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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이 아니라 치병/항암 요리

항암 밥상 – 미역귀 미역국 빗소리에 눈을 뜬 아침. 창문을 여니 습기 머금은 서늘한 공기가 들어왔다. 매섭게 찬 공기는 계절 따라 지나간 듯하다. 봄을 재촉하는 빗소리를 듣고 있자니, 좋았다. 스마트 폰을 열어 빗소리를 녹음했다. 대지를 봄 에너지로 적시는 빗소리 비 오는 아침, 뜨끈한 미역국을 끓여보기로 했다. 한살림에서 산 미역과 미역귀, 다시마 멸치 육수를 준비했다. 국물이 시원하게 우러나는 바지락도 있는데 남편이 멸치 육수로 해 달란다. 바지락은 나중에 나 혼자 먹어야 할 듯. 미역은 30분 정도 물에 불려 깨끗이 헹군다. 미역귀는 흐르는 물에 헹군다. 육수에 미역과 미역귀를 넣고 끊인다. 집간장 한 스푼을 넣고 나머지 간은 구운 천일염으로 했다. 다진 마늘을 안 넣으면 더 깔끔한 맛이 나는 것 같지만 마늘이 건강에 좋으니..
항암 밥상 – 채소 과일 샐러드 현대인들의 채소 섭취는 날로 부족해지고 있다. 유기농 채소, 과일, 현미 등이 좋다는 걸 알면서도 레토르트 식품, 인스턴트 식품을 선택하게 된다. 편리함을 얻고 건강을 잃게 되는 건 아닐까. 음식 사막(Food Desert)이란 말이 있다. 거주 권역 1km 이내에 신선 식품을 파는 가게가 없는 곳을 뜻한다. 미국의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토마토를 보여주자 낯설어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남편의 발병 전, 주 3~4회 외식했다. BBQ 치킨, 송림향 양장피, 전주콩나물국밥, 희 코다리찜, 회령순대, 원주복 추어탕, 다빈치 뷔페...... 불어나는 몸무게에 위협을 느껴 1년 전부터 외식을 주 1~2회로 줄이고 현미밥에 각종 나물을 먹기 시작했었다. 좀 더 일찍 시작했으면 좋았을 것을. 소 잃고 외양간 고친 ..
항암밥상 - 애호박 새우젓 볶음 남편의 암 치병에 있어서 약사인 남편의 의견을 따른다. 3대 표준치료 대신 자연치료와 대체요법으로 가닥을 잡았을 때도, 화식을 안 하고 생식만 하겠다고 했을 때도 그러려니 했다. 다행히 남편의 입맛은 그대로여서 먹고 싶은 것이 많다. 짭쪼롬 고소한 고등어구이, 참숯 향이 밴 한우구이와 장어구이, 새우젓과 찰떡궁합 회령 모듬 순대, 기름이 쪽 빠진 참숯 바베큐 치킨... 그 모든 것을 참고 생식을 하려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생식은 양을 많이 먹기 힘들뿐더러 살이 빠지는 단점이 있다. 암 환자는 근육과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얼마 전부터 은근히 화식을 곁들이기 시작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검은콩 삶아 생식에 넣기, 해독작용이 뛰어난 도토리묵 쑤기 등. 사진의 음식 외에 두유에 유산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