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유대계 네델란드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인 『안네의 일기』는 너무 유명해서 읽지 않았지만 읽었다고 생각되는 책 중 한 권입니다.
저의 셋째 언니는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는데요. 저는 먹을 수도 없는 책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청소년기 필독서인 『안네의 일기』를 읽지 않았지요.
저는 삼십대 후반부터 독서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실연의 상처로 머리가 어떻게 됐던 걸까요. 실연은 시련이지만 아픈 만큼 성숙하기도 합니다.
안네 같은 딸이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삼십대 후반의 저는, 사랑타령을 하고 있었는데, 13살의 꿈 많은 소녀 안네는, 나치스의 핍박을 피해 네델란드에서 은신처 생활을 합니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대화도 숨죽여서 해야 하며 씻는 것, 먹는 것, 배설 행위 모두 제한된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안네 프랑크는 192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서 넉넉한 은행가였던 오토 프랑크와 에디 트 프랑크의 둘째 딸로 태어납니다. 안네에겐 언니 마르고트 프랑크가 있습니다.
유대계 독일인이었던 오토씨는 나치스의 유대인 박해가 시작되자 1933년에 가족들을 데리고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합니다. 그러나 네델란드도 독일군에 점령당했고 미국이나 영국으로 망명하려다 실패합니다. 때문에 급하게 은신처 생활을 시작합니다.
『안네의 일기』는 안네가 13살(한국 나이 14살) 생일 선물로 받은 일기장에 ‘키티’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키티에게 보내는 서간문 형식으로 쓰였습니다. 사용한 언어는 독일어입니다.
일기는 1942년 6월 14일 일요일에 시작되어 1944년 8월 1일 화요일에 끝납니다. 이후 은신처가 발각되어 유대인 포로수용소로 끌려갔고 안네는 1945년 3월 초, 열여섯 살의 생애를 마감합니다.
『안네의 일기』에서 한참 민감한 사춘기 소녀의 솔직한 마음과 감정, 느낌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문장력이 매우 훌륭합니다. 안네가 키티(일기장)에게 자신이 취미를 소개하면서 가장 먼저 ‘글쓰기’라고 했으며 장래 희망은 작가나 기자였습니다. 안네는 아주 훌륭한 작가되었네요.
안네는 비록 갇혀 지낼지라도 자유로운 몸이 됐을 때를 상상하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은신처 창문 커튼 뒤에 숨어서 거리에서 유대인들이 잡혀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언니 마르고트와 함께 은신처 생활을 하게 된 또래 페터가 꿈이 없는 것에 대해 개탄하기도 합니다.
‘나는 저 혐오스러운 ’쉽고 편하다‘는 말을 개뜨릴 이론은 없을까 하고 요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편하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얼마나 사랑을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게 하는가를 어떻게 하면 페터에게 알려 줄 수 있을까요?’
안네가 혐오하는 ‘쉽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이 아줌마는 반성합니다...
엄마와의 갈등이 극에 달해서 키티에게 엄마의 험담을 잔뜩 늘어놓습니다. 일 년 후의 일기에는 어떻게 자신이 그렇게 험담할 수 있었나 반성하면서 엄마와의 관계가 호전되었다고 기록하지요. 1년 사이 마음의 키가 자란 겁니다.
함께 방을 쓰게 된 50대 의사 듀셀씨와 탁자 쓰는 문제로 다툼이 일었습니다. 안네가 일주일에 단 두 번,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만 쓰겠다고 했지만 듀셀씨는 양보하지 않습니다. 자신은 일을 해야 하는데 안네가 그리스로마 신화를 본다느니 뜨개질이니 독서니 하는 것은 일이 아니라는 거지요. 안네 역시 포기하지 않고 계속 협상 시도를 합니다.
‘그의 악담은 끝없이 계속되더니 나중에는 무서운 폭포가 되어 마구 쏟아지는 바람에 귀가 따라가기 힘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나는 도중에 듀셀 씨의 따귀를 힘껏 때려 줄까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을 고쳐 이렇게 나 자신을 타일렀습니다.
‘진정해! 이런 사람에겐 그렇게 화를 낼 가치도 없으니까.’ ’
질풍노도의 열네 살 소녀가 이렇게 성숙한 태도를 보이는데, ‘분노조절장애’가 의심스러운 어른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겠습니다.
‘듀셀씨의 따귀를 힘껏 때려 줄까’ 생각했다는 안네의 글을 보면 그녀가 얼마나 고집이 세고 꺾이지 않는 의지를 지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안네와 함께 생활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안네가 꿋꿋하게 엄마와 언니를 챙기며 남겨 둔 빵 조각도 허기진 사람에게 아낌없이 나눠주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나치스의 삼엄한 감시 아래, 안네 가족과 듀셀씨, 판단 씨 가족 등 8명을 은신처에 숨겨준 사람들은 참 존경스럽습니다. 그들은 목숨 걸고 나치스의 눈을 피해 식료품과 생필품을 조달해 주었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코프하이스, 미프, 엘리, 포센입니다.
나치스에 발각되어 끌려간 자리에서.
오토 프랑크 : 코프하이스씨,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당신 곁에 앉아 있기가 괴롭소. 저의 이런 마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코프하이스 : 무슨 말씀을...... 나는 후회하지 않소.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있다면 나는 기꺼이 당신들을 돕겠소.
『안네의 일기』는 전쟁에서 홀로 살아남은 안네의 아버지에 의해 네델란드에서 출판되었고 전세계 사람이 읽는 명작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에 징징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안네를 생각하면......
EBS ‘위대한 수업’ 중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인류 진보의 역사’를 시청했습니다. 그는 돈도 경제도 국가도 허구라고 말합니다. '‘국가’나 ‘민족’이라는 허구를 앞세워 전쟁하는 것은 옳은 것인가?' 전쟁에서 국가는 도구며 허구이기에 고통 받지 않습니다. 고통은 고스란히 실체인 인간이 겪는 것이죠. 그러니 어떤 미친 권력 지도자가 국가 존립을 앞세워 전쟁을 일으키려고 한다면? ......
“지난 역사를 볼 때 인류는 점점 강력해졌다. 미래의 인류는 신의 능력에까지 다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만이 많고 괴로운 신이 될 것이다.” - 유발 하라리
『안네의 일기』의 읽기는 청소년 필독서 이면서 모든 이의 필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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