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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당신의 컨텐츠/도서리뷰

어디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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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어디서 살 것인가

지은이 : 유현준

출판사 : 을유문화사

초판 1: 2018530

읽은 시기 : 2019. 6. 24 - 6.30

한 줄 요약 : 건축물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므로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디서 살 것인가. 참 신나게 읽었답니다. 강집사님께도 신나는 시간을 선물합니다~^^’좋은 친구 박집사가 책 선물과 함께 보낸 메시지다. 박막례 할머니가 생각난다. “편들아~ 너희는 감자 보내주는 친구 있니? 나는 있다~ 양파 보내주는 친구도 있어~ 자랑해서 미안해~”

계속 집중할 시간이 있다면 한나절이면 후루룩 읽힐 정도로 재미난 책이다. 알타미라 동굴(기원전 35천 년 ~ 기원전 11천 년)과 괴베클리 테페(기원전 1만 년 ~ 기원전 8천 년)부터 20196월 현재 착공 전인 현대차 신사옥 GBC(Global Business Center)까지, 고금과 동서를 넘나든다. 다리(bridge)를 설명하며 황순원의 <소나기>가 나오고, 강남 개발을 말하며 정우성과 박서준, 정해인이 나온다. 건축의 탈중심을 설명하면서 <라디오 스타>4MC 체제를 예로 든다.

<1 장 양계장에서는 독수리가 나오지 않는다>부터 재미있다. <6 장 파라오와 진시황제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를 읽으며 본격적으로 신이 났다. 얼마나 유치찬란하고 재미있는 질문인가. 저자는 대중에게 어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책을 읽는 내내 비발디의 4, 1악장을 듣는 느낌이었다. 건축이라는 전문 분야와 대중문화를 절묘하게 버무리는 솜씨가 바이올린의 현란한 기교를 떠올리게 한다. 엄지~엄지~ !

교도소 같고 양계장 같은 학교 건물에서 12년을 생활한 우리 아이들에게 독수리 같이 날아보라고 하는 건 억지라는 의견에 격하게 동감한다. 책을 다 읽고 유현준님께 입덕해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 강연을 찾아보았다. 국민 모두에게 좋은 집을 지어줄 수는 없지만 학교를 최상으로 건축해서 12년 간 좋은 곳에서 생활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에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저자의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도 읽어보련다.

이하 본문 발췌, 하이픈(-) 이후 나의 요약

<여는 글 다양한 생각이 멸종되는 사회>

건축물의 진정한 의미는 건축물이 사람과 맺는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

괴베클리 테베의 건축물과 조각을 연구한 고고학자들은 이 신전을 만든 사람들이 인간을 동물보다 뛰어난 존재로 믿었던 첫 번째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 괴베클리 테베 발견으로 인류가 농경을 시작함으로써 거주를 위한 건축 문명이 발생했다는 학설이 뒤집혔다고 한다. 괴베클리 테베를 지으며 상주하는 노동 인력을 위해 농사가 시작됐다는 학설이다.

하버드대학 경제학과의 에드워드 글레이저 교수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도시라고 말한다. (...) 도시는 다양한 생각의 융합을 만들어 내는 용광로다.

우리는 지금 다양한 생각이 만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21세기형 아고라와 원형극장을 만들어야 한다. (...)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건축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사람을 이해하는 하나의 시작이 될 수 있다.

<1 장 양계장에서는 독수리가 나오지 않는다.>

건축과 관련된 사회학을 연구한 로버트 거트만에 의하면 ‘1, 2층 저층 주거지에 사는 사람들은 고층 주거지에 사는 사람보다 친구가 세 배 많다.’고 한다. (...) 스티브 잡스가 (지진으로 저층 주거지가 많은) 서부에 살았기 때문에 그 까칠한 성격에도 워즈니악 같은 친구를 사귈 수 있었고(...)

(...)창의적인 사람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들과 쓸데없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미네소타대 경영학과 조운 메이어스-레비 교수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3미터 이상 높이의 천장이 있는 공간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고 한다.

<2 장 밥상머리 사옥과 라디오 스타>

도시를 좋게 만들려면 추억이 만들어질 만한 장소가 많아야 한다. 그런 장소를 만드는 데 가장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이들이 어린아이들이다.

- 층과 층으로 수직을 가르고 벽과 벽으로 수평을 가르는 폐쇄된 공간이 아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공동체 의식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로이드 빌딩 내부는 중앙에 엘리베이터 대신 텅 빈 수직의 공간이 있다. 공간을 향한 각 층은 뚫려 있어 같은 층뿐 아니라 다른 층의 사원들과도 시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 탈중심과 경계의 모호성 같은 시대적인 흐름은 최신 건축물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가나자와 미술관’은 중앙 홀이 없이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전시장들이 불규칙적으로 흩어져 있고, 롤렉스 러닝 센터 내부는 층과 층의 구분이 모호하다. 아래층에서 위로 향한 경사면을 따라 계속 걷다보면 위층이 되고 위층에서 아래로 향한 경사면을 따라 계속 걸으면 아래층이 된다.

일론 머스크는 뇌와 컴퓨터 네트워크를 연결함으로써 인간의 지능적 한계를 없애려고 한다. - 아주 오래 전 1994년 출간된 로빈 쿡의 <브레인>이라는 의학 공상 소설을 읽은 적이 있다. 방사선 촬영을 판독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극비리에 진짜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연결시킨다는 내용이었다. 뇌는 신경 자극에 의한 쾌락을 보상으로 받으며 일한다는 섬뜩한 내용이었다.

만약 우리가 사는 도시가 아름답지 않다면 그것은 어느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다. 그 안에 사는 많은 사람의 건축적 이해와 가치관의 수준이 반영된 것이다. 좋은 도시에 살고 싶은가? 나부터 좋은 가치관을 갖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하늘을 보고 햇볕을 받으며 골목길을 걸으면 기분 좋지만 답답한 상자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경험은 유쾌하지 않다.

<3 장 힙합 가수가 후드티를 입는 이유>

일인 주거는 (...) 대세가 되어 가고 있다. (...) 우리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더 행복해지려면 도시 전체를 내 집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보행자 중심의 네트워크가 완성되고 촘촘하게 분포된 매력적인 공짜공간이 많아지는 것이 건축적인 해답이 될 수 있다.

ⓒ 유현준

우리는 이미 소유보다는 그냥 인스타그램 사진을 많이 남기는 것이 더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가? - 소유보다는 경험을 더 좋아한다. 다양한 경험이 과시가 되기보다 내실이 되기를.

<4 장 쇼핑몰에는 왜 멀티플렉스 극장이 있는가>

사람이 어떤 거리를 걷고 싶은 마음이 들려면 거리의 이벤트 밀도가 높아야 한다. 이벤트 밀도란 1백 미터를 걸어가면서 내가 선택해서 들어갈 수 있는 가게 입구의 숫자다.

우리가 지금 등산을 자주 하고 골목길 상권을 찾는 이유는 이런 자연이 있는 외부 공간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현대사회의 공간적 특징은 변화하는 미디어가 자연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도시가 좋아지려면 성공적 상업 가로, 미술관, 공원 같은 불특정다수가 갈 수 있는 장소가 많아져야 한다. (...) 저층의 선형으로 적절하게 분포된 상업 공간이 도시를 걷고 싶게 만든다.

도시에 필요한 것은 이 아닌 이다. 선형으로 상업 가로가 조성되어야 사람들이 걸으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다.

골목길 주변은 단층 건물로 신축하고 그 필지 뒤편에 위치하는 건물은 고층으로 지은 모습. 골목 형태를 유지한 상태에서 재개발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 책의 곳곳에 저자의 전문성으로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좋았다.

<5 장 더하기와 빼기, 건축의 오묘한 방정식 >

- 이 장에서 <제약이 만들어 내는 새로운 건축>이라는 꼭지가 흥미로왔다. 홍콩상하이은행 사옥 건축 당시 그 자리에 건축물이 들어서면 풍수지리적으로 홍콩의 경제의 맥을 끊는다는 말을 듣는다. 설계자 노먼 포스터는 1층을 텅 비게 설계했다. 빌딩의 각 층을 다섯 개씩 묶어 현수교 구조의 줄에 매달아 흡사 떠 있는 느낌의 건물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1층은 벽을 만들지 않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는데 일요일이면 가정부로 일하는 동남아 여성들의 쉼터가 되고 있단다. 저자는 ‘제약은 새로움의 어머니’라고 일갈한다.

ⓒ 유현준

우리 나라 도시들도 판에 박힌 건축물이 아닌 이런 창의적 디자인이 넘쳐나는 곳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상대를 존중하고 나의 개성을 표현하면서 앙상블을 만드는 것이 재즈와 결혼과 리모델링의 공통점이다. - 영~ 별개의 것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내서 재미지게 엮어내는 솜씨, 역시 엄지~ 엄지~ 척~!

<6 장 파라오와 진시황제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무거운 돌을 이용한 거석문화는 권력의 상징이다. 더 무거운 건축물일수록 더 큰 권력을 나타낸다.

- 저자는 고인돌을 만든 이유는 뭘까 질문한다. 고인돌뿐 아니라 영국의 스톤헨지,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 중국의 만리장성, 티칼의 피라미드까지 무슨 이유로 지은 것일까. 바로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란다.

그래서 우리는 등산을 하면 작은 돌로 탑을 쌓는다. 우리는 스케일이 작아서 그런 돌탑을 쌓는 것이고, 높은 권력자는 대형 건축물을 남기는 것일 뿐이다. - 빵 터졌다. 아기자기 귀여운 소망 돌탑에 그렇게 깊은 뜻이~?

그렇다면 벽돌, 철근콘크리트의 뒤를 이어 세계를 통합할 건축 재료는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3D 프린터로 만든 재료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이처럼 권력을 과시하려는 건축 행위가 심해지면 문명은 망한다. - 이스터섬의 부족은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너도나도 모아이 석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거대한 돌을 운반하기 위해 통나무가 필요했고 나무를 계속 베다 보니 나중에는 고기를 잡으러 나갈 배를 만들 나무도 없었단다. 결국 식량이 부족해서 멸망했는데 막판에는 사람을 먹은 흔적까지 발견됐다고 한다.

에르메스 백은 명품계의 원자폭탄이다. 이런 백을 들고 동창회에 나가면 동창회가 초토화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점은 과시를 하려면 쓸데없는 데 돈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 역시 빵 터졌다. 동창회를 초토화시킬 원자폭탄이 나는 읍써~ 물폭탄도 읍써~

모든 건축물은 누군가가 돈이나 권력을 써서 운동에너지인 노동력을 만들고, 이 운동에너지가 위치에너지로 바뀐 결정체.

- <권력의 위치에너지> 꼭지는 특히 재미났다. 저자는 각 문화권의 대표 건축물의 위치에너지를 구해서 상대 비교함으로써 당시 지도자의 권력을 비교하고자 했다. 위치에너지는 ‘질량×중력가속도(9.8)×높이’다. 이집트 쿠푸 왕의 피라미드를 기준 1로 잡았다. 그 결과 만리장성은 2.3이 나왔다. 하지만 만리장성은 진시황 이전에 있던 성들을 연결했다든가 도자기 수출로 번 대금투입 등 정황들을 고려해 봤을 때, 쿠푸 왕이나 진시황이나 엇비슷한 권력을 가졌을 거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저자는 질량 대신에 부피를 사용했고 건축물마다 재료가 같다는 가정 하에 위치에너지를 구했다. 피라미드보다는 가벼운 돌로 옆으로 기일~~~~게 만리장성을 쌓는 일과 엄청스레 무거운 돌로 노오~피 피라미드를 쌓는 것의 비교가 부피만으로 될까 싶었다. 재료가 같다면 부피가 클수록 무게도 더 나가겠지만.

<7 장 현대인이 SNS를 많이 하는 이유>

-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제국들은 건축으로 종교를 강화’한 반면, 유대교와 불교같이 경전(성경, 불경)을 중시하면 전파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는 말에 당연한 사실일 텐데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실질적으로 그 사람이 위치한 물리적인 공간이 권력을 만들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는 곳에 위치하면 권력이 생긴다.

왕이나 제사장이 아니라 일반 국민도 언제든지 시선 집중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고 평등한 권력의 공간 구조를 제공하는 디오니소스 극장이 그리스 민주주의 사회를 완성시켰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정치 집회를 할 때 주로 광화문 광장에 모인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역사적 중심축은 이순신 동상 세종대왕 동상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축이기 때문이다.

TV나 영화에 나올 수 없는 일반인들은 그런 권력을 가지기 위해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린다. - 현대인들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권력을 누리기 위해 SNS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팔로워 수가 많으면 인플루언서가 되고 작은 권력이 생긴다.

<8 장 위기와 발명이 만든 도시>

- 8장 역시 신나게 읽었다. 철도왕 밴더빌트, 석유왕 록펠러, 강철왕 카네기, 자동차왕 포드의 출현 배경이 짧고 쉽고 재밌게 소개되었다. 카네기의 강철과 오티스의 엘리베이터로 인해 고층 건물이 가능했고 고밀화 도시가 탄생되었다.

과거 수렵 채집 시대의 사냥꾼이 목숨을 건 사냥을 마치고 돌아와 멍 때리고 춤추는 모닥불을 보며 마음의 평정을 찾았던 것처럼 현대인은 직장에서 돌아와 멍 때리고 TV를 보며 쉰다.

- 수메르 문명과 이집트 문명 등의 공통점은 건조기후대라고 한다. 건조기후대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서 도시에 인구가 모여 살아도 병들거나 죽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같은 건조기후대라도 물이 없으면 도시가 생기지 않는다.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나일강 유역에 문명이 꽃핀 이유다.

- 건축의 진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기후변화’라고 한다. 일례로 해의 입사각의 변화에 따른 지역별 처마 사진이 인상 깊다. 상하이 > 서울 > 베이징 순으로 처마의 들림이 차이가 난다.

조만간 효율성이 향상되면 우리의 모든 유리창이 전기를 발전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고 때로는 영상을 보여 주는 스마트 유리창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9 장 서울의 얼굴>

해외의 성공 사례를 보고 배워서 실현해 보는 것은 좋은 자세다. (...) 이제는 우리가 세계 첫 시도를 해 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따라만 한다는 점이다. -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을 보고 삼성동을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하고,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보고 ‘서울로 7017’을 조성한 것에 대한 저자의 평이다.

제약은 획일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일지 모른다. -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식재료의 제약을 유모와 창조로 극복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10 장 우리 도시가 더 좋아지려면>

- 사람 친화적인 거리를 만들기 위한 저자의 제안이 실린 장이다. ‘강북의 서울숲과 강남의 로데오 거리를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 다리를 상상한 모습’, 도산공원 주위에 거주자 우선 주차장과 공원 담을 없애서 사람들이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만들기, 블록 안쪽에 위치한 공원들을 대로변에 배치하여 접근 용이성 높이기, 하나의 큰 시립 도서관보다 여러 개의 작은 마을 도서관을 만들어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강남을 따라 하는 개발이 아니라 지역성을 드러내는 개발하기, ‘강남은 그곳에 살지 않는 사람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공공의 공간 확보’하기 등. 저자가 신도시에 스머프 마을 같은 학교를 제안하자 관계자들은 여러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나 역시도 도서관을 여러 곳에 만들면 사서도 많이 뽑아야 하고 분산된 건물의 관리비도 더 많이 들텐데 비용은? 하고 걱정을 하고 있더라.

평화적 (계층 이동) 사다리가 없고 폭력적 방법 외에 별다른 선택권이 없는 세상에서는 폭력이 정당성을 가지게 된다.

현명한 자는 다리를 놓고, 어리석은 자는 벽돌을 쌓는다.” - 영화 <블랙 팬서> 대사

성을 짓는 자는 망하고 길을 만드는 자는 흥할 것이다.” - 돌궐의 명장 톤유쿠크

이웃 지역과 걷고 싶은 거리로 연결될 때 지역 간 경계는 모호해지고 격차는 줄어들 것이다.

<11 장 포켓몬고와 도시의 미래>

인간은 사물과의 동맹을 통해서 진화하고 발전한다고 보는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 - 온돌을 대체할 보일러가 발명되고 철근 콘크리트 건물인 아파트가 보급되면서 고밀화 도시를 이루며 생각의 교류와 융합으로 발전이 이뤄졌다는 결론.

인터넷은 이전에 없던 공간을 창조해 냈다.

(러시아의 심리학자 알렉산더 로마노비치 루리야)에 따르면 문맹자와 글을 아는 사람은 아는 것뿐 아니라 생각하는 것에서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 내 생각의 많은 부분이 어디서 왔을까. 보고 듣고 읽은 것에서 왔다. 읽기 능력은 나를 무한히 확장 시키는 도구다.

(...) 두 세대 간의 차이는 공간과 미디어의 대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직접 여행하는 것을 선호하는 아버지 세대와 게임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아들 세대가 있다. 두 세대가 서로 이해하고 좋은 점을 교류하며 융합하길.

우리가 사는 세상의 공간은 아직도 기존의 물리적인 구성이 주는 가치가 있는 동시에 미디어로 만들어진 사이버공간이 중첩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인류 문명의 발생에 큰 공헌을 한 언어와 문자는 이처럼 사람의 뇌를 병렬로 네트워크시키는 발명품이자 케이블인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나는 내가 소유한 공간으로 대변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비한 공간으로 대변된다.

도시에서 중추신경계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불리는 IoT(사물인터넷)5G 기술일 것이다.

<12 장 공간의 발견>

-공간을 이루는 벽, 창문, 기둥, 지붕, 길, 다리에 대한 저자의 시선이 담겨있다. 지붕에 있는 ‘마당 있는 자그마한 단층 주택인’인 옥탑방을 좋아한다는 글에서 저자의 서정성이 느껴졌다.

또한 징검다리는 하늘과 물 사이에 혼자 존재하는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건축물이다. - 참으로 문학적인 표현이다.

소나기라는 갑작스런 자연의 변화, 징검다리라는 가변적인 건축 공간이 합쳐져서 만들어 낸 아름다운 이야기가 황순원의 [소나기].

길은 인간의 공간 개념을 변화시킨 건축요소다.

다리는 장애물로 나누어진 두 공간을 하나로 연결해서 소통하게 해 주는 건축 요소다.

오늘도 이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다리 위에서 하늘과 물을 만나고, 다리 밑에서 생각에 잠겨 보면 어떨까?

<맺는 글>

농민 중심으로 진행된 1894동학혁명은 실패한다. 하지만 1970년대를 거치면서 비로소 우리도 보일러 덕분에 12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었고 1980년대에는 많은 국민이 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고밀화된 도시를 만들게 되었다. 그러면서 19876월항쟁은 성공한다.

- 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과 르 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 낙수장이 주변의 환경을 잘 이용하고 조화를 이루었다는 방증이다. 반면 빌라 사보아는 좋은 집이지만 부산이나 대구에 가져다 놓아도 좋은 집이다.

건축은 땅과 기후와 만든 사람에 의해서 다른 맛이 나는 포도주 같아야 하는데 소주 같은 대량생산된 건축만 만연한 한국 주거 문화가 된 것이다.

필자는 세상에서 갈등이 줄어들기를 바란다. 그래서 세상을 더 화목하게 만들기 위해 건축을 한다.

세상을 화목하게 만드는 건축을 하겠다는 목표가 부담스럽다면 그저 독자 여러분이 나름의 방식으로 건축을 즐길 수 있기만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건축물을 만들 때 우리는 건축물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그 건축물이 담아내는 ‘삶’을 바라보아야 한다.

(아래 공감 누르기는 제게 더 잘 쓰라는 격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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