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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천천히 굴러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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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친구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다가 시간만 흘렀는데

오늘 배송했다.

좋은 친구가 있어서 감사하다.

 

남편 입맛이 없었는데

오늘은 미역귀 미역국을 두 그릇 먹어서 감사하다.

 

일전에 산 블루베리는 흐르는 물에 씻을 때

뭉그러질 정도로 상해 있었는데

오늘은 싱싱한 블루베리가 나와서 감사하다.

 

틈틈이 구독 중인 블로그에 가서 글을 읽고

공감 꾹~ 누르는 일이 즐겁다.

[구독하기] 누르는 게 쑥스러웠는데

쑥스러움이 극복되어 감사하다.

 

구독 중인 블로그에서

마시따밴드의 돌멩이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다.

좋은 노래를 들어서 감사하다.

 

*    *    *

돌멩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남편이 생각났다.

노래의 전체적인 의미가 아니라

가사의 일부분이 남편의 이미지와 겹쳤다.

남편과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만큼 연애 후 결혼했는데,

연애 시절 내가 만난 사람은 누구였을까.

성격 차이로 이혼하는 사람들,

참 배부른 소리라고, 감정의 사치라고 여겼는데

그 생각이 나의 교만임을 깨닫게 되었다.

성격 차이라는 게 얼마나 숨 막히고 괴로운 것인지.

 

나는,

내 몸이 부서져 한 줌의 흙이 될정도로 힘들 때,

하나님을 만났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

내가 주님 앞에 마른 막대기임을 고백하고,

언제 어디서나 겸손함으로 살아야 함을 알.. 있다.

그러나

앎과 행함이 일치하는 삶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남편은,

흙먼지가 날리고 비바람이 불어와 뼈속까지 아픈데

이를 악물고 오로지 본인의 힘으로 이겨냈다.

대기업 사원, 사업하다 망하고...

공사장 잡부로 돌멩이처럼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다

마흔일곱에 약사가 되었고 그렇게 좋은 날이 왔다.

구르고 굴러 돌멩이처럼 옹골차진 남편은

자기만의 견고한 성을 쌓고 짐이 곧 법인 성주가 되었다.

 

나는, 명민한 선비인 줄 알고 결혼한 사람이

견고한 성의 성주로 밝혀진 상황에 적잖이 당황했었다.

남편은, 우아하고 덕스러운 성주 부인을 원했는데

옳지 않은 일에는 누구나와 맞짱뜨는 나에게 당황했겠지.

벤처기업 기획 팀장 시절,

부당한 사안에는 사장에게도 맞짱뜨던 나는,

종종 남편에게 맞짱 떴고 파경의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이제는 조정에 조정을 거쳐 B급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 날, 잠에 서 깬 남편이 말했다.

... 악몽을 꿨어. 약사 시험에 떨어지는 꿈...”

측은지심...

어깨에 힘 빡 주고 사는 남편을 볼 때면

측은지심이 생긴다.

그렇게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권위주의를 조금만 내려놓으면 여유롭고 평온할 텐데.

이제 아등바등 구르지 말고

......, 주위 풍경을 감상하며

구르는 자체를 즐기는 남편이길.

 

(아래 공감 누르기는 제게 더 잘 쓰라는 격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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