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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비밀과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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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오늘도 바람이 무척 많은 날이다.

요즘은 아카시아 마른 꽃잎들이 가게 안으로 날아 들어온다.

4월에는 벚꽃잎들이 날아 들어왔다.

며칠 지나면 손님들의 신발에 묻어온

버찌의 진보라색이 가게 바닥에 콩콩 찍힐 것이다.

 

어느새 우거진 녹음이 싱그럽다.

강한 햇볕을 피해 초록 그늘 밑으로 천천히 걷다 보니

더는 아무것도 필요치 않은, 충만함에

슬며~어시, 물들어갔다.

카페 닥터 허의 여유로움 속에 앉아

<비밀과 거짓말>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비밀과 거짓말>은 오래전에 읽은 은희경님의 소설 제목인데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제목만 잊히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누구나 크고 작은 비밀을 품고 살게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관계,

특히 연인으로 만남에서는 꼭 밝혀야 하는 조건들이 있다.

건강상태, 재정상태, 직업, 학벌, 흡연 여부...

물론 내 기준이다.

 

자존감이 잘 확립된 사람은

자신의 외적 조건에 대해서도 긍정적일 것이다.

, 이런 사람이야~’ 라고 당당히 밝힐 것이다.

외적 조건이 스스로에게 만족스럽지 않다면

향상 시키려고 노력하면 된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강박증을 앓고 있는

남자 주인공(잭 니콜슨)이 강박증 치료 약을 먹기 시작한다.

"You make me want to be a better man."

(의역 : 당신을 만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소.)

싱글 카페에서

만남의 상대들이 경제력과 외모를 중요시한다고

한탄하는 분들을 아주 많이 보았다.

한탄한들 조건은 변하지 않는다.

경제력 향상을 위한 여러 공부며 부업을 시도하고

미모 향상을 위해 화장술도 익히고 운동도 하자는 글을 썼었다.

 

누누이 밝히지만 외모와 경제력은 예선일 뿐이다.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지만

예선을 통과해도 내면을 알아가는 본선이 기다리고 있다.

반평생 살아 보니 외모와 경제력은 보통 정도면 족하고

진짜 중요한 건 인성, 가치관 등 내면이더라.

 

30억 자산에 확실한 직업,

훤칠한 키, 잘생긴 인물, 좋은 학벌의 남자 D

여자들에게 번번이 거절당했다.

나쁜 사람은 아닌데 대화에서 드러나는 의식 수준이 아쉬웠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외적 조건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으로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라는 뜻이 아니다.

<결혼시장 등급표>가 버젓이 나돌고 있는 냉정한 세태에

비슷한 조건과 만날 확률이 무척 높기 때문이다.

젊은 여자들아. 예쁘면 장땡인 시대는 지났다.

돈만 있으면

의느님의 도움으로 예쁘게 거듭나는 건 쉬운 세상이다.

예쁘고 지적이고 교양과 경제력 갖춘 여자들이 많고 많다.

 

연애 초기에는 상대방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단점을 숨기게 된다.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만남이 깊어질수록

자신의 본색을 숨기며 상대의 호감을 사는 것은,

속이는 자신과 속는 상대 모두를 불행하게 할 수 있다.

성격 차이로 치열하게 싸우고 불행해 본 사람은 잘 알 것이다.

 

내 본색을 내보이고도 나를 사랑해 줄 사람을 만나야 행복하다.

결혼을 전제로 한다면

장점이 좋아서 만나기보다는

상대방의 단점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가를 가늠해야 한다.

그러나

함께 살아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본색과 단점들이 있다는 게 함정.

 

쥴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가 주연한

<런어웨이 브라이드 : 도망치는 신부>

정체성과 사랑, 결혼에 대한 영화다.

여자 주인공(여주)은 결혼을 앞두고 매번 도망친다.

기자인 남자 주인공(남주)은 여자 주인공을 취재하다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남주와 결혼을 앞두고 여주는 다시 도망가 버린다.

남주는 세 명의 예비신랑이었던 남자들을 만나며

세 명이 말하는 여주의 성향이 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주는 자신의 정체성, 취향을 연인에게 맞추었던 것이다.

하다못해 좋아하는 계란 요리도 남자가 좋아하는 것에 맞춰

스크램블드, 써니 사이드 업, 보일드... 등으로 다 달랐다.

상대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이 아닌 인물을 연기하던 여주는,

결혼을 앞두고 행복할 자신이 없어서 도망쳤던 것이다.

 

나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가... 등 스스로에 대해 잘 알자.

일기 쓰기, 명상, 기도를 통해 마음을 돌보자.

독서, 공부, 문화 활동을 통해 생각과 안목을 성장시키자.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되면

비밀과 거짓으로 무장하며 들킬까 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내 모습을 상대가 싫어할까 봐 움츠러들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거짓으로 연기를 해야 한다면

거짓이 참이 되도록 자신의 외면과 내면을 가꾸든가

용기 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서서히 어필해야 한다.

 

거짓은, 종국에 행복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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