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주에서 가 본 추어탕 집은 세 군데입니다. 복 추어탕, 대복 추어탕, 원조 남원추어탕.
며칠 전 저녁, 도반(남편)과 원조 남원추어탕집에 다녀왔습니다.
가을 햇빛이 비스듬히 기울기 시작한 시각에 15분 정도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입구에 ‘저희 업소는 남원추어탕 체인점이 아닌 원조 남원추어탕 독자브랜드입니다.’란 안내문구로
주인장의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식약처에서 건강음식점으로 지정된 집입니다.
원조 남원추어탕은 전국에 택배도 가능합니다.
여주에서 국내산 미꾸라지 양식을 40년 넘게 한, ‘자연담수’에서 직접 미꾸라지를 공급받아 쓰고 있습니다.
갈탕(갈아 만든 추어탕) 2인분과 추어튀김 소(小)자, 막걸리를 주문했습니다. 추어우렁탕, 추어탕수육, 추어 일반 돈까스, 치즈단호박 추어돈까스, 추어떡갈비, 추어물만두, 추어군만두 등 독창적인 메뉴도 있습니다.
뚝배기에 푸짐하게 담긴 추어탕과 솥밥이 서빙 되었습니다. 솥밥을 제공된 밥그릇에 담은 후 물을 부어 놓았습니다. 저는 직접 끓이면서 국물을 많이 졸인 후 진하게 먹는 방법을 좋아하는데 미식가인 도반은 남원추어탕이 입맛에 맞다고 합니다.
생부추를 푸짐하게 주는 게 마음에 듭니다. 산초가루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장운동을 활발하게 해주니까 많이 넣는 편입니다. 산초 향은 호불호가 강하게 갈립니다.
추어튀김은 깻잎에 아주 적은 양의 추어를 싸서 튀긴 겁니다. 튀김이니까 아삭하고 고소합니다. 그런데 기름이 신선하지 않습니다. 기름 쩐 내(산폐)가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깔끔하고 신선한 기름 맛은 아니었습니다.
시원한 막걸리 한 모금 꿀꺽 마시고 고소한 튀김 한 입 베어 물며
익살스런 웃음과 함께 엄지를 척! 치켜세우자 도반이 장비 같이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뜨거운 추어탕을 훌훌 떠 먹으니,
학생 때 배운 윤오영님 수필 '방망이 깎던 노인'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 추탕에 탁주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도반이 말했습니다.
“외식하니까 아주 좋았지? 한 달에 한 번은 건강 맛집 찾아다니자~”
도반의 철저한 치병을 위해 외식은 자제해야 하는데... 건강 맛집은 괜찮을 거 같기도.
“이렇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치병 잘 하는 오빠가 참 많이 존경스러워.
덕분에 난 근심 없이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할 수 있잖아. 참 감사한 일이에요~”
매일 아침 기도와 명상 시간에 온유하고 겸손한 도반(남편)을 상상하며 축복합니다.
사랑과 생명에너지가 충만하여 건강하게 농사짓고,
의료 사각지대 시골에 약국을 열어 흰 가운을 입고 봉사하는 모습도 생생하게 상상합니다.
요즘 도반은 자기애성 성격이 많이 순화되어 따뜻한 언행을 하곤합니다.
진작에 ‘기도와 명상’을 열심히 할 걸 그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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