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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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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여행의 이유 (산문)

지은이 : 김영하

출판사 : 문학동네

초판 1: 2019417

읽은 시기 : 2019. 4. 30

한 줄 요약 : 작가의 이번 생은 여행을 시작할 때 더 편해지는 호모 비아토르임을 받아들인다.

[여행의 이유]는 작고 얇은 책이라 3시간 남짓 걸려 뚝딱 읽었다. 작가의 노력은 얇지 않다는 걸 알기에 다시 한번 읽었다. 작가의 특별한 경험담에 철학, 문학, 영화, 고대 인류학, 고대 문명...등을 맛깔나게 버무려 놓았다. 세련된 문장으로 은근 미소짓게 하는 유머와 지적인 자극을 주기때문에 김영하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소제목으로 추방과 멀미,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으로부터 달아나기, 오직 현재,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 노바디의 여행, 여행으로 돌아가다, 작가의 말로 구성되어 있다.

역시나 작가의 글을 통해 내 경험들이 자극되었다. 글이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2차례에 걸쳐 쓴다.

I. 소제목 [1. 추방과 멀미]에서 발췌

여행기란 본질적으로 무엇일까?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관객은 그녀가 추구하는 표면적 목표(시나리오 공모 당선)의 밑바닥에 진짜 목표(가족에게 받아들여지고 사회로 나아가는 것)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영화, <스텐바이, 웬디>의 주인공 웬디]

인간은 언제나 자기 능력보다 더 높이 희망하며, 희망했던 것보다 못한 성취에도 어느 정도 만족하며, 그 어떤 결과에서도 결국 뭔가를 배우는 존재다.

인생과 여행은 그래서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한 선배 작가는 장편 출간에 즈음하여 가진 한 인터뷰에서 소설을 탈고하고 밖으로 나오니 자기만 겨울옷을 입고 있더라는 말을 했다.

II. 느낀 점

200512, 작가가 상하이 푸둥공항에서 추방당하는 일화로 시작한다. 추방? ? 라는 궁금증으로 독자들을 확~ 몰입시킨다. 86학번인 작가가 군미필로 대학 4학년 때(아마도 1989)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났던 곳도 중국이다. 키미테를 붙이고 공항에 나타난 작가는 물리적 멀미를 무의식에 자리 잡은 심리적 멀미와 관련짓는다.

오타 히로아키라는 일본 심리학자의 연구도 흥미롭다. 프랑스를 여행하는 일본인들 중 현기증 같은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여행 경험이 일천한 여행자는 예쁜 엽서같은 이미지의 프랑스가 개똥이 널부러져 지저분한 곳이었음을 확인하며 멋진 환상과 그와 일치하지 않는 현실에서 멀미하듯 혼란을 겪는다고 한다. 경험이 풍부한 여행자는 현실에 맞춰 자신의 고정관념을 수정한다고 한다. 고정관념 수정하기, 멋지다.

학생회 간부로 운동권이었던 작가는 중국에서 자신들의 이상을 보고 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베이징대 학생이 기숙사에 미국 지도를 붙이고 토플을 공부하며 미국 유학을 꿈꾸는 것을 보았다. ‘자본주의는 스스로의 모순으로 멸망하고 사회주의가 승리할 것이라 믿었고, 미국이 한반도 분단의 원흉이라 생각해 미워했기 때문에토플 따위 공부하지 않았던 작가는 이상과 다른 현실 앞에서 생각을 수정한 것이다.

대학 때 중국 여행 중 만난 서대문경찰서 정보과 안형사와의 인연도 아름답다. 낯선 이, 소외된 이에게 먼저 다가가기는 나의 특기이기도 하다. 보상을 바라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닌데 그런 작은 관심이 커다란 보상으로 돌아오곤 한다.

III. 사족

J.K. 롤링의 해리 포터 시리즈 1~7을 빠짐없이 읽으며 작가의 상상력에 경외감을 느꼈다. 이야기에 녹아 있는 삶의 가치는 동화라기보다 철학이었다. 초판 1쇄 영문 원서를 예약해서 받아 본 적도 있다.

헤르미온느가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을 써서 동시에 진행되는 강의를 모두 듣는 장면이 나온다. 예를 들어 A 강의와 B 강의가 동시에 진행된다면 A 강의를 다 듣고 시간을 앞으로 돌려 B 강의를 듣는 식이다.

마법 학교에서 머글(인간) 혼혈 혈통의 헤르미온느가 순수 혈통보다 우수했다. 작가는 혈통보다 개인의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가치를 드러낸다. 헤르미온느가 부러웠던 반면 참 피곤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차라리 매트릭스 안의 네오가 낫겠다. 프로그램 로드(load)만으로 무술, 기술, 지식...등을 뚝딱 장착할 수 있었으니.

퇴근 후 밥짓기, 식사, 설거지(2~3회 빨래, 청소, 재활용 분리수거) 등 기본적 살림을 하고 씻으면 9시다. 유튜브로 여러 주식 선생님들의 강의를 듣고 주식 관련 책을 읽는 일상을 반복하다가 꼭 읽고 싶은 책이 출간되었다. 작가 김영하의 산문집, [여행의 이유]. 헤르미온느라면 주식 동영상 강의를 듣고 시간을 앞으로 돌려 산문이나 소설 등을 읽을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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