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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오디오클립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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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김초엽 작가의 단편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입니다. 김초엽 작가는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관내분실>로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되는 책이 있는데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우리가 빛의 속도록 갈 수 없다면>이 그랬습니다.

어디를 향해서, 무엇을 위해서 빛의 속도로 가야하는 걸까요?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무척 궁금했습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과학 지식에 기반한 SF적인 장치들이 나옵니다. 여러분은 SF소설이나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공상 과학의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하곤 하는데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작품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OST]는 언제 들어도 생동감을 줍니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해 봅니다.

낡고 폐쇄된 우주 정거장에 안나라는 노인이 있습니다. 우주선이 정거하지 않는 우주 정거장에서 안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우주 정거장에 나타난 남자는 안나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접근합니다. 남자가 숨기는 건 무엇일까요?

 

안나는 폐쇄된 정거장에서 슬렌포니아 행성계로 가는 우주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안나의 아들과 남편은 오래 전에 지구에서 슬렌포니아로 이주했습니다.

슬렌포니아 행성은 워프 항법으로 여러 해가 걸려 도착하는 곳이니다. 워프 항법은 공간을 일그러뜨려 4차원 상의 두 점 사이 거리를 단축시켜서, 광속보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웜홀 통로의 발견으로 슬렌포니아 행성으로 가는 우주선은 더 이상 운항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웜홀 통로에 비해 워프 항법은 경제성과 안전성이 떨어졌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웜홀 통로를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우주에 존재하는 통로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슬렌포니아로 가는 웜홀 통로는 없었습니다.

 

안나는 왜 가족과 함께 슬렌포니아로 이주하지 않았을까요? 안나가 연구하던 딥 프리징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딥 프리징 기술은 인간을 냉동 수면 상태로 만들었다가 해동하면 모든 신체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기술입니다.

신체를 그대로 냉동하면 체액의 부피가 늘어서 내부 장기가 다 파열됩니다. 안나는 채액이 부피 변화 없이, 생체학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는 냉동방법을 연구한 겁니다.

 

경제적 효율을 우선시하는 우주 연방의 일방적 통보로 슬렌포니아로 가는 우주선 운행중단 예정 공고가 났지만 안나는 연구에 몰두하는 바람에 듣지 못합니다. 저도 일에 몰두하다 보면 정신이 현실을 이탈하는 경험을 종종 하기 때문에 안나가 이해갔습니다.

다행히 안나는 슬렌포니아행 마지막 우주선이 출발하는 날짜를 알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우주선을 놓치고 맙니다. 인생은 예정대로 흘러가지 않는다지만 참 안타까웠습니다.

 

안나가 정거장에 찾아온 초면의 남자에게 말하지요.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거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

"물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이미 다 죽었겠지."

안나는 오늘 아침 식사의 메뉴를 회상하는 어조로 말했다.

"그래도 가보고 싶은 거야. 한때 내 고향이 될 수 있었을 행성을. 운이 좋다면, 남편 옆에 묻힐 수도 있겠지."

 

사실, 남자는 안나를 지구로 데려가는 임무를 맡았던 건데요. 폐쇄된 우주정거장을 철거해야 하는데 안나 때문에 손을 쓸 수 없었던 겁니다.

안나는 자신이 개발한 딥 프리징 기술로 백 번이 넘게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백 일흔 살이 되었습니다.

남자는 안나를 무사히 지구로 데려 갈 수 있을까요?

 

저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읽으며 니체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나는 불가능한 그 무엇에 도전하다 파멸한 자를 사랑한다.’ 그래서 이 소설의 부제를 불가능을 도전하게 하는 그리움이라고 지어 봤습니다.

 

우주연방의 경제적 효율성 우위 정책 때문에 안나는 이산가족이 되었습니다. 작가는 경제적 효율성 때문에 소수의 권리는 희생되어도 좋은가 묻는 거 같습니다.

 

소설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떡밥을 깔아 놓고, 흥미로운 미래 기술을 슬쩍 보여줘서 신나게 합니다. 그러나 다 읽고 남는 정서는 그리움과 기다림이라는 아날로그적 따스함입니다. 작가가 타고난 이야기꾼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분은 안나 같은 그리움의 대상이 있나요?

솔직히 저는 폐쇄된 정거장에 홀로 남아 백 번 넘게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백 일흔 살이 되도록 그리워할 대상은 없습니다. 그래도 추억이 깃든 음악이 습격하는 순간, 소환되는 그리움은 있는데요. 어느 날 문득, 잊고 있던 기억의 저편에서 슬며시 다가오는 그리움은 반갑습니다. 그러나 닿을 수 없는 대상을 향해 매일매일 솟아나는 절절한 그리움은, 고통인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절절한 그리움의 고통을 온몸으로 통과한 후 잘 살아남은 올리브나무였습니다.

▼ 오디오클립 듣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불가능에 도전케 하는 그리움 (by 올리브나무)

저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읽으며 니체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나는 불가능한 그 무엇에 도전하다 파멸한 자를 사랑한다.’ 그래서 이 소설의 부제를 ‘불가능을 도전하게 하는 그리움’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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