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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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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옛날 빌 클린턴의 자서전 [My Life]를 원서로 사서(두껍다...) 몇 장 읽다가 말았다.

영어 초보인 나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쉬운 문장으로 되어 있다.

알다시피 명문가(名文家)일수록 쉬운 문장으로 좋은 표현을 한다.

[샬롯의 거미줄]도 원서로 완독했다. 동화책이니까.


마이 라이프에서 기억나는 몇몇 내용들이 있다.

말이 많았던 학창시절, 선생님이 말씀하셨단다.

너는 정치인이 될 수도 있고 말 때문에 큰 곤란을 당할 수도 있겠다.”

선생님의 말씀은 모두 맞았다고.

힐러리의 지인 중에 힐러리가 클린턴에게는 아까운 사람이라고,

클린턴을 늘 못마땅해하는 사람이 있었단다.

클린턴은 썼다.

인생의 밑바닥같이 혹독한 환경에 처했을 때 전부를 평가받는 것은

어쩐지 부당한 거 같다고.


나도 동감한다.

우리는 어떤 사람의 밑바닥을 봐야 그 사람의 모든 면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긴 한데 모든 면중에 밑바닥은 일부분이지 전부가 아니다.

(밑바닥이 법적 처벌 대상이 되는 정도라면 다시 생각해야겠지만.)

9번 잘하다 1번 못했는데 전부 못한 게 되어서는 안 된다.

학창시절 이유 없이 자신을 싫어하는 친구가 있었단다.

(상대방도 싫어하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클린턴은 썼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고.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클린턴처럼 열정적이고 뛰어나고 자기애가 강한 사람(내 주관이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그것이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는 사실.

 

우선 내 소개를 해 보자면, 엄마는 딸만 내리 넷을 낳고 아들을 낳았다.

나는 넷째 딸이다.

바로 위의 언니는 여리여리하고 영특했다.

바로 아래 동생은 부모가 그토록 열망하던 아들이었다.

아장아장 걸을 때,

개밥을 퍼먹을 정도로 먹성이 좋고 건강한 내게는 관심이 덜 했을 것이다.

당연한 팩트.

 

관심을 받지 못한 아기가 혼자 거울을 보며 춤을 추고 놀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거울을 보며 자기 자신과 사랑에 빠지는 나르시시스트가 된다고.

내 기질의 원인을 이해하게 되었다.

 

동창 모임에서 수년 간 총무를 맡을 만큼 친구들과 두루 잘 지내고 있었는데

유독 H라는 친구와 맞지 않았다.

그녀는 남자같은 말투(송은이씨 말투, 은이씨 죄송^^)

뚱뚱한 몸매(이영자씨 몸매, 영자씨 죄송^^)를 하고 있었다.

자기는 솔직한 사람이라며 싫으면 싫은 내색을 마음껏 했다.

나는 내 기분을 지속적으로 상하게 하는 상대가 아니라면

싫어도 싫은 내색을 잘 하지 않는다. 사소한 일로 적을 만들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내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경우

싫은 마음을 참다가 불같이 폭발하는 것은, 내가 고쳐야 할 단점이다.

 

감정을 포장할 줄 알기에 사람이 고등 동물인 거다.

H의 눈에 매끄러운 목소리에 누구에게나 상냥한 내가 가식적으로 보였나 보다.

내 눈에 H는 감정을 포장할 줄 모르는, 매너 없는 사람이었다.

 

나와 기질이 달라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일명 쿨한 사람들은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눈치가 없을 확률이 크다.

쿨하게 할 말 다하고 뒤끝이 없는 사람은,

타인에게 상처를 엄청 주고 자신만 편했을 것이다.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관대한 사람들은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도 거름망이 없을 확률이 크다.

나도 관대함을 지향하지만 어느덧 꼰대의 시선이 장착되었다.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상대의 기분을 한 번 더 생각하는 사람이 좋다.

나 역시 많이 부족한 부분이다.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너그럽게 포용하고 넘어가는 사람은 멋있다.

그런 포용력이 없다면

나는 이러저러해서 기분이 좋지 않다

나 메시지(I-Message)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포용력도 없고, 나 메시지도 주지 않고, 쌀쌀한 반응에 연락 두절.

생각해 보니 이삼십대의 내가 딱 그랬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고

내가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도 없다.


'너는 거기 있고 나는 여기 있어

생긴 대로 살아가다

만남이 허락되는 날,

즐겁게 웃을 수 있다면 족하다


 

참고) 나 메시지(I-Message)? 내가 주어가 되는 화법이다.

너 메시지 : “너는 공부 안 하고 핸드폰만 보니? 지금 당장 들어가서 공부해.”


나 메시지 : “엄마는 OO이가 핸드폰만 보는 게 걱정이 돼.

적당히 보다가 시험 준비도 하면 좋겠어

출처: https://seouleducation.tistory.com/3160 [서울시교육청 블로그 서울교육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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