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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My Valentine 마이 발렌타인 20220214 도반은 영어에 근자감을 갖고 있다. 외국인 앞에서도 거침없이 영어를 사용한다. 약국 운영 당시 도반 : 유 테이크 디스 필(pill) 에프터 에브리 밀(meal). 뜨리 타임즈 어 데이. 써티 미니츠 에프터 이팅(eating). 언더스탠드? 손님 : 예야. 땡큐~ 도반의 버터기 전혀 없는 올곧은 발음을 찰떡 같이 알아듣는 외쿡인이 신기했다. 역시 영어는 자신감인건가. 도반은 마흔 살에 수능 전국 상위 1%의 성적으로 약대에 입학할 만큼 비범하지만, 영어는 나보다 아주 쬐~~~애금 부족하다. 도반 : 아이 엠 베리 헝그리 비코즈 아이 엑서사이즈드 쏘 하드. 나 : 유 아 쏘~ 굿 앳 잉글리쉬~ 도반 : 그때는 ‘앳’이 아니라 ‘인’을 써야지~ 나 : (??!) 오빠앙~ ‘be good at’은 그냥 숙어예..
왜 나는 종종 말을 막 할까? 나영석 PD의 ‘출장십오야’와 ‘달려라 방탄’이 협업 방송을 한 적이 있다. 방송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각자의 단점을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RM(김남준, 준트리버) - 사람이 좀 덜 된 거 같아요. 진(김석진, 맏내) – 생각이 별로 없어요. 슈가(민윤기, 애옹이) - 체력이 부족해서 자주 집중력이 떨어져요. 제이홉(정호석, 호식이) - 혼자 있을 때 말이 없어서 부모님이 걱정해요. (혼자 있을 때 말을 많이 하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집에서 말이 없다는 걸로 이해~) 지민(박지민, 망개떡) - 종종 말을 막 해요. V(김태형, 곰돌이) - 책임감이 없고 나태해요. JK(전정국, 황금막내) -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끈기가 없어요. 개인이 밝힌 단점이 게임의 구호가 된다. 진 - “생각이 별로..
햇빛 사냥 요즘 들어 종종 기운이 가라앉곤 했다. 도반(남편)은 나이 들어 그런 거라며 건강한 먹거리와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잔소리강조했다. 밝고 따사한 햇빛을 쬐면 기운이 날 거 같아 햇빛 사냥을 나섰다. 통유리로 햇살 가득 비쳐드는 베이커리카페 브레드105로 향했다. 버터 풍미 가득한 시오 빵과 고소한 원두 향의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실 참이었다. 콘크리트 건물들의 그림자를 피해 양지바른 길로 20여 분 걸어 도착한 브레드105에는, 햇살이 비쳐들지 않는다. 오전과 달리 오후 2시가 지난 카페는 길 건너 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햇빛 사냥에 실패한 후 발걸음을 돌렸으나 정처가 없다. 오후 2시가 지난 시각에 햇살이 내리쬐는 카페를 찾아 헤맨다. 피를 찾아 헤매는 뱀파이어가 생각난다. 뱀파이어의 갈증은 생..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부자 되세요~ 도반(남편)은 이재에 밝다. 유명 맛집에 가게 되면 테이블 수와 객단가, 회전율 등을 대략 계산해서 월 매출을 뽑고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 관리비를 뺀, 순매출을 추산하곤 했다. 나중에 부동산 경매로 자수성가 부자가 된 송사무장님의 저서 ‘액시트’를 읽으며 그것이 부자들의 계산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늦은 나이에 약사가 된 도반은 높은 임대료의 서울을 떠나 원주에 약국을 차렸다. 이전에 약국을 운영하던 약사가 매출이 안 좋아서 내 놓은 약국을 인수했다. 1년 36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하며 매출을 높였다. 그만큼 절실했을 것이다. 의사인 친척과 약사인 도반을 보면서 사람들이 왜 힘들어도 의사나 약사가 되려는지 피부로 느꼈다. 직업의 진입장벽이 아주 높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
강냉이는 사랑을 싣고 이제 익숙해질 때도 한참 지났건만 주방 일은 버겁다. 이웃님들 요리 포스팅을 보면 무척 먹음직스러워서 오늘은 저걸 만들어 먹어야지 결정하는데 막상 끼니가 닥치면 늘 하던 걸 하게 된다. 황태콩나물찜, 된장찌개, 두부조림, 파래무침, 감자조림, 도라지나물, 시금치나물, 멸치볶음, 은달래 간장과 파래김... 어제는 시래기를 삶아서 시래기 된장지짐을 하고 길동시장 낙지마당 낙지볶음으로 저녁 준비를 했다. 유기농 시래기는 껍질을 까지 않고 잘게 썰어 먹는 편인데 어제 시래기는 질겨서 껍질을 벗겨야 했다. 시래기를 지지기 전에 물기 적당히 짠 시래기를 종종 썰어서 된장과 고추장 약간, 다진 마늘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서 시래기에 간이 배게하는 것, 평창 전원주택 이웃언니의 비법이다. 건강을 위해 낙지볶음은 기름에 ..
원주카페추천 단구동 베이커리카페 브레드105 시오빵 작년 12월 중순부터 매일 산책하고 있습니다. 오전 햇살을 받으며 걸을라치면 긍정 에너지가 서서히 차오릅니다. 산책길에 지나치게 되는 원주 단구동 베이커리카페 브레드105 추천합니다. 지나다니며 볼 때, 햇살이 잘 드는 통창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러 종류의 빵이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네요. 시오빵과 갈릭스틱,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베이커리카페라면 커피 맛은 조금 떨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커피맛도 일반 카페들 이상으로 맛있습니다. 고소한 원두 향기가 남아있었어요. 얼마 전부터 핫한 시오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아주 쫄깃했습니다. 한 입 베어 물자 버터 풍미가 훅 끼치면서 기분이가 확 좋아졌지요. 시오빵 표면에 순백의 소금 알갱이가 ‘나 소금빵이야.’라며 확실한 정체성을 보여줍..
쁘띠 또라이 부부의 라스트 크리스마스 솔로일 때와 애인이 있을 때와 결혼 후의 크리스마스 느낌은 조금씩 달랐다. 솔로일 때는 휘황한 불빛 속 상기된 표정의 사람들을 보고도 독야청청 일상을 살았다. 애인과 함께일 때는 은성한 불빛이 ‘화려한 조명처럼 온몸을 감싸는’ 느낌이었다. 결혼 후 신혼이 지나자 크리스마스는 다시 일상일 뿐이다. “그렇다! 기독교인인 내게 크리스마스는 아기 예수님의 성스러운 탄신일이다.”라고 고백하기에는 나의 믿음의 키는 참... 자라지를 않는다. 도반(남편)은 여덟 살 연하인 나를 아이 취급한다. 아~~놔! 연애할 때, 나이 많은 연상과 처음 사귀어서 너무 재롱(애교?)을 부린 것이 원인일 것이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에 나를 위해서 트리 장식품을 사 왔다. 사 온 마음은 고맙지만 ‘조잡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니멀 ..
생긴대로 사는 행복 어쩌다 감수성이 발달해버렸는지 모르겠다. 보통의 사람들이 무덤덤하게 “좋네.” 한마디로 넘어갈 것을 나는 좋아 美치겠는 거다. 오래 전, 나리타 공항에서 귀국길에 만난 한국인 여행객. “모네 전에 가려고 일본에 왔었어요. 모네 그림들 너어~무 좋았어요.” 여행객과 멀어진 후 친구의 말. “나는 뭔가 너무 좋았던 적이 없어서 저런 사람 이해가 안 가.” 나는 그 여행객이 너어~무 이해가 갔다. 오~~~래 전, 컴퓨터 화면으로 암청색(차이니즈 블루) 물감이 힘차게 꿈틀대고 노랑 별빛이 소용돌이치는 그림을 맞닥뜨린 후, 띵! 얼음이 돼서 바라본 적이 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에야 땡! 풀려났다. 고흐의 ‘스타리 나잇’이었다. 나중에야 얼음땡의 경험이 미약한 ‘스탕달 신드롬’이란 걸 알았다. 원본의 아우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