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김이나의 ‘보통의 언어들'을 읽고 있다.
읽는다...기보다는 설거지나 요리를 하며 전자책 듣기 기능으로 듣고 있다.
애교라는 의미가 ‘재벌’, ‘갑질’ 같이 외국인에게 설명하기 힘든 단어라고 한다.
애교는 babyish, childish의 의미가 강한데
외국에서는 이게 뒷담화용이나 캐릭터를 희화하는데 쓰인다고 하다.
애교를 한영사전에서는 attractiveness라고 하는데
김 작가는 “‘attractiveness’는 ‘애교’와는 전혀 다른 우주에 있다”고 표현한다.
“적어도 티비에서 더는 연예인에게
‘애교 한 번 보여주세요’라는 말은 나오지 않으니, 이를 위안 삼아야 할까.”라고도 썼다.
‘애교’를 갑질, 재벌과 같은 소제목으로 다룬 것부터가 애교에 대해 부정적 뉘앙스가 강하다.
덕분에 ‘애교’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김 작가가 ‘어린양’과 ‘애교’의 경계를 더 세분화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애교(愛嬌)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다음 사전 : 남에게 귀엽게 보이려는 태도.
다음 백과사전 :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려는 태도
귀엽고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보이는 건 좋은 것이다.
그러나 ‘~~보이려는 태도’는 문제인 거 같다.
타자의 시선과 평가에 나를 맞추려하기 때문이다.
애교가 자기표현 욕구인 것인가 혹은
사랑스럽게 보여서 어떤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인 것인가도 파악해야 한다.
일은 지지리도 못하면서 애교로 얼렁뚱땅, 아부로 얼렁뚱땅... 그게 문제다.
애교를 얼마만큼, 누구에게 표현하는가의 적당한 선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다수에게 농도 짙은 애교를 실실 흘리면, 침을 질질 흘리는 사람들이... 여기까지!
직장 생활 등 공적인 관계에서는
애교 많은 사람보다 사교적인 사람이라는 평이 유리한 거 같다.
나는 서른한 살 이후에 애교 스킬을 획득했다.
대학 졸업 후, 남자들은 (일로)싸워 이겨야 할 경쟁의 대상일 뿐이었다.
야근과 특근을 밥 먹듯 하니 일에서 남자들을 이길 수 있었다.
일로만 이기는 것이 아니라 회식 자리에서는 술로도 이겼다.
가끔 술병을 앓는 내게 엄마는 어디서 저런 게 나왔나 의아해 하셨다.
서른 즈음이 되자 일은 잘하지만, 쌈닭 같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러다가 누구나 한 번쯤은 한다는 사랑을 하게 되었고
그제야 남자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 잡아 봐라~” 수준의 유치한 장난도 많이 치게 되었다.
어느 심리학자의 말에 의하면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면 겪는 건강한 퇴행이라고 한다.
이때의 퇴행이 애교의 기초 과정이었다면
도반(남편)을 만나면서 애교의 고급 과정을 마스터하고 있다.
나는 누구에게도 ‘오빠’라고 부른 적이 없다.
연애시절, 도반은 ‘오빠’라고 불러 달라고 했다.
중년의 남녀가 남사스럽게 오빠라니... 어이가 없네~!
나 – 00씨~ 블라블라~
도반 – (정색하며) 오빠라고 부르라니까!
(우리 도반이, 오빠라는 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었쪄요~? 옛다~ 오빠!)
나 – 오빠~ 블라블라~
이게, 참 언어가 생각과 행동을 규정하기도 하는 것이,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하니까 애교가 술술 나왔다.
도반이 전원주택이 있는 평창에 갔다 올 때면
현관문을 열면서 훌라훌라 반가움의 짱구 춤을 출 정도다
애교는,
특별한 관계의 사람에게,
상호 만족할 수준만큼 표현하는 것이 좋은 거 같다.
참고로 도반은
애교 많은 사람보다 진득하고 점잖은 사람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도반의 취향을 존중하지만~
한편으론 우리 도반이...... 참...... 복에 겨운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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