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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당신의 컨텐츠/도서리뷰

방구석 미술관 1. 에드바르트 뭉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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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재님의 방구석 미술관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미술을 사랑해서 미술관 앞 남자’, 줄여서 미남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저자는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미술이 본능적으로 끌려 독학하고

유럽 전역을 돌며 미술관 순례를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에 이르는 길이라는데

저자는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 쉽지 않은 길 걸었네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미술 만나기!

이 책이 그 시작을 도울게요라며 독자를 안내합니다.

저는 그림에 대해 딱히 아는 것도 없고

그저 그림을 딱~! 봤을 때 뉘낌을 느낄 뿐입니다.

그래도 아는 만큼 보이는 건 그림도 마찬가지 같아요.

오래전 파리 르부르 박물관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가이드 분이,

스푸마토 기법을 사용하여 모나리자가 신비함을 얻었다거나

의상과 소품이 의미하는 시대상과 화가의 의도에 대해 설명해 주자

그림도 참 재미있구나생각이 들더군요.

... 인터넷 서핑 중 우연히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고

생전 처음 그림에 감동해 오소소 소름 돋는 경험도 하고요.

E.H.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참 재밌게 읽었답니다.

 

방구석 미술관은

에드바르트 뭉크, 프리다 칼로, 에드가 드가,

빈센트 반 고흐, 구스타프 크림트, 에곤 실레, 폴 고갱,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폴 세잔, 바실리 간딘스키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표현주의 작가 에드바르트 뭉크에 대해 소개합니다.

소제목은 죽음 앞에 절규한 에드바르트 뭉크,

사실은 평균 수명을 높인 장수의 아이콘?’입니다.

뭉크는 1863년 추운 겨울, 노르웨이 농장에서 태어납니다.

선천적으로 병약해서 평생 관절염과 열병에 시달립니다.

다섯 살에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돌아가시고

열네 살에는 누나 소피에마저 같은 병으로 사망합니다.

그에게 나도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늘 따라다닙니다.

그야말로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게다가 아버지는 우울증으로 고립된 생활을 자처하며

가족에게 신경질적으로 대하게 됩니다.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내 곁에는

공포와 슬픔과 죽음의 천사들이 있었다.

(...) 봄날의 햇살 속에서도,

여름날의 찬란한 햇빛 속에서도 그들은 나를 따라다녔다.

잠을 자려고 눈을 감을 때면, 그들은 내 곁에서

죽음과 지옥과 영원한 저주로 나를 위협했다.

난 종종 한밤중에 깨어나

무시무시한 공포에 휩싸인 채 방을 둘러봤다.

내가 있는 곳은 지옥이었다.”

- 방구석 미술관이 아닌 다른 자료에서 발췌

 

 

그의 생각과 느낌을 알고 난 후 절규를 보니

절규하는 사람에게 달려가 꼭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내 주변의 누군가도 저렇게 절규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자신의 심장을 열고자 하는 열망에서 태어나지 않은 예술은 믿지 않는다.

모든 미술과 문학, 음악은 심장의 피로 만들어져야 한다.

예술은 한 인간의 심혈이다.”

뭉크가 하고자 하는 말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알겠네요.

예술작품이 심장의 피로 만들어졌기에

제 심장을 콩콩 쿵쿵 뛰게 한 겁니다.

 

뭉크가 누나의 죽음을 기억하며 그린 병든 아이입니다.

 

 

창백한 얼굴로 한 곳을 응시하는 아이는 병중에도 평안해 보이네요.

질병의 고통에 익숙할 정도로 병이 오랬나봅니다.

아이의 손을 잡은 여인은 간호에 지친 듯 또는

해 줄 것이 없어서 안타까운 듯 머리를 숙이고 있습니다.

죽어가는 누나를 보는 뭉크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어두운 유년을 지나 밝고 싱그러운 젊음을 맞았으면 좋으련만.

뭉크는 세 번의 연애에서 아픔을 경험을 하게 됩니다.

팜므파탈인 세 살 연상의 헤이베르그 부인과의

연애가 끝난 후 뭉크는 여자 흡혈귀를 그립니다.

사실 뭉크는 이 작품을 사랑과 고통이라고 불렀다죠.

 

 

두 번째 실연을 겪고 세 번째 라르센이라는 여인을 만납니다.

처음 두 번과 달리 뭉크는 사랑에 미온적인 사람이 되었고

열정적인 라르센은 뭉크에게 집착하게 됩니다.

뭉크는 예술을 위해 사랑을 버리겠다고 마음먹게 됩니다.

라르센은 자신과 결혼하지 않으면 권총으로 자살하겠다고 소동을 부리고

뭉크가 말리던 중 권총이 발사돼 뭉크의 손가락을 관통합니다.

그때의 고통이 5년 후, ‘마라의 죽음으로 표현됩니다.

 

결국 뭉크는 말합니다.

나는 옛 이탈리아 화가들처럼 여성들을 천국에 남겨두기로 했어.

장미의 가시는 고통스럽기도 한 것.

꽃향기를 맡고 아름다운 잎을 감상하더라도,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실망할 일은 없지.”

 

늘 죽음을 가까이 느끼며 불안을 품고 살던 뭉크는

81세까지 생을 이어갑니다.

당시 평균 수명보다 30년을 더 살게 됩니다.

시계와 침대 사이에 있는 자화상

세상을 떠나기 4년 전부터 홀로 집에서 그렸습니다.

 

 

세월의 무게로 어깨는 축 처졌지만

정면을 응시하는 화가는 피할 수 없는 죽음과 화해한 듯

의연해 보입니다.

 

나는 미술이라는 여신에게 충실했고,

그녀는 나에게 충실했다.

() 태어난 순간에 이미 나는 죽음을 경험했다.

이제 죽음이라고 불리는 진정한 탄생이 날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죽지 않는다. 세상이 우릴 떠날 뿐.

내 부패한 육신에서 꽃들이 자랄 테고,

난 만발한 꽃들 속에서 살아가게 되겠지.

() 죽음은 삶의 시작이요, 새로운 결정체의 기원이다.”

- 방구석 미술관이 아닌 다른 자료에서 발췌

 

죽음과 화해하고

내 육체의 부패를 새로 피어나는 꽃으로 연결하는

화가의 통찰을, 내 것으로 하고 싶은 밤입니다.

 

(아래 공감 누르기는 제게 더 잘 쓰라는 격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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