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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당신의 컨텐츠/도서리뷰

편의점 인간 소수자에 대한 폭력적 시선 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무라타 사야카님의 『편의점 인간』(살림, 2016년)은 일본이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입니다. 무라타 사야카는 ‘크레이지 사야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인물입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어딘가 색다르게 ‘묘한’ 아쿠타가와상 수상자”라는 평을 받을 정도입니다. 『편의점 인간』은 2016년 당시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작가의 경험을 녹여냈기에 편의점 시스템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무라타 사야카가 “일반적인 세상 이야기에 묘한 것을 집어넣고 싶다”고 밝힌 것처럼 묘한 느낌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어서 단박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는 소설 『아몬드』의 주인공처럼 편도체 이..
선택과 결정은 타이밍이다 결정장애 체크리스트 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최훈님의 『선택과 결정은 타이밍이다.』(밀리언서재, 2022. 1. 7.)는 ‘어떻게 하면 인생 최고의 결정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자기계발서입니다.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인생은 탄생(Birth)과 죽음(Death)사이의 선택(Choice)이라는 뜻인데요. 우리는 과거에 했던 무수한 선택과 결정의 결과를 오늘 살고 있습니다. 타임슬립이 가능하기 전까지 과거는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선택과 결정을 통해 미래는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최훈 작가는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결정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중증 결정장애가 있었다고 합니다. ‘장애’라는 말은 부정적 의미가 있으므로 ‘선택불가증후군’이..
라면을 끓이며 리뷰 스스로 그러한 것들에 대해 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김훈님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2015, 문학동네 출간)는 당시에 ‘언론사 선정 올해의 책’입니다. 김훈 작가는 종이에 연필로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 글자 한 글자 몸으로 밀고 나가며 겨우 쓴다.’고 합니다. 그렇게 몸의 기운을 살라 글을 쓰니 발표하는 소설마다 상을 탔나봅니다. 표제작 ‘라면을 끓이며’를 읽으면 라면 하나 끓이는 일이 예술 행위 같습니다. 그리고 라면을 먹는 행위 역시 예사롭지 않지요. ‘짙은 김 속에 얼굴을 들이밀고 뜨거운 국물을 마시면, 콱 쏘는 조미료의 기운이 목구멍을 따라가며 전율을 일으키고, 추위에 꼬인 창자가 녹는다. 슬프다, 시장기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저자가 ‘남태평양’에서 쓴 글입니다. ‘나에게 ..
개와 술 리뷰 술 먹고 울어본 자의 인생 이야기 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쑬딴님의 『개와 술』(술딴스북 출판)은 하루아침에 대기업을 때려치우고 동네 책방을 차린 저자가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마셔본 술과 인생 이야기’입니다. 책을 읽기 전의 스토리 예상은, 저자가 술에 대한 전문지식으로 세계 유명 술을 마셔보고 그 맛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그에 어울리는 안주를 추천해 주는, 미식 프로그램같은 내용이었습니다. 『개와 술』은 그런 것과 관련 없는 ‘술과 인생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실망한 건 아닙니다. 글에서 묻어나오는 작가의 따뜻한 심성과 재치 있는 표현에 이따금씩 기분좋게 웃을 수 있었으니까요. 제일 인상 깊었던 꼭지는 ‘얼음공주와 쉬라즈 와인’입니다. 저자가 두바이에 주재하면서 테헤란 출장갔다가 두바이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있었..
안네의 일기 리뷰 모든 이의 필독서 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유대계 네델란드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인 『안네의 일기』는 너무 유명해서 읽지 않았지만 읽었다고 생각되는 책 중 한 권입니다. 저의 셋째 언니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는데요. 저는 먹을 수도 없는 책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기 필독서인 『안네의 일기』를 읽지 않았지요. 저는 삼십대 후반부터 독서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실연의 상처로 머리가 어떻게 됐던 걸까요. 실연은 시련이지만 아픈 만큼 성숙하기도 합니다. 안네 같은 딸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삼십대 후반의 저는, 사랑타령을 하고 있었는데, 13살의 꿈 많은 소녀 안네는, 나치스의 핍박을 피해 네델란드에서 은신처 생활을 합니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대화도 숨죽여서 해야 하며 씻는 것, 먹는..
밤을 걷는 밤 리뷰 유희열의 감성에 매혹되다. 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유희열님의 ‘시’인 듯 ‘시’는 아닌 시집 같은 산문집 『밤을 걷는 밤』(위즈덤 하우스 출판)을 읽었습니다. 주방일을 하면서 듣고 나서 너무 마음에 들어서 눈으로 한 번 더 읽었습니다. 마음을 촉촉하게 하는 유희열님의 감성과 아름다운 문장들에 매혹되었습니다. 하루만에 1청 1독 할 정도로 글밥이 적습니다. 『밤을 걷는 밤』은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밤을 걷는 밤〉을 ‘프로 산책러’ 유희열의 느낌과 생각과 경험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목차만 읽어도 어떤 느낌인지 아실 겁니다. 프롤로그 언젠가는 사라질 풍경이라면 마음과 기억의 시차를 맞추는 시간 _종로구 청운효자동 느리게 걸어야만 겨우 보이는 풍경들 _용산구 후암동 비 오는 밤, 성곽길을 걷게 된다면 _중구 ..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신경숙 꽁트집 안녕하세요? 올리브나무입니다. 소설가 신경숙님의 짧은 소설 모음집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문학동네 출판)를 소개합니다. 신경숙님은 중편 『겨울 우화』로 문예중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습니다. 저는 장편소설 『깊은 슬픔』과 『외딴방』을 읽으며 작가 특유의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에 매료되었더랬죠.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마음이 저릿해지기도 했지요. 신 작가는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 한국 문학상을 거의 모두 받았습니다. 『외딴방』으로 프랑스의 비평가와 문학기자 들이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Prix de l’inapercu)’을, 『엄마를 부탁해』로 ‘맨 아시아 문학상(Man Asian Literary Prize)’을 수상했습니다. 『달에게 들..
밝은 밤 줄거리 리뷰 최은영 작가 대산문학상 수상 안녕하세요? 올리브나무입니다. 그제. 최은영 작가의 장편소설 『밝은 밤』(문학동네)을 만났습니다. 주방 일을 하며 전자책 듣기를 하다가 자주 멈춰 서서 내용에 집중했습니다. 슬픈 사연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제 마음을 헤집었습니다. 주방 일을 서둘러 마치고 전자책을 눈으로 읽었습니다. 저의 예민한 촉수가 소설 속 아름답고 슬픈 장면들을 흡수해서 눈물로 쏟아냈습니다. 대한민국 소설계의 거성 오정희님은 ‘슬픔을 위로하고 감싸주는 더 큰 슬픔의 힘’이라고 평했습니다. 소설을 다 읽고 검색해 보니 최은영 작가는 『밝은 밤』으로 2021년 11월 3일 대산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받았더군요. 밝은 밤 리뷰 줄거리 서른두 살인 지연이가 1959년 생 엄마 미선, 1939년 생 할머니 영옥, 1921년 생 증조할머니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