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안동역 옆 일직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식당 뒷편 주차장 쪽으로 갔다.
거기, 안동 운흥동 오층전탑이 서 있었다.
통일신라시대면 지금부터 약 천백여 년 전이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것들을 볼 때면 숙연해진다.
유구한 세월 앞에 무상한 삶의 덧없음.
탑 뒤로
수령이 오래지 않아 보이는 산수유가 몽환적인 꽃을 틔웠다.
따스한 봄날, 하릴없는 눈길로 산수유를 오래 바라보았다.
작년 9월 26일,
남편의 조직검사를 위해 입원하게 된 하룻밤.
보호자용 보조 의자에 옹색하게 누워 선잠을 잤다 깼다 반복했다.
새벽 3시 경.
다급한 발소리와 함께 간호사들의 작고 긴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코드 블루...코드 블루...” 이동용 침대 바퀴 소리.
이국종님을 통해 알게 된 ‘코드 블루’를 라이브로 듣는 생경함.
“아이고 아야...아프다...아이고...” 신음하던 할아버지의 소천이었다.
남편은 단 2주 만에 약국을 정리했다. 그 추진력에 존경심이 들었다.
불편한 남편을 대신해서 내가 제약사 직원 K와 재고 파악을 했다.
그리고 3일 후, 다른 제약사 직원 P가 K의 부고를 전했다.
쉰 중반인 K의 사망원인은 심장마비였다.
남편은 십 년 가까이 거래한 K의 부고에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남편이 제약사 직원 P를 통해 부조금을 보냈다.
지난 2월.
안전 운전을 중요시하는 남편은 교통법규를 어기는 사람이 아니다.
그날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을 시도한 것은
차량 통행이 드문 한적한 시골 도로여서였을까.
어쩌다가 뒷 차는 바로 그 순간에 우리차 추월하기를 시도했을까.
차에서 내려 크게 파손된 차체를 보고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죽음이 간발의 차이로 지나간 것을 알았다.
그리고 3월.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세계 사망자 속출.
삶과 죽음은 이렇게나 가까이 공존하고 있다.
생명 에너지 가득한 봄.
죽은 것 같았던 검은 가지에 노오란 산수유꽃이 피어났다.
이 봄,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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