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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뮤비가 소환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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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유튜브로 볼린저밴드를 이용한 주식 매매 영상을 보다가 중간 광고가 떴다.

황정민, 경수진이 나오는 걸 보고 영화 광고인가 싶었다.

임창정의 신곡 별거 없던 그 하루로뮤비였다.

 

시선이 붙박인 채 약하게 감전된 듯 꼼짝할 수 없었다.

아주 가아-,

뮤즈의 습격에 속수무책 무장해제 되곤 한다.

그런 날엔,

같은 노래를 듣고 듣고 또 듣는다.

공부도 살림도 잊은 채 내 마음은 먼 곳을 떠돈다.

 

 임창정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뮤비 보기

 

낮고 잔잔한 피아노 연주에 얹히는 호소력 짙은 임창정의 목소리.

아득하고 아스라한 현악 선율. 

‘......

어쩌다 그댄 떠나쓰을까아

나만이 그 이유를 모올라써어

그대와 함께 나누었던 별거 없던 그 하아루로

눈만 가아므면 가아-이써요

 

그토록 넘치게 채우던 사랑도

그 이별도 눈물도

모두 비우니 그대만 나믄걸요

 

그렇게 날 아프게 한 당신이 더 힘든 걸 알았다면

그리 부질없는 미운 가슴 끌어으안고

그댈 보내쓰을까------

그대와 함께 나--었던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눈을 가암고 떠날 거예여어어어

......’

 

 임창정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뮤비 이야기

 

‘1년 전 글을 쓴다고 강릉 바닷가로 내려간 아내(하지원)가 사고로 운명을 달리했다.

(황정민)는 바쁘다는 핑계로 한 번도 아내의 작업실에 내려와 본 적이 없었다.

아내의 장례식장.

낯선 남자(고경표)가 아내의 영정사진 앞에서 오열 한다.

 

처음 들르는 아내의 작업실. 테이블 위에 찻 잔 두 개. 남자 외투.

낯선 이의 흔적을 좇아 찾아든 집에서 아내의 초상화를 발견한다.

화가가 대상을 얼마나 사랑했기에, 그림이 된 아내는, 고아하게 빛난다.

 

황정민 : 알고 계셨나요?

경수진 : 뭘요?

황정민 : ......

경수진 : (시니컬한 코웃음) 두 사람 관계요?

황정민 : (선생님 앞에서 변명하는 아이 같은 말투로)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임창정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뮤비가 소환한 기억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 나오는 불륜 이야기.

끊임없이 변주되는 걸 보면, 인생 최대 사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실험에 따르면 배우자의 불륜은

배우자의 사망과 맞먹는 수준의 스트레스를 준다고 한다.

 

아주아주 오래 전.

나의 미숙함으로 헤어지게 된 류(가명).

이별 후 1년 쯤 지났을 때, 홀연히 내 앞에 나타났던 그.

그가 결혼을 앞두고 확신이 없어서 방황 중이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IT 강국에 살았기에 클릭 몇 번으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내가 알 필요도 없었고, 보고 싶지도 않았던,

그의 결혼식 날짜를 알게 되었고, 그의 아내 될 사람 사진을 보고 말았다.

그리고 불쑥 든 생각.

그와 살면서 불륜녀를 보는 것이 더 괴로울까,

그가 다른 이와 사는 걸 보면서 불륜녀가 되는 것이 더 괴로울까.

둘 다 감당 못할 괴로움일 것이었다.

 

천상의 기쁨과 충만한 합일을 경험하며 사랑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이와 행복한 사진을 보는 건,

맞물려 돌아가는 예리한 톱니바퀴에 심장이 끼여 갈갈이 찢기는 고통이었다.

영혼이 산산이 파괴되어 가루가 되고 검은 재가 되는 경험이었다.

 

일 년 전 과거에만 머물러있었다면 좋았을 사람.

초대하지 않았는데 나의 현재로 걸어 들어 와

내 삶을 처참히 교란시킨... 그를, 웃으며 추억하기 까지,

오랜 세월이 흘러야했다. 

 

임창정 별거 없던 그 하루로 뮤비에서

황정민과 경수진이 배우자의 불륜을 처리한 방식이, 아름답다.

 

불륜은, 한 사람의 영혼을 파괴시킬만큼 끔찍한 위력이 있다.

어쩔 수 없었다면, 제발 들키지나 말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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