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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5일 원주 북클럽 체인지리더 독서모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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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개구리가 천둥을 동반한 봄비에 놀라서 깬다는 ‘경칩驚蟄’. 한자의 각종 벌레를 의미해서 영어로 경칩은 ‘Awakening of insects’로 번역된다고 한다. 봄기운에 개구리도 곤충들도 깨어나는 날, 느슨해진 뇌세포를 깨우러 원주 북클럽 체인지리더 독서모임 장소로 향했다. 단구동 맥도널드 DT점에서 다시 만난 반가운 얼굴들.

 

이번 선정 도서는 연을 쫓는 아이.

지은이 : 할레드 호세이니

옮긴이 : 왕은철

출판사 : 현대문학

역서 초판 1쇄 발행 : 20101022

원서 발행 : 2003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시기에 미국으로 이민 갔다. 외교관인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는 부르주아 계급이었기 때문이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영어를 못하던 청소년기에 미국에 정착했으나 그 어렵다는 의사가 된다. 의사로 일하는 틈틈이 쓴 첫 소설이 [연을 쫓는 아이]라고 한다. 타고난 재능에 피나는 노력이 합쳐진 결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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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토론 참석자 7명 중 나를 포함한 서너 명이 별점 5점 만점을 주었다. 나의 경우 타인에게 추천할 정도로 좋은 책은 4, 추천은 물론 소장할 만큼 좋은 책은 5점을 주고 있다.

 

00 회원님은 눈으로 읽기보다 가슴으로 읽었다는 멋진 표현을 했고00 회원님은 그간 자주 쓰지 않았던 감정을 썼다는 공감 가는 표현을 했다. 나 역시 주인공 아미르와 하산이 느꼈을 회한, 배신감, 슬픔, 죄책감, 자괴감, 체념, 공포, 그리움, 용서, 구원, 충성심, 애정, 자부심......을 간접 체험했다.

 

같은 책을 읽고도 다를 수밖에 없는 각자의 인상 깊었던 구절을 나누는 시간도 좋았다. 내가 소설의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고00회원님이 낭독했을 때 내적친밀감을 느꼈다.

 

결국 인생은 인도 영화가 아니다. 아프간 사람들은 젠다지 미그자라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한다.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시작과 끝, 캄야브()과 나캄(불행), 위기 혹은 카타르시스에 상관없이 인생은 계속된다는 것이다. 먼지가 자욱한 코치(유목민)의 마차처럼 인생은 앞으로 느릿느릿 나아간다는 것이다.”

 

나의 인생 소설 중 하나인 위화의 인생이 생각나는 부분이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알코올 중독인 구자경이 염미정에게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맨 정신일 때 (머릿속에서) 사람들이 자꾸 몰려온다고. 그들은 아마 구자경과 이해득실로 얽히고설킨 사람들일 것이다.

염미정 : “당신 왜 이렇게 이쁘냐. 당신이 염미정하고 부를 때 좋아...... 아침마다 찾아오는 사람한테 그렇게 웃어. 그렇게 환대해.” (콩깍지가 단단히 씌웠다. 그러나 염미정! 어두운 세계에서 일하는 알콜중독자로부터 돔황챠!!)

인생 앞으로 몰려오는 불행과 슬픔을 환대하기는 힘들겠지만 담담하게 겪어내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연을 쫓는 아이>를 추천한 장00님은 용서에 대해 토론 거리를 제시해 주셨다.

본문 : “용서란 화려한 깨달음이 아니라 고통이 자기 물건들을 챙기고 짐을 꾸려 한밤중에 예고 없이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지 모른다.”

발제문 : 여러분은 누군가를 용서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진정한 용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00님은 아미르가 아버지 바바로부터 충분한 관심과 돌봄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00님 자신이 어린 자녀를 양육하고 있으므로 자녀에게 무신경함도 자녀에게 큰 상처일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부모도 부모가 처음이라 미숙했던 점은 자녀에게 사과해야함 또한 잘 알고 있어서 멋있었다.

 

00님과 장00님은 용서의 대상으로부터 멀어지면 세월이 흐름에 따라 미움의 감정도 서서히 희미해진다고 했다. 00님은 용서할 수 없어서 괴로운 감정에 사로잡히기보다 그 감정을 의식적으로 떠나보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 역시 괴로운 감정의 도돌이표에 갇혀 있던 적이 있다.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를 기도문처럼 되뇌며 용서할 수 있기를 염원했다.포레스트 검프처럼 달리기를 하며 용서할 수 없어서 괴롭고 지친 뇌에 신선한 공기를 억지로 주입하려 했다. 세월과 함께, 그것도 지나가더라.

 

 

 

본문에서 아미르가 하산의 아버지인 알리의 얼굴을 떠올리려 하지만 기억나지 않자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은 탐욕스러운 존재다. 때때로 시간은 세세한 것들을 다 먹어치운다. 그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오르질 않았다.”

00님이 작가의 시간에 대한 표현이 인상 깊었다고 말한 부분이다.

 

시간은 탐욕스럽게 그리운 이에 대한 기억을 먹어 치우기도 하고 용서 못할 자를 용서하게 하는 치유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우리를 통과하는 시간이 치유의 힘을 발휘하기를.

 

00님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공부한 자료를 설명하고 공유해 주셔서 큰 감동이었다. 감사하다. 이민진 작가는 소설 <파친코>를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이 한국인이 되는 경험을 했으면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연을 쫓는 아이>를 읽으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아미르가 되는 경험을 했다. 멀게만 느껴졌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힘들지 않고 행복하기를 축복하게 되었다. 이것이 좋은 이야기의 힘이 아닌가 싶다.

 

 

모임의 중심을 잘 잡아 주신 책마음 변은혜 작가님은 내전이 끊이지 않는 아프가니스탄과 그곳의 어린이들처럼 상대적 약자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책의 감동이 오롯이 전달된 데는 원서를 훌륭하게 번역해 주신 왕은철님 덕분인 거 같다. 왕은철님의 말로 35일 원주 북클럽 체인지리더 후기를 마친다.

타인에 대한 배반 행위가 결국 스스로의 인간성에 대한 배반 행위라는 걸 나중에야 깨닫고 회한과 자기혐오에 몸부림을 치는 아미르가 되어 있었다.”

 

회한과 자기혐오에 몸부림을 치던 아미르가 어떻게 스스로를 구원하고 용서하게 되는지, 큰 감동을 선사할 <연을 쫓는 아이> 일독을 강력 추천한다.

 

다음 원주 북클럽 체인지 리더 오프라인 모임은 319일 화요일 오전 7시에 단구동 맥도널드에서 있다. 선정 도서는 미래의 부를 위한 투자 공부’(신진상, 미디어숲). 2022년 읽었을 때랑 어떻게 다른 인사이트를 줄지 궁금하다.

참석 희망자는 네이버카페 책마음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리더의 안내를 따르면 된다.

https://cafe.naver.com/bookmaumsalon

※ 본 포스팅의 모든 사진은 변은혜 작가님이 촬영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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