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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3월 5일 원주 북클럽 체인지리더 독서모임 후기 오늘은 개구리가 천둥을 동반한 봄비에 놀라서 깬다는 ‘경칩驚蟄’. 한자의 ‘칩蟄’은 ‘각종 벌레’를 의미해서 영어로 경칩은 ‘Awakening of insects’로 번역된다고 한다. 봄기운에 개구리도 곤충들도 깨어나는 날, 느슨해진 뇌세포를 깨우러 원주 북클럽 체인지리더 독서모임 장소로 향했다. 단구동 맥도널드 DT점에서 다시 만난 반가운 얼굴들. 이번 선정 도서는 ‘연을 쫓는 아이’다. 지은이 : 할레드 호세이니 옮긴이 : 왕은철 출판사 : 현대문학 역서 초판 1쇄 발행 : 2010년 10월 22일 원서 발행 : 2003년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시기에 미국으로 이민 갔다. 외교관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는 부르주아 계급이었기 때문이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영어를 못하던 청소년..
원주 북클럽 체인지 리더 모임 후기 원주 북클럽 체인지 리더(change reader) 오프라인 모임에 처음 참석하는 날. 새로운 모임 참석은 늘 설렘을 준다. 이사하기 전, 북클럽 모임 장소인 단구동 맥도널드는 걸어서 5분 거리였는데 이제는 걸어서 15분 거리가 되었다. 중고거래 장소로 애용하던 곳이 누군가에게는 독서모임 장소였다는 게 신선한 자극이었다. 우산을 챙겨들고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을 열었다. 익숙한 거리가 평소 보던 것과 다른 풍경을 보여주었다. 봄비로 촉촉하고 고요한 거리의 아이스크림 할인점 불빛이 이렇게 정겹다니. 이번 모임 선정 도서는 (조천호 저, 도서출판 동아시아, 2019)였다. 나는 별점 4점을 주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좋은 내용이라는 점은 5점인데 대중에게 낯선 전문지식이 많아 가독성이 떨어졌기에 1..
망우역 돈까스 맛집 이오카츠 (상봉 엔터식스 1층) 2월 10일, 원주 CGV에서는 상영을 하지 않는 방탄소년단의 ‘옛 투 컴 인 시네마 (Yet to come in cinema)’를 보기 위해 CGV상봉으로 향했다. 13시 40분 티켓을 예매했기에 점심 식사 후 관람하기로 했다. 상봉 엔터식스 제이쿠치나의 리코타치즈 샐러드를 곁들인 연어스테이크를 먹고 싶었다. 길찾기 앱으로 찾아갔지만 제이쿠치나는 찾을 수 없었다. 집착이 생겨 주변 상인들에게 물어 봤다. 3명은 모른다고 했고 2명이 알려준 길로 갔으나, 없었다. 제이쿠치나에 전화 걸어 물어볼까 하다가 가장 바쁜 시간일 텐데 번거롭게 하기 싫었다. 혹시 없어진 것일까. 먹고 싶었던 메뉴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돈까스 집인 상봉 엔터식스 1층 이오카츠로 들어가 치즈돈까스를 주문했다. 깔끔해서 좋았다. 주방 ..
통영 햇 생굴로 차린 저녁 밥상 바다의 우유, 통영 햇 생굴이 1킬로에 12900원 타임 세일이라기에 바로 주문했다. 배송기간이 3일 정도 걸렸지만 꼼꼼하게 포장되어 배송되었다. 싱싱해서 뽀얀 굴을 천일염 소금물에 살살 흔들며 이물질을 제거했다. 두어 차례 헹군 후 체에 받쳐 물기 뺀 생굴을 접시에 덜어 초장도 찍지 않고 먹었다. 굴 자체의 향기와 단맛을 오롯이 느끼면서. 짭짤하게 자연 간이 밴 굴에서 바다향이 났다. 도반 몰래 먹은 후 접시를 닦는데 주방 쪽으로 온 도반이 말했다. 도반 : 굴이 정말 싱싱해 보이네. 생굴 조금만 먹어봅시다~ 나 : 안 돼요. 생굴 먹고 탈나서 고생 했잖아. 매생이 굴국 끓여 줄게요. 도반 : 그게 낫겠지... 행운동이는 생굴 먹어봤어? 나 : 네... (‘탱글탱글 싱싱해서 단맛이 났다고요~’) 매생이..
양수리 카페 추천 수수카페 뷰 맛집 『트렌드 코리아 2023』의 열 개 키워드 중 하나는 ‘공간력’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곳에서 힐링을 느끼기도 한다. ‘더 현대 서울’처럼 공간력이 있는 곳에 사람과 돈이 몰린다. 펜션이나 카페 역시 풍경이나 인테리어가 볼만 한 곳에 사람들이 몰린다. 11월 초에 지인 S와 양수리에 다녀 온 후 중순에 한 번 더 도반과 다녀왔다. 양수리 카페 추천 수수카페 양수리 수수카페는 뷰 맛집이었다. 강물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앉아 있어도 마냥 좋았다. 너른 강이 바라보이는 고요한 풍경 속에서는 말이 필요없다. 침묵 속에 물멍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수수카페의 아메리카노도 맛있었다. 다른 카페들보다 아주 살짝 진한 산미를 느낄 수 있어서 취향 저격이었다. 따끈한 아메리카노에 정신 번쩍 들도록 달달한 레몬커드 크..
포레스텔라 넬라판타지아 추억 어린 선율 감정의 공명 아름다운 선율, 그림, 영화, 드라마...에 깊이 매료되곤 한다. 그럴 때면 종종 빨강구두를 신고 멈출 수 없는 춤을 추는 소녀처럼 손가락들이 타다다다닥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추기도 한다. ‘감정의 소화기관을 가지지 못해 토악질을 한다’던 최승자 시인처럼 감정을 문자로 토해낸다. 내 감성을 자극해서 이 글을 쓰게 한 건 포레스텔라의 넬라판타지아. 하루 종일 포레스텔라를 들었다. 대부 OST, 챔피온, 바람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 넬라판타지아는 도반이 좋아하는 곡인데 도반은 박기영이 부른 넬라판타지아를 가장 좋아한다. 넬라판타지아는 영화 미션의 OST ‘가브리엘의 오보에’에 가사를 붙여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곡이다. 포레스텔라 넬라 판타지아 한동안 무력감에 빠져서 키워드를 찾느라 애쓰는 대신 드라마..
옛날의 그집 박경리 문학 공원에서 원주 단구동 맛집 영순이 해물찜은 박경리 문학공원 옆에 있다. 낙지 전복 꽃게 아구 생태 등 신선한 해산물찜을 먹을 수 있어서 가끔 가곤했다. 애주가인 도반은 자동차를 두고 택시로 이동했다. 택시로 3500원도 안되는 거리였다. 산책 삼아 박경리문학공원을 다니는 요즘, 걸어서 20분도 안되는 거리를 택시타고 이동했다는 것에 실소가 나온다. 자주 다니는 길은 가깝게 느껴진다. 반복되는 풍경은 뇌가 건성으로 응축해서 처리(전문용어는 잊었다)해서 그렇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새로운 것을 체험한 날은 유독 길다고 느껴지는 게 다 이유가 있었네. 색다른 경험은 뇌를 건강하게 만든다. 인생을 길게 살려면 낯선 환경을 즐길 일이다. 박경리 문학공원의 조용하고 아담하고 정갈한 느낌이 좋다. 박경리 선생님이 사셨던 ..
목걸이 보면서 내 생각 혀 백수린 소설집 『여름의 빌라』를 전자책으로 듣고 있다. 단편소설 『고요한 사건』과 『폭설』을 듣다가 나의 유년이 생각났다. 나의 어머니는 아동기에 6.25 전쟁을 겪으셨다. 마을 사람들은 한치 앞을 기약할 수 없는 난리 통이라 집집이 돌아가며 소를 잡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날마다 잔치 같았다고 회상하셨다. 워낙에 외진 시골이라 전쟁의 피해는 크지 않았고 전쟁을 피해 찾아든 피란민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줄 만큼 인정 있는 곳이었다고. 크게 부유하지는 않아도 때마다 고기 반찬에 부족함 없이 자란 어머니는 스물 셋에 서울로 시집오면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셨다. 인쇄공인 아버지의 월급만으로는 오남매를 먹이고 공부시킬 수 없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선생님들의 총애를 받았던 어머니는, 밀가루 반 포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