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역에 간다는 건, 내게 있어 일상을 벗어난다는 뜻이고, 곧 반가운 만남을 한다는 뜻이다.
고려 태조 때에 최초로 원주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원주역은 1940년 4월 1일에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1950년, 전쟁으로 역사가 소실되었으나 1955년 역사를 재건했다.
2020년 3월부터 원주~동해간 일반 열차 운행을 개시했다. 운행횟수는 누리로 5회, 무궁화호 1회이다.
2020년 12월 서원주~제천간 복선화 공사가 완료되면 원주역은 신역사로 이전할 계획이다.
원주역 주변 경관은 7~80년대가 연상된다. 그 시대로 타임 워프한 거 같아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지금도 한적한 느낌인데 신역사로 이전한 후 폐쇄될 원주역은 어떤 느낌이 들는지.
작년에 서울 사는 친구랑 원주 중앙시장을 구경하고 친구를 배웅하러 원주역으로 걸어갈 때였다. 길치인 나는, 길찾기 앱을 켜고도 도로를 잘 못 접어들었다. 불 밝힌 커다란 유리방에 바비 인형 같은 여인들이 앉아 있었다. 아직도 이런 거리가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안쓰럽기도 불쾌하기도 무섭기도...... 복잡한 감정이 일었다.
원주역 급수탑 - 국가등록문화재 제138호
원주역 급수탑은 중앙선을 운행하던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급수탑 맨 꼭대기에 물탱크가 있고 그 아래로 물을 끌어올리는 펌프 시설이 있었다. 꼭대기에는 환기창이 4개 있는 등 1940년대 급수탑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1950년대에 디젤기관차가 등장하면서 사라졌지만, 근대화 과정에서 중요한 기능을 한 증기기관차 관련 철도 시설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등록문화재 제138호로 제정되었다.
원주역을 마주 서서 바라볼 때 오른쪽에 위치한 CU 버스 정거장에서 100m 거리에 ‘원주 투어 버스’가 정차한다.
원주 투어 버스는 일일승차권으로 원하는 관광지에서 자유롭게 승하차하는 버스로 원주 관광지를 일일 승차권 구매로 다닐 수 있다.
승하차하는 곳은 [1. 터미널 2. 만종역 3. 동화역 4. 간현관광지 5. 레일바이크
6. 오크밸리 7. 뮤지엄산 8. 터미널 9. 강원감영 10. 전통시장 11. 원주역] 이다.
어느 분의 댓글.
‘맨날 ktx만 타다가, 무궁화호 타보니, 운임요금이 3배 이상인, 그 이유를 알겠숴!
무궁화호 영동선 vs ktx 경부고속선 비교...
속도는 약 3배 느린 수준, 소음도 약 3배 많은 수준, 정차역 약 3배 많은 수준,
그래서,
가격은 약 3배 저렴 수준..ㅋㅋ’
바로 이래서 내가 원주역 무궁화호를 좋아한다. 7~80년 대 감성 물씬.
내가 원주역을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여행이 고프기 때문인 거 같다. 기차역은 여행의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르니까.
미혼일 때는 기회가 닿는 대로 멀든 가깝든 여행을 다니곤 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니 여의치 않았다. 남편은 주말마다 평창 주말주택에 가길 원했다. 주말의 전원생활도 괜찮을 줄 알았다.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라면 어디든 천국일줄 알았다. 주말마다 나들이 가는 기분일 줄 알았다.
아무리 새로웠던 것도 자꾸 반복되면 그저 평범한 일상이 되어 버린다.
주중에 직장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싶은데, 전원주택은, 기본 살림에 밭농사까지 더해진, 극한 노동의 장소가 되었다. 내게 전원은, 가끔씩 초록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공간이면 족했다. 손에 흙을 묻히며 땀으로 옷이 흠뻑 젖는 밭일은, 쉽지 않았다.
많이 버거워 하자 남편은 동행을 강요하지 않았고 나는 주말마다 원주에서 자유부인이 되었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왜 사람들이 3대가 덕을 쌓아야 주말부부가 된다고 하는지를. 주말만 혼자 지내게 되었지만 그 시간은 오롯이 홀로 있을 수 있는, 참으로 평화롭고 충만한 시간이었다.
물론, 일요일 저녁 6시 즈음에는 된장찌개에 생선, 나물로 저녁을 준비해서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곤 했다. 남편 차 소리에 뛰어나가 진심과 거짓이 적당히 섞인 멘트를 날렸다.
“오빠앙~ 어솨요~!! 넘나 보고 싶었어요~!!”
점잖은 남편은, 그런 빈 말을 싫어한다고 했지만 승천하는 광대뼈를 숨기지는 못했다.
소소한 일상을 행복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일상을 벗어나 다른 공기를 숨 쉬는 것이, 내게는 꼭 필요하다.
과장하자면, 원주역은 ‘일상과는 다른 공기’가 희박해진 내 삶에, 산소 공급소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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