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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음식은 힐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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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만들래~ 헌법 읽을래? 묻는다면 몇시간이고 헌법을 읽겠다. 

도반과 결혼 후 주 2~3회 외식을 했다. 취사와 설거지 노동은 줄었지만 체중은 늘었고 건강도 안 좋아졌다.

집에서 잡곡밥에 나물반찬(반찬가게^^), 샐러드를 먹기 시작하자 체중도 줄고 컨디션도 좋아진 거 같다.

그래도 매주 목요일엔 한식뷔페 다빈치에 가고 아주 가끔 외식을 한다.

집에서 모퉁이만 돌면 바로 보이는 중국집 송림향. 배달 오토바이가 다섯 대나 있을 정도로 맛집이다.

자장면이 정말 맛있었는데, 조미료를 멀리하다보니 내 입맛이 바뀌어 너무 달게 느껴졌다.

자장면 대신 여름 한정 메뉴 중국식 냉면을 먹었다.

얼음 버석버석 감칠맛 나는 시원한 육수에 고소한 땅통버터, 쫄깃한 면발이 일품이다.

 

나는 양장피를 좋아하지만 도반은 별로라해서 찹쌀 탕수육을 시켰다.

일반 탕수육보다 색감이 별로지만 먹을수록 담백한 맛에 끌린다. 맛집 답게 튀김 기름도 깨끗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자장면 각자 한 그릇, 요리 하나, 서비스 만두 4개, 칭따오 맥주까지 말끔히 해치웠었다. 

이제 중국식 냉면 하나, 탕수육 하나만 먹고도 둘이 배가 불러서 헉헉 거린다. 나이가 든 것이다.

* * *

도반 혼자 친구들을 만나고 귀가할 때 꼭 롯데리아 햄버거를 사 왔었다.

밤 11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 햄버거? 내일 먹겠다고 해도 바로 먹어야 맛있다며 당장 먹으라고~

도반이 나름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일 것이다. 성의가 고마워서 먹고 또 먹고... 몸무게는 인생 신고가를 갱신하고~

아무리 맛있는 걸 사와도 밤에는 절대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빙수빙수~ 인절미설빙을 사 온 것이다. 머리로는 먹지 마, 먹지 마... 그러나 몸은 훌라훌라 훌라훌라 짱구 댄스를 췄다.

도반이 흐뭇하게 바라보며 오늘만 먹으란다.

양이 많아 반은 덜어서 냉동실에 넣어 놓고 연유를 뿌려 한 입 뙇~

설빙인데 말해 무엇하랴.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설빙을 처음 만난 건 마흔 여섯 때. 근 십 년 간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세상 즐거움을 딱! 끊고 살았었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 세상 사람들과 다시 교류를 시작하며 여러 맛집도 가고 설빙도 가게 되었다.

오! 놀라워라~

포슬포슬 쌓이는 눈처럼 사각사각 곱게 갈린 하얀 얼음에 각종 과일로 데코된 화려한 빙수의 세계.

중국, 태국, 일본에도 진출했단다.  

* * *

좋은 친구와 부암동의 '소소한 풍경'이라는 음식점에 다녀왔었다.

블로거들의 음식평이 좋았는데 내게는 그저 평범했다.

유자청 소스가 상큼한 샐러드
생모짜렐라가 아닌 크림치즈를 넣은 연어 카프레제

 

꽤 맛있엇던 새우 요리
매콤한 메밀 전병과 부침개
손톱만한 양갱 크기 보소~ 제일 맘에 들었던 히비스커스 차

얇게 저민 훈제오리와 삼겹살, 소소한 풍경의 시그니처라는 가지찜, 밑반찬을 곁들인 식사...는 찍지 못했다. 

후식으로 나온 히비스커스 차의 색깔에 취하고 향기에 반했다.

히비스커스 꽃잎 말린 것을 세 봉지나 샀다. 우려서 마시는 순간...

새콤하고 아주아주 약하게 떫은 듯한... 소소한 풍경과 향도 다르고... 꿀을 타서 마셨다.

새콤한 히브스커스 차

94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보고 OST  '써클 오브 라이프' 도입부에 꽂혔다.

아프리카 줄루어를 들리는대로 적어서 따라 부르기도 했다.  

마~~~~찌벤야 마와이찌와와 씨찌후 웬~야마~~어우 예~ 웬~야마~~

마~~~치벤야 와와가기↗이 찌워워~~ 씨찌후 웬~~야마~~ 하아야화 웬~야마~~

뭔 뜻인지는 모르지만 내 안의 야생성을 깨우는 힘이 느껴져서 마냥 좋았다.

 

결국 레코드 가게에 가서 아프리카 원주민 CD를 한 장 샀다.

집에서 들어보니 단순한 타악기에 맞춰 아프리카 원주민이 잔잔하게 노래하더라.

마치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같았다.

'이 소리는 제주도 해녀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때 부르던 민요입니다. 이어도사나 이어도사나~' 

 

히비스커스 차를 마시며 이어도사나를 흥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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