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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랑

이문세 노래 모음, 옛사랑, 율 이야기 1 라이브를 좋아하는 친구 덕에 자주 콘서트에 갔던 적이 있다. 무대를 장악해서 무대가 꽉 차 보이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무대에 눌려 작아 보이는 가수도 있었다. 이문세는, 화려한 댄스나 현란한 조명 없이도 무대가 꽉 차 보였다.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이문세의 옛사랑이 흘러나왔다. 수돗물을 끄고 동작을 멈췄다. ‘남들도 모르게 서성이다 울었지 지나간 일들이 가슴에 사무쳐 ...... 옛사랑 그 이름 아껴 불러 보네......' “누나 그거 알아? 사랑이 지겨울 때가 있어. 5년 간 사랑을 다해 사랑한 사람과 헤어진 후, 내겐 낮도 밤이었어. 검푸른 밤, 잠 못 들고 생각하는 거지. ‘누군가를 만나서 처음부터 다시 사랑하는 일, 참 지겨운 일 같다...’ 그렇게 오래도록 아무도 좋아지지 않다가 사랑하고 싶은 ..
악동뮤지션 오랜 날 오랜 밤 - 파헬벨의 캐논 ‘이성에게 자신을 오래도록 기억하도록 하는 두 가지 방법. 하나는 변태를 가르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음악을 선물하는 것이다. (...) 그런데 세월이 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사람이 떠나도 음악은 남는다. CD를 버려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그 음악을 틀고 있으므로 우리는 거리에서, 카페에서, 술집에서 무방비 상태로 함께 듣던 음악의 습격을 받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어제 퇴직한 우편 배달부처럼 우울해진다. 마음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음악에 휘둘리게 된다. 그럴 때 음악은 변태의 추억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집요하다.’ - 김영하 에세이, [포스트 잇]중에서 고백하자면, 작가 김영하의 [포스트 잇]을 읽어보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 중 우연히 보게 된 위의 문장에, 헉! 하고 꽂힌 것이다. 내게 옛사랑에 얽힌..
인생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 [중경삼림]을 보면서 왕감독은 고독을 화면에 그릴 줄 아는 천재라고 생각했다. 화양연화 역시 그랬다. 복잡미묘한 감정과 느낌을 배우의 표정뿐 아니라 배경음악 선율에, 슬로우 모션 장면에, 미장센에... 깔끔하게 녹여냈다. 백 마디 말보다 장면 하나로 전하는 감동, 영화의 강점이자 영화만들기의 어려움이다. 김영하 작가도 화양연화에 대해 썼다. 김 작가가 다니는 미용실 미용사의 말. “영화가 너무 재미없어서 옆 사람 팝콘을 먹을 뻔 했다니까요.” 김 작가는 생각한다. 영화가 재미없는 것과 옆 사람 팝콘을 먹는 것의 상관관계는 이해할 수 없으나 화양연화는 어느 정도 연륜이 쌓여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일 거라고. 왕 감독의 페르소나, 양조위의 쓸쓸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