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광파 오븐 스콘 만들기

오래전, LG 디오스 냉장고 선전 카피가 “여자라서 너무 행복해요~”였지요.

'여자라서 햄볶아요~' 라는 패러디도 생겼습니다.

최신형 주방 가전을 장만하며 여자라서 너무 행복한 적은 없었습니다^^

10여 년 전에 LG 디오스 광파 오븐을 샀었는데 그 기념으로 머핀을 만들었었죠.

LG 디오스 광파 오븐은 평창에 보관된 채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네요. 

홈 베이킹을 한다는 건

시간과 마음의 여유 모두 있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매사에 긍정적인 편인데

주방 일을 할 때는 긍정적인 게 쉽지 않네요.

긍정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일부러 선포합니다.

“건강하게 주방 일도 잘 하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높아진 하늘빛이 새삼 반가운 어제.

주방에 들어가 스콘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미니 광파 오븐을 사용했습니다.

 

요즘 봄이 온다는 남아공.

거기 사는 스팸님의 레시피를 따라해 보았습니다.

겉바속촉 영국식 버터 스콘입니다.

 

스콘은 발효할 필요 없이

반죽 후 냉장고에 30분 ~ 1시간 휴지하는 과정만 있으면 됩니다.

 

 미니 광파 오븐 스콘 준비물

 

밀가루 300g : 저는 박력분과 우리밀 통밀가루를 반반 섞었습니다.

베이킹소다 1T (Table spoon 큰 술, 약 15ml)

소금 4분의 1t (tea spoon 작은 술, 약 5ml)

버터 60g, 우유 100ml, 계란 1개, 설탕 60g

저는 설탕을 1t 정도만 넣었습니다.

안 달게 만들어서 딸기잼, 포도잼을 발라 먹으려구요~

 

 미니 광파 오븐 스콘 만드는 법

 

1. 체친 밀가루에 작게 깍둑썰기한 버터를 넣고

제빵 스크래퍼로 버터를 자르듯 섞어줍니다.

저는 실리콘 주걱과 도자기 주걱으로 했습니다.

버터가 잘게 부서져 밀가루와 어우러질 때까지 합니다.

 

2. 우유, 달걀, 설탕을 넣어 핸드 거품기로 잘 풀어 줍니다.

3. 1의 가운데를 오목하게 만들어 2를 부어줍니다.

스콘 표면에 발라줄 2의 달걀물을 아주 조금 남깁니다.

인터넷 쇼핑몰 참고

 

4. 포크로 뒤적이며 가루와 액체를 섞습니다.

가루와 액체가 덩어리지면 손으로 반죽합니다.

손으로 하는 반죽은 최소만 했습니다.

글루텐 형성 최대한 억제해야 스콘이 부드러울 거 같아서요.

 

5. 랩으로 싸거나 위생비닐에 넣어 30분~1시간 휴지 시킵니다.

6. 도마에 밀가루 덧가루를 얇게 뿌리고 반죽을 원모양으로 펴줍니다.

두께는 1~1.5cm 로 했고 핏자 모양으로 8등분했습니다.

7. 미니 광파 오븐 팬에 기름을 바르고 반죽을 잘 얹어줍니다.

8. 실리콘 붓이나 숟가락으로 달걀물을 발라 코팅합니다.

저는 숟가락으로 살살 발라줬습니다.

달걀물 코팅을 하면 구웠을 때 색이 예쁘게 나옵니다.

9. 180도씨에서 15분 간 구웠습니다. 약간 과하게 구워진 느낌이 드네요.

 

스콘의 매력은 투박한 모양과 진한 버터의 풍미 같습니다.

더 자세한 과정은 스팸님 포스팅을 참고 하세요~

<영국버터스콘레시피> 겉바속촉 영국버터스콘 ~

 

스콘의 추억.

예전에 남편이 운영하던 약국에는 많은 영업사원들이 드나들었습니다.

영업사원들은 빈손으로 오지 않고

테이크아웃 커피나 롤 케잌, 만두 같은 것을 사 왔습니다.

 

그녀는 건강기능식품을 납품하는 영업사원이었습니다.

그녀 : (약국)국장니임~~ 이게 요즘 잘 나가는 제품인데요.
효과 본 분도 많아요. 새로 열 개 보낼까요?

약사 국장 : 저기 지난달에 들어온 제품 많이 남았잖아.

그녀 : 이건 신제품이에요.

기존 제품보다 0000성분이 두 배 강화되었어요.

열 개 들여놓으시면 한 개 더 드릴 게요.

약사 국장 : 그럼 그렇게 해.

 

남자사원에게는 덤덤한 남편이 그녀에게는 친절한 모습이,

소년 같아 귀엽달까~ 주책으로 보인 달까~ 하여간 웃음이 나곤했습니다.

 

그녀가 가끔 유명 빵집에서 사오던 스콘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진한 버터 풍미에 너무 달지도 않고 겉은 바삭 속은 촉촉!

오후 3시 즈음~

그녀의 스콘 한 입 베어 먹고 뜨끈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 마시면

‘아... 이런 맛을 즐길 수 있다니!

세상은 참 살만한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나지요.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순간, 스콘의 풍미가 더 잘 느껴집니다. 

 

제가 만든 스콘은 그 정도의 맛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소확행을 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스콘을 따뜻하게 데워 반으로 가르고 딸기잼을 발라

커피와 함께 천천히 먹고 싶었다.

시럽을 입힌 도넛을 베어 물고

온몸에 전류처럼 퍼지는 설탕의 힘을 느끼고 싶었다.’

윤이형 저, 소설 ‘붕대감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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