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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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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 개봉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영화관에서 혼자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조제가 너무도 사랑스러워서

집에 와서 조제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었지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줄거리

 

대학생 츠네오는 마작 게임방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동네 할머니가 끌고 다니는 유모차에 대해 듣게 됩니다.

거기에 마약이나 돈이 들었을 거라는 소문이었죠.

어느 날,

언덕길에서 할머니가 놓친 유모차가 내달려 난간에 부딪히는 걸 봅니다.

츠네오가 다가가자 유모차에 타고 있던 쿠미코는 칼을 휘두릅니다.

쿠미코의 할머니는 장애를 가진 손녀를 부끄러워하며

인적이 드문 새벽에 산책을 나온 겁니다.

 

쿠미코는 영화 속 이름,

조제는 쿠미코가 갖고 싶은 이름입니다.

조제는 프랑스와즈 사강 소설 <한 달 후 , 일 년 후>주인공이지요.

 

할머니에 의해 오랫동안 폐쇄적인 삶을 사는 조제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갖게 된 츠네오는 조제를 자주 찾습니다.

조제가 만든 음식을 츠네오는 참 맛있게 먹지요.

할머니는 츠네오를 탐탁치 않아합니다.

츠네오가 순수한 청년이지만

결국 조제를 떠날 거고 조제에게는 상처만 남을 테니까요.

 

할머니가 노환으로 돌아가시고

츠네오와 조제는 연인사이로 발전합니다.

보통의 연인들처럼 기쁘게 사랑합니다.

 

 

<한 달 후 , 일 년 후> 소설 속 조제는 이별에 의연한 인물입니다.

영화 속 조제는 그런 의연함을 닮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 거야.

우린 또 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이 있을 뿐이지.’

 

둘이 연인이 된 지 1년 후.

츠네오는 조제가 점점 버거워집니다.

조제를 츠네오의 집에 데려가려던 약속이 취소되고

둘은 여행을 떠납니다.

동물원에서 호랑이를 보며 조제가 말했습니다.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생기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

 

그래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무서운 것도 대면할 용기가 생기지요...

 

조제는 츠네오의 마음이 식을 걸 눈치챕니다.

그걸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청춘의 미숙한 사랑이란 그런 거니까요.

아니 그러기가 쉬운 거니까요.

 

물고기 조형물을 보고 선택한 숙소에서 조제가 말합니다.

조제는 츠네오에게 눈을 감아보라고 합니다.

 

조제 - "눈 감아봐. 뭐가 보여?"

츠네오 - "그냥 깜깜하기만 해."

"거기가 예전에 내가 살던 곳이야."

​"어딘데?"

"깊고 깊은 바닷속. 난 거기서 헤엄쳐왔어.

너랑 세상에서 가장 야한 섹스를 하려고."

"그랬구나... 조제는 해저에 살았구나."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와. 정적만 있을 뿐이지."

"외로웠겠다."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지 못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츠네오와 조제는, 겉으로는 담담한 이별을 합니다.

속까지 담담할 수는 없겠지요.

 

츠네오는 오열하며 독백합니다.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가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조제를 만나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명장면

 

이별 후 츠네오가 오열하는 장면,

호랑이 앞에서 조제가 말하는 장면,

물고기 호텔에서 장면...

장면 장면이 모두 마음에 남지만

그중에 저의 베스트는 다음 장면입니다.

 

츠네오와 헤어진 조제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혼자 외부활동을 합니다.

에코백에서 삐죽 튀어나온 파가 씩씩해 보입니다.

 

 

그리고 혼자 먹기 위해 요리합니다.

조제는 의자에 올라앉아서 요리를 하는데

요리를 끝내면 아무렇지 않게 의자에서 쿵! 뛰어내립니다.

정말 크게 쿵 소리가 납니다. 주저함이 없습니다.

그렇게 나의 사랑스런 조제는,

혼자의 삶도 의연하게 살아냅니다.

 

장애 여성과 비장애 남성의 사랑이라고 읽히지 않고

그냥 청춘 남녀의 사랑으로 읽힌 건

조제의 삶에 대한,

사랑과 이별에 대한 성숙한 자세 때문인 거 같습니다.

 

타나베 세이코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이누도 잇신이 감독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저의 인생영화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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