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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수학공부방에서 만난 내 생애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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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군데 진득하게 붙어있지 못해서 여러 직업을 가졌습니다.

중견기업 전산실, 대기업 홍보실, 벤처기업 기획실,

수학공부방 운영, 남편이 운영하는 약국 직원......

출처 : 픽사베이

이중에 제 적성에 가장 맞는 건 수학선생님이었습니다.

조금 우울하거나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보면 다~ 잊고 기분이 좋아졌지요.

처음에는 월 백 만원도 못 벌었습니다.

친한 집사님들께 기도를 부탁하고 6개월 만에

월 삼백 만원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재테크 개념이 1도 없던 때라

학생을 많이 받아 돈을 더 벌겠다는 욕심도 없었지요.

소수 정예로 운영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그래야 더 정성껏 꼼꼼히 가르칠 수 있으니까요.

 

그러데 이게 웬일인가요?

대기자 리스트가 생기고 어머니들 사이에 경쟁이 붙은 겁니다.

제가 공부방을 연 곳은 허름한 재건축 예정 아파트인데

학생들은 길 건너 롯데 캐슬 아파트에서 왔습니다.

(아래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전화상담

영재 어머니 : 샘 우리 영재가 초등 3학년인데 중학과정 예습중이에요.

: 어머니, 저희 공부방은 초등 4학년부터 가르칩니다.

영재 어머니 : 우리 영재가 조숙해서 답답하지 않으실 거예요.

직접 뵙고 상담만이라도 해 주세요.

 

영재 어머니는 연예인처럼 화사한 화장, 구부구불 세팅 펌 머리에

손톱에서 큐빅이 반짝였습니다.

영재는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귀여웠지요.

함께 수업하기로 한 후 영재 어머니가 가방에서 종이를 꺼내 펼쳤습니다.

영재의 요일별 스케줄이 빽빽하게 적힌 종이였어요.

영재의 스케줄과 저의 수업 시간을 맞추느라 한참 걸렸습니다.

영재 어머니는 영재를 이 학원 저 학원 픽업하고

일정을 하나하나 관리하는 영재의 매니저였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영재가 목표하는 대학은 옥스퍼드.

사촌 형이 다니는 곳이랍니다.

 

영재 : 선생님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 아세요?

선생님도 들어보세요. 어떻게 목소리만으로 그런 소리를 만들까 신기해요.

: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라는 말이 있단다~

 

영재 덕분에 펜타토닉스을 알게 됐네요.

 


학교에서 무척 장난이 심하다는 6학년 꾸러기가

같은 반인 별이랑 함께 수업을 했습니다.

별이가 나중에 말합니다.

, 저는 꾸러기가 다른 애인 줄 알았어요.

장난기 없이 점잖게 공부하는 모습을 처음 봤거든요.”

 

기말고사가 끝난 후 꾸러기 어머니가 전화를 주셨습니다.

선생님~ 꾸러기가 1학년 이후 처음으로 수학 백 점이 나왔습니다.

우리 꾸러기에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감사합니다~”

칭찬은 꾸러기도 점잖게 만들고, 수학 백 점도 맞게 합니다.

 

근데 별이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선생님, 별이를 꾸러기랑 다른 시간에 수업하게 해 주세요!

꾸러기가 학교에서 이상한 말로 자꾸 놀린대요.

수학 공부방 샘이 별이는 머리가 나쁘다고 했다구요!”

별이는 매 시험에서 백 점을 맞는 아이입니다.

유난히 저를 잘 따르는 아이였구요.

 

나중에 별이에게 물었습니다.

: 별이야 꾸러기가 놀려서 참 속상했겠다.

근데 왜 선생님한테 말하지 않았니?

선생님이 그런 말씀 하셨냐고 물어볼 수 있잖아.

별이 : 에이~ 선생님이 그런 말씀 할 리가 없잖아요!

: ...... 넌 정말 멋진 아이구나!

별이를 꼭 끌어안아 줬답니다.

 

 계리직님의 글을 읽고 쓴 글입니다^^

 

내 생애의 아이들

"학교에 오자 마자 귀에 설기만 한 언어로 말하는 소리를 듣는 혼란스러움까지 맛보아야 했다" 저자는 8년동안 교사생활을 했었고, 저자가 맡은 학생들은 이민자 출신의 아이들 이었습니다. 안��

koor0013.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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