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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신경숙 꽁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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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리브나무입니다.

소설가 신경숙님의 짧은 소설 모음집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문학동네 출판)를 소개합니다. 신경숙님은 중편 겨울 우화로 문예중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습니다. 저는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을 읽으며 작가 특유의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에 매료되었더랬죠.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마음이 저릿해지기도 했지요.

 

신 작가는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 한국 문학상을 거의 모두 받았습니다. 외딴방으로 프랑스의 비평가와 문학기자 들이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Prix de l’inapercu)’, 엄마를 부탁해맨 아시아 문학상(Man Asian Literary Prize)’을 수상했습니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표지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그간 제가 읽었던 작가의 장편소설과 결을 달리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오래전 어느 밤, 말간 밤하늘에 동그랗게 뜬 달이작가를 내려다 본 날을 회상합니다. 달을 한참 올려다보니 달이 말하더랍니다. ’글 좀 재밌게 쓸 수 없냐. ‘무안하게도달이 타박하는 통에 쓰게 된 스물여섯 편의 이야기 모음이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묶여 출간되었습니다. 그래서 묵직한 울림이 아닌 일상의 유머와 재치와 위로를 녹인 꽁트집이 탄생되었네요.

 

작가의 말을 더 들어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글쓰기의 방향을 전면적으로 그쪽으로 옮겨갈 수는 없다. 첫째는 나의 능력 부족이고, 둘째는 나는 삶의 변화나 재발견 속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것은 끝이 어찌 되리란 것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그 허망함을 등에 진 채로 기어코 저 너머까지 가볼 수밖에 없는 우리의 유한한 행보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의 끝은 영면永眠일진대, 그것을 .. .. .... . .... .. . .. ... . .... .. ... .. ... ... ..’......

 

오래전 인문학 강의에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강사는 시지프스(시시포스)가 위대한 이유에 대해 말했습니다. 죽음의 신을 속인 형벌로 시지프스는 커다란 돌을 하데스 높은 언덕 위로 굴러 올리는 형벌을 받습니다. 문제는 힘들게 굴려 올린 돌이 다시 굴러 떨어지는 것이죠.

시지프스 이미지가 실린 책 표지

 시지프스는 돌이 다시 떨어지리라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굴려 올리죠. 그는 언덕 정상에 서서 돌이 굴러 내려가는 것을 바라보겠지요. 그리고 묵묵히 언덕을 걸어 내려와 다시 돌을 굴려 올립니다. 그것이 자신의 운명임을 받아들이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겁니다. 신의 형벌이었고 신의 손바닥 안에 있으니 저항도 도망도 소용없습니다. 알베르 카뮈는 저서 <시지프 신화>에서 시지프스가 이 형벌을 내린 신에게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형벌을 즐기는 것뿐이다.’라고 말합니다.

눈뜨기 쉽지 않은 아침에는, 시지프스의 의연함을 생각하곤 합니다.

 

스물여섯 편의 이야기가 모두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닙니다^^ 그래도 대체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목 하느님의 구두이야기에는 고흐가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고흐는 불운하고 고독한 천재 화가였을 뿐만 아니라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거지요. 고흐의 '영혼의 편지'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돈을 좇지 말고 열정을 따르라는 메시지도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중

 

제목 모르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를 전자책으로 들으며 저는 그건 너무 했지!” “어떻게 그렇게 무심할 수 있어?” “... 정말 이기적인 x같으니라고.” 소리 내서 말했습니다.

 

이야기 속 화자는 사춘기 시절 학업을 위해 대처로 나가야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을 더 갖고 싶어서 다시 도시로 돌아올 때는 늘 밤기차를 탔지요. 시간도 정확히 기억합니다. 1157분 상행선 열차였지요.’

어머니는 항상 역까지 배웅했고 화자는 당연히 여겼습니다.

 

그때의 풍경이 내 기억의 어디쯤에 그대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나를 태운 기차가 기적을 울리며 출발하면 어둠 속의 플랫폼에 홀로 남아 있던 어머니의 모습이요.’

 

화자는 이제 가정을 이루어 어머니 댁에는 자주 가기 않습니다. 화자의 기억은 거기까지였는데 어느 날 아침, 브레히트의 시를 읽고 나서야 기차역에 홀로 남겨진 어머니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시를 읽는 동안 그때 기차가 떠난 자리에 남아 있던 어머니는 어떻게 집에 돌아가셨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나더군요. 거의 삼십 년 만에요.’

 

어머니의 집과 기차역은 십 리는 족히 떨어진 거리입니다.

나를 태운 기차가 떠난 후 자정이 다 지난 그 시간에 어머니는 혼자서 역을 빠져나가 그 산길과 논길을 걸어서 집에 가셨던 것일까? 삼십 년이 다 지나 나에게 찾아온 그 질문은 벼락같은 것이었지요.

어머니는 정녕 그 어둠 속을 홀로 걸어가신 것일까? 그때의 젊은 어머니는 그 밤길을 무슨 생각을 하며 걸어가셨을까요. 집에 도착했을 때쯤 아마도 어머니의 신발은 밤이슬로 축축이 젖어 있었을 테지요. 그 신발을 벗으며 또 무슨 생각을 했을지. 어머니 곁을 떠나온 후 십여 년 동안 계속되던 기차역에서의 어머니와의 작별. 그때마다 어머니가 홀로 걸어가야 했을 그 밤길을 어떻게 이제야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 내가 미워졌습니다.’

 

화자에게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에 대한 깨달음을 준 시로 책 소개를 마칩니다.

 

나의 어머니 -------------------- 브레히트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이야기 속 화자에게 하던 비난은 제가 들어야할 말이기도 합니다.

무심한 막내딸이 오늘은 친정에 안부전화 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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