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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카페, 산모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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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만나러 서울로 가는 날.

5월다운 꽃무늬 면블라우스를 다려 놓았다.

친구와 교회에서 예배도 드리고 맛난 음식과

음식보다 더 맛난 수다를 떨 것이다.

 

912분 열차를 타기 위해 원주역에 851분에 도착.

무궁화호를 기다리는 시간에 두유와 구운 계란으로 요기했다.

 

창가 자리에 앉았다.

옆 자리 아주머니가 계속 기침한다.

상비하고 다니는 일회용 마스크를 꺼내썼다.

생각같아서는 아주머니에게 주고 싶었다.

기침 환자는 외출시 마스크 착용이 기본 매너다.

 

차창 밖으로 초록이 펼쳐진다.

아카시아 흰꽃이 조롱조롱 피었다.

기차 차창밖 풍경

954분 어쭈케 잘 오고 있냐는 친구의 전화.

친구를 만난다는 '기되, 카통(막례쓰 편들은 알제?)'은 설레는 일이다.

 

양평을 지나며 빗줄기가 차창에 부딪힌다.

청량리 카페베네 앞에서 친구와 만나

여의도순복음 성북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설교 제목은 "이름을 불러주세요."

우리 각..의 이름을 불러서

우리를 존재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으라는 말씀.

 

내게 즐거운 일을 좇느라

애타게 내 이름을 부르고 계실

하나님 아버지의 음성을 듣지 못하고 있다.

 

친구에게 위로가 되는 성경 말씀은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야고보서 4:14

 

내가 로마 카타콤 백골을 보고 느낀 위로와 상통한다.

안개와 같고 무명의 백골이 되는 인생.

미래를 불안해하며 안달복달할 필요가 없다.

카르페 디엠.

현재에 충실하며 현재를 즐거워 하기.

 

예배 후 오백집으로 향했다.

잡내가 전혀 없는 꼬들하고 맛있는 족발로 배를 채웠다.

소금만 넣고 끓인 콩나물국의 기교 없는 맑은 맛이 좋았다.

친구의 좋은 차로

북악 스카이웨이를 드라이브했다.

차창을 열자 아카시아 향기가 와르르 밀려들었다.

내가 말했다.

"정말 예쁜 길이야.

곁에 있는 사람에게 없던 사랑도 생길 거 같아."

부암동 카페 '산모퉁이'는 다른 친구와도 왔던 곳이다.

하루 종일 앉아 있어도 지루하지 않은 풍광이 힐링을 주었다.

맞은편 봉우리에 운무가 드리웠다 걷히고 다시 드리우는 것을 바라보았다.

새콤한 산미가 느껴지는 커피.

티라미수와 치즈 케익.

찜질방에서 누워 편히 쉬며 막례쓰가 말씀하셨다.

"돈이 행복이 아니야.

바로 이런 게 행복이야."

몇 분 뒤 막례쓰가 말씀하셨다.

"행복도 돈으로 사는 거야.

돈이 있어야 찜질방도 오고

식혜도 사 먹는 거야."

막례쓰가 느낀 두 가지 행복을 다 느낀 시간.

 

우산을 쓰고 부암동 카페거리를 구경했다.

고양이 조형물이 예뻐서 심장께가 살짝 간질거렸다.

여유로운 시간을 마무리하고

원주로 가기 위해 청량리역으로 이동했다.

월요일 도시락 반찬을 만들기 위해

노상 좌판에서 호박 2, 가지 4개를 샀다.

 

청량리역에 오면 가끔 들르는 역사내 범표어묵에서

매콤한 떡볶이와 어묵을 먹었다.

뜨끈한 어묵 국물이 느끼한 속을 풀어줬다.

 

즐거운 시간은 항상 빠르게 흐른다.

아침 6시 합심 기도를 더 열심히 하자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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