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를 보고 있습니다.
재방송으로 뜨문뜨문 보는데 추천할 정도는 아닙니다.
제 취향은
“미스터 션 샤인”, “동백꽃 필 무렵”, “슬기로운 의사생활”...입니다.
우리 사랑했을까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14년 동안 싱글맘(미혼모)으로 딸을 키우느라
생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노애정에게
갑자기 네 명의 남자들이 애정 공세를 펼칩니다.
하늬네 학교 체육교사이며 재벌 2세인 연하남 오연우.
애정의 대학동기며 연인이었던, 베스트셀러 작가 오대오.
애정의 대학선배이며 톱스타인 류진.
애정을 빼닮은 옛사랑을 잊지 못하는 조직계 보스 구파도.
맘마미아에서 차용한 스토리인 하늬의 아빠는 누구일까?
애정이 좋아하는 남자는 누구일까?...
그런 의문을 갖고 보게 됩니다.
지난 주에 애정의 딸 하늬 아빠가 밝혀졌지요.
우리 사랑했을까 오대오는 매력적인가? 아닌가?
우리 사랑했을까에 대해
무척 재미있으면서 공감 가는 포스팅을 읽었습니다.
사고가 깊고 문장력이 좋아서 감탄도 하고요.
(포스팅 속 오대우는 오대오의 오타 같습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summer2277/222062495191
그런데 장문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흥분했는데도 문장에 조리가 있고 예의도 차리고 있네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에 대한 비평 내지 비판이
기분 나쁜 것은 충분히 이해갑니다.
그러나 개인 블로그에서 주인장이 피력한 의견을,
지워라 마라 하는 건 아니라는 걸 모를 정도라면
아직 어린나이일 거라 추측됩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점잖게 듣고
수용여부는 혼자 알아서 결정할 줄 알아야 어른이죠.
나와 다른 생각을 만날 때
그 생경함에서 창의성, 발전, 신세계...를 경험하는 거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 사랑했을까 오대오는 매력적일까요?
미안하지만... 아닙니다.
손호준이란 배우는 미남에 연기력도 좋은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매력 어필이 안 됐습니다.
캐릭터에 생기를 주지 못한 작가 때문일 수도 있고
후줄근한 옷을 입히는 스타일리스트 때문일 수도 있고...
이상!
우리 사랑했을까 오대오는 매력적인가 아닌가의 대한 포스팅을 마칩니다.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 대한 생각입니다.
데보라님의 포스팅 <우리는 사랑했을까>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류를 마지막 만난 날.
카페 안에 흐르던 여러 음악 중 율이 생생히 기억하는 곡은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아다지오였다.
율은 류와 마주앉아 있는 ‘나’(감정)와
류와 율를 관찰하는 ‘나’(이성)로 분리되었다.
감정의 율에게
사랑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과의 두 번째 이별이 실감되지 않았다.
율은 피천득님의 수필 귀절을 되뇌었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두 번째 이별은 없었어야 좋았을 것이다......)’
이성의 율에게
부모와 정서적 탯줄을 자르지 못한 어린 류가 보였다.
류는 스스로를 효자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겨우 두 살 연상이라고,
류보다 가진 것이 없다고 결혼을 반대하던 분들.
......
다시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류의 전화를 받은 율은
날이 시퍼렇게 선 날카로운 말들로 포악을 떨었다.
“그렇게 말하면... 당신 맘이 편해요?”
율은 무릎에 힘이 빠져 주저앉고 말았다.
잠시 후 율이 물었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그래요... 사랑했어요... 정말... 사랑했어요...
...이제야 당신을 놓아줄 수 있을 거 같아요...”
‘너의 이.제.야.는 참 늦게도 오는구나.
근데 그거 아니?
나의 이.제.야.는 영 오지 않을지도 몰라.
너는 그옛날 우리를, ‘사랑’이라 깔끔하게 태그 붙이고
이.제.야. 나를 놓아주지만,
나는 너에 대한 기억을 부여잡고서
사랑의 실체가 무엇일까 의문 속에서 방황하겠지.
.......
나, 소설을 썼어.
소설 속 여자의 엄마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계속 남자가 바뀌어.
훗날 여자가 엄마에게 묻지.
엄만 왜... 한 사람에게 정착하지 못했어?
엄마가 말해. 어느 누구도 네 아빠만큼 좋아지지 않더구나.
여자는 생각하지.
엄마가 만난 모든 남자는 결국 아빠의 그림자였나.
엄마가 찾아 헤맨 건 단 한 사람 아빠였던가...
......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정.말.이 요구하는 사랑의 경지가 목숨까지 바치는 지고지순이라면
나는 그 정.말.에는 미치지 못할 거야.
왜냐하면
너를 미치도록 사랑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자
내가 사랑한 건
너와 함께할 때 행복했던 내 감정이었다는 걸 깨달았거든.
하지만 이건 말할 수 있어.
정.말.이 요구하는 사랑의 경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라면,
나는 정.말. 너를 사랑했다는 거.
... 사랑이란 게 참 지겨울 때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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