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웃님이 포스팅한 드라마 ‘미생’ 리뷰를 봤습니다.
동영상도 봤지요.
시련을 견디는 동료를 바라보는 장그래의 나래이션.
무기력을 견디는 방식.
부당과 허위의 가혹한 시간들을 견디는 방식으로 한석율은 입을 닫았다.
오로지 무감해지는 법만 연마하는 사람처럼 시간을 지우고 있었다.
그는 웃음을 잃었고 우리는 그를 잃었다.
(......) 회사생활 1년 5개월 후 우리는 충분히 알게 됐다.
시련은 셀프라는 걸.
그래도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
“돌을 잃어도 게임은 계속됩니다. 한석율씨.”
(전원주택 밭에다가 음식물 쓰레기를 그대로 뿌리는 남편.)
나 : 오빠, 농사짓는 분이 소금기 있는 음식은 토양에 안 좋대요.
소금기 없는 음식물을 발효시켜서 거름으로 써야 한대요.
남편 : (크게 격앙돼서) 너 지금 누구 말 듣는 거야???
나, 화학 약학 다 공부한 사람이야!!!!!
(흉악한 범죄 뉴스를 보다가)
나 :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남편 : 원래 사람은 다 저렇게 악한 거야.
나 : 물론 사람에게는 선악이 공존하지만 세상에는 선한 사람이 훨씬 많아요!
남편 : (내가 가장 싫어하는, 냉소 가득한 어투로) 아유~ 이 멍청아!!
니가 아주 심하게 당해 봐야 정신을 차리지!!
남편은 자신의 부정적 시각을 냉철한 현실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포스팅에 밝힐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위가 저 정도.
남편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제 어투가 아랫사람을 가르치는 것 같아서라는군요.
태어나서 처음 듣는 평가였지만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합니다.
나를 무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남편의 대화 방식이 흉측한 폭력으로 느껴지는 건
제가 예민한 감수성의 소유자이기 때문일까요...
저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선택 1.
“당신은 내 자존감을 갉아 먹고 숨이 막히게 합니다.
그간 고마웠어요. 안녕히 계세요.”
실제로 몇 번 시도했었지만 그 놈의 정이 뭔지~
선택 2.
미생의 한석율처럼 입을 다무는 것입니다.
남편과 의견을 나누는 대화는 최대한 간단히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내 마음 근육을 튼튼히 하는 겁니다.
‘부정적인 당신의 의견에 나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멍청이라는 말은 나를 멍청이로 만들지 않습니다.
멍청이라는 단어를 쓰는 당신의 인품을 드러낼 뿐입니다.
내 남편의 인품이 고상해지기를 매일 기도합니다.’
배우자와의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면 해결 노력을 계속해야합니다.
그러나 도저히 해결 불가능하다면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이왕 같이 살기로 했다면
배우자의 문제에 집착하여 괴로워하지 말고 내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한석율과 다르게 저는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작은 일에도 잘 웃고 신나 하는 제게 남편은 말합니다.
“오늘도 조조하구나~ 들래지 말고 조신해라~”
‘조울’에서 ‘울’이 없고 ‘조조’한 겁니다.
저도 사람인데 왜 울이 없겠습니까.
울은 절친 앞에서, 혹은 글로 표현하고
아무 때나 표현하지 않을 뿐입니다.
‘들래지 말고 조신하라’는 말도, 들어 줄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도 봄 햇살에 마음껏 감탄할 것이고
마당에 핀 민들레, 제비꽃을 자세히 보며 감동할 것이고
이웃님들의 좋은 글에 격하게 공감할 것입니다.
“대화를 잃어도 결혼 생활은 계속됩니다~ 장그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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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묵념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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