

어차피 지워야 할 사랑은 꿈이었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다리는 안동역에서

 

진성 안동역에서  악보

(아래 공감 누르기는 제게 더 잘 쓰라는 격려가 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