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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임승수 저) 5월 7일 원주 북클럽 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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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해.”

- 프란츠 카프카의 편지 중

 

책을 읽다가 내 안의 얼어붙은 바다가 깨지는 순간을, 애정한다.

확증편향에 사로 잡혀 내 취향이 아닌 것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외한다면 도끼를 만나는 경험은 요원할 것이다.

 

독서 모임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내 취향이 아닌 책을 읽게 된다는 점이다.

57일 원주 북클럽 체인지 리더 선정도서는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며 자본주의 체제가 당연했던, 내 안의 얼어붙은 바다에 금이 가는 경험을 했다.

 

 

지은이 : 임승수

출판사 : 수오 서재

발행일 : 2023610

 

임승수 작가는 사회주의 대중화를 꿈꾸는 사람이라고 본인을 소개한다. 대학 시절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고 극단적인 빈부 격차는 개인의 능력 차이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구조적 착취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의 삶을 살며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돈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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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별점 및 소감

 

00: 4.0

자본주의의 최대 이윤추구는 소수만 부자가 되고 빈부격차가 심해진다는 저자의 견해에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공감한다.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본권이 보장되고 복지 향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00: 4.7

제목만 보고 사회주의에 대한 강한 주장이나 딱딱한 내용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저자의 인생 스토리가 곁들여져 재미있게 읽었다. 한편으로는 저자가 사회주의자다보니 자본주의의 안 좋은 면만 부각된 거 같다.

 

00: 3.0

책 내용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고 자란 저와 결이 맞지 않았다. 제가 관심도 없고 배경지식도 없었기에 더 그렇게 느낀 거 같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인데 쉽게 풀어서 글을 참 잘 쓰신다고 생각했다. 저자의 책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도 읽기 시작했다.

 

00: 4.5

무슨무슨 주의에 관심이 없었다. 사회주의를 한다는 북한과 중국도 자본주의만큼 부패했다고 본다. 우리나라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처한 방법이 사회주의식이었다는 부분이 인상 깊다. 의료 민영화가 된 미국의 대처와 달랐다. 사회주의나 자본주의로 치우치기보다 혼합경제체제가 좋은 거 같다. 저자가 사회주의를 강하게 설득하려 하지 않아서 좋았다.

 

ⓒ  책마음 변은혜 작가

 

SK(필자) : 4.5

저자가 쉽게 썼기에 술술 읽혔지만 여러모로 생각 거리를 주는 좋은 책이다.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조금 맛보게 되었다. 기초생활 수급제도, 무상 교육, 무료 급식 등을 사회주의 정책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살면서 관점 전환을 하는 기회가 드문데 본서를 통하여 관점 전환을 경험해서 좋았다. 저자의 관점에 70% 정도 수긍한다.

이념이 달라 분단된 국가에서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이 다방면에서 불이익임을 알면서도 자신의 소신에 따라 기꺼이 그 길로 걸어가는 저자에게 응원을 보낸다.

 

2.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 인상 깊게 읽은 구절과 이유

 

00: p.247 첫 문단

호주의 브로니 웨어라는 사람은 호스피스 간호사로 (중략) 죽어가는 사람이 가장 많이 후회 다섯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2.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더라면

3. 내 감정을 표현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4.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냈더라면

5. 나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했더라면

=> 본서의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제게 가장 필요한 내용이었다. 요즘 과중한 업무에 힘든데 스트레스 덜 받고 푹 자고 맛있는 것 먹고... 소소한 행복을 나에게 허락하고 싶다.

 

00: p.77 첫 문단 5째 줄

하지만 인간이란, 입으로 맛난 음식이 들어가고 뒤로 똥 잘 나오면 만사형통인 그런 단순한 존재가 아니더라.

핏덩이로 세상에 던져져 다양한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을 목도하다 보면 어느 샌가 혹은 어떻게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되는데 그러한 고민의 빈도가 잦고 농도가 짙은 개체일수록 단순한 생명 유지 행위로만은 채울 수 없는 정신적 공복감을 강하게 느낀다. 그 공복감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지식을 섭취하며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형성되고 그것이 한 인간의 삶에 방향성을 부여한다.”

=> 사회주의에 대한 생각에서 저자와 결이 많이 다르지만 위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p.194 밑에서 4째 줄

“(전략) 이들의 내면에는 대상과 자신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장벽이 존재하며 자신은 항상 그 장벽 너머에 서서 대상을 내려다본다. 설거지를 나의 일로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나는, 가부장제의 피해자인 여자를 도와주는 멋진 남자라는 착각에 빠져 가사와 육아가 실질적으로 자기의 일임을 망각한 것이다.”

=>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다. 맞벌이 가정의 가사 노동은 부부가 함께 책임져야 할 각자의 일이지 누가 누구를 도와준다는 말이 늘 거슬렸는데 저자의 글에서 시원함을 느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이런 류의 글을 읽고 자신도 모르게 형성된 고정 관념을 깨고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 졌으면 한다.

 

00: p.11

인생의 경로는 그가 가진 가치관에 따라 달라진다. 단 한 번뿐인 삶이니 가능한 한 자신이 소중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바를 추구할 것이다. 경제적 부를 추구하는 삶, 명예와 권력을 쟁취하는 삶, 사회 정의실현을 위해 진력하는 삶,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에는 각각 나름의 가치관이 깔려 있다.”

=>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가치에 신념을 갖고 생활에 적용하며 잘 살고 싶다. 사회주의 국가도 부패했고 자본주의의 폐해도 많아서 정치에 실망이 크다. 혼합경제체제로 부의 공정한 분배, 기회 평등의 사회를 지향한다.

 

00: p.186 마지막 문단

설령 그것이 위선일지라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꾸준히 지속된다면 매너가 되고 인간성이 된다. 최후의 팬티 한 장 같은 위선마저 벗어던진 잡것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군가 위선이라고 폄하하는 그 특성, 타인 혹은 타 생명체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고귀한 속성이다.”

=> 제가 순수한 마음으로 타자의 불행을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누군가는 위선이라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순수한 마음을 끝까지 지키자는 신념을 갖고 있다. ‘최후의 속옷 한 장 같은최소한의 도덕성은 지켜야한다.

 

 

SK(필자) : p.115 마지막 문단

그렇다면 자본가들이 윤리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와 문화를 조성하면 자본주의가 건전하게 돌아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겠다만 그것은 번지수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다. 좋은 왕이 나올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와 문화를 조성하면 신분제 사회가 잘 운영될 수 있으니 다시 신분제 사회로 돌아가자고 누군가 주장했다 치자.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어처구니없는 얘기이겠는가.

내가 자본주의를 극복의 대상으로 삼고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이유는 그게 인류가 더욱 민주적인 사회로 나아가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 자본주의와 신분제 사회의 차이는 자본주의에는 계층 이동 사다리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신분제는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계층 이동 사다리가 점점 사라진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다.

신분제가 과거에는 정당했고 지금은 부당하듯, 자본주의가 현재 정당해도 미래에는 부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는 수긍한다.

그러나 현재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국(중화인민공화국), 쿠바, 라오스의 국민들에게 부가 평등하게 분배되고 있는가는 무척 의문이다. 물론 사회주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사회주의의 궁극적 목적인 모두가 고루 잘 사는 평등한 사회 구현”(p.206)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저자는 유튜브 영상에서 현재 우리나라 경제 체제를 <수정 자본주의>라고 표현하기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혼합된 <혼합 경제>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적당하다고 말한 바 있다.

저는 사회주의로 가는 것보다 혼합 경제 체제 하에 북유럽 국가들처럼 세금과 연금, 사회 보장 제도 등을 개편, 정비해서 부의 분배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려면 얼마나 걸리려나...

 

3. 논제 1

강00님 : 새롭게 등장한 자본가 계급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기존 사회 질서를 전복하고(p.95) '본적으로 재편'하며 영향력을 키워 나갔는데 '특히 지본가 계급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사적 소유권 이다'라고 말합니다.(p.36)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소유권(중략) 특권층에게 부를 합법적으로 몰아주는 기능을 현대 사회에서 교묘한 방식으로 재현한다'(p.97) 라고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이렇듯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소유권'은 고대와 중세의 '신분제'가 하던 기능, 다시 말해 특권층에게 부를 합법적으로 몰아주는 기능을 현대 사회에서 교묘한 방식으로 재현한다. 신분제를 통해 귀족에게 부가 몰리듯 사적 소유권을 통해 자본가에게 부가 축적되니 말이다.(p.97)”]

 

SK(필자) :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같은 인물이 나왔을까? 인류의 발전은 아래로부터 모든 민중의 의식이 성숙했을 때 이뤄지기도 하지만 세종대왕, 장영실 같은 상위 1% 인재의 리드에 의해 이뤄지기도 한다. 저자의 한 개인의 우수성이 과거로부터 축적된 인류 공동의 유산(지식, 문화, 재화...)에 기인 한다는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천재들의 노력과 공로도 개.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개별적으로 사적 소유권을 인정해야 한다.

 

00 : 스티브 잡스가 사적 소유권, 즉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천재성을 발휘했을까?

 

00 : 현재 일하고 있는 곳에 심각하게 증원이 필요한데도 오너는 증원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적은 임금을 받으며 거의 두 사람 몫의 일을 하느라 번아웃 상태. 사적 소유권은 잘 못된 것 같고 누구나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받아야한다.

 

00 : 모두에게 공평한 분배를 한다며 남들 놀 때 스펙 쌓느라 고생한 사람과 크게 노력하지 않은 사람이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00 : 수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이룬 부를 소수가 독점하는 것이 문제다.

 

00 : 제가 보기에 사회주의 국가나 자본주의 국가나 계급이 존재한다. 부의 고른 분배가 정말 중요하다. 토지의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싱가포르는 주택을 50, 100년 단위로 임대해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발달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복지가 잘 돼야한다. 여러 곳으로 세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면 좋겠다.

(싱가포르는 현재 토지 국유화율이 90%, 자가 보유율이 90%에 달해 서민 주택 천국이라 불린다. 리콴유 초대 총리는 사회적, 정치적 안정을 위해서는 자가 소유가 필수적이라며 집 소유 사회(a home-owning society)’를 선언하고 30년 간 꾸준히 추진했다. - 차학봉 기자 칼럼)

  

변은혜 작가님 : 정희진 작가는 익숙한 논리와 상투적 표현으로 쓰여 아무 노동 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은 익숙하기 때문에 쉽게 느껴진다고 했다. 사회적 약자의 언어는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어렵게 들릴 수 있다. 어려운 책도 읽어야 한다.

 

ⓒ 책마음 변은혜 작가

 

오늘 도서 선정, 논제 작성, 진행을 맡아 주신 강00님께 감사를 전한다.

00님이 스티브 잡스가 사적 소유권, 즉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천재성을 발휘했을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돈이 아닌 내면의 창조적 에너지에 이끌려 일했을 것이다.

필자가 북한이나 중국같은 사회주의 국가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 관념은 하향평준화, 독재, 상호 감시, 발언과 행동의 제한...’ 등인데 그런 토양에서 스티브 잡스같은 인물이 배출될까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다. 물론 저자가 지향하는 사회주의 국가는 나의 고정 관념 속 모습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토론에 몰입했다.

나와 다른 생각을 접하는 것,

그래서 내 고정관념이 깨지고 사고가 확장되는 경험은 소중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높은 확률로 그런 경험을 하게 해 줄 사회주의자로 산다는 것일독을 강추한다.

 

다음 원주 북클럽 체인지리더 모임 일정은 다음과 같다.

일시 : 521일 화요일 오전 7

장소 : 원주시 단구동 맥도날드 DT

선정도서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 인문교양

참석 희망자는 네이버카페 책마음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리더의 안내를 따르면 된다.

https://cafe.naver.com/bookmaumsalon

본인 발언과 다른 의미로 작성된 부분은 알려 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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