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유희열님의 ‘시’인 듯 ‘시’는 아닌 시집 같은 산문집 『밤을 걷는 밤』(위즈덤 하우스 출판)을 읽었습니다. 주방일을 하면서 듣고 나서 너무 마음에 들어서 눈으로 한 번 더 읽었습니다. 마음을 촉촉하게 하는 유희열님의 감성과 아름다운 문장들에 매혹되었습니다. 하루만에 1청 1독 할 정도로 글밥이 적습니다.
『밤을 걷는 밤』은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밤을 걷는 밤〉을 ‘프로 산책러’ 유희열의 느낌과 생각과 경험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목차만 읽어도 어떤 느낌인지 아실 겁니다.
프롤로그 언젠가는 사라질 풍경이라면
마음과 기억의 시차를 맞추는 시간 _종로구 청운효자동
느리게 걸어야만 겨우 보이는 풍경들 _용산구 후암동
비 오는 밤, 성곽길을 걷게 된다면 _중구 장충동
우리, 명동 산책 갈래? _중구 명동
엄마에게 걸음으로 부치는 밤 편지 _홍제천
길은 언제나 삶을 가로지른다 _관악구 청림동
산도 인생도, 잘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_동대문구 천장산 하늘길
도시의 혈관이 지나는 골목에서 _행촌동~송월동
산책의 끝은 언제나 집 _강남구 압구정동
빛과 물과 가을이 쉼 없이 노래하는 밤 _성동구 응봉동
모든 뻔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_송파구 방이동
기억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지켜낸 동네_성북구 성북동
옛것과 새것이 뒤엉킨 시간의 교차로 _종로구 종로
각자의 치열함이 빛을 내는 거리 _종로구 창신동
시시한 이야기가 그리운 밤에 _홍대입구~합정동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_영등포구 선유도공원
삽입된 일러스트, 인스타 감성의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는 아름다운 산문집입니다. 작가는 “익숙한 동네도 밤에 걸으면 전엔 전혀 몰랐던 게 보인다”고 말합니다. 방송에서 보는 유희열님의 눈빛은 날카롭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니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도 반짝이는 감성을 섬세하게 길어올리는 것이겠지요. 그런데요. 이 감성이 외양과 다르게 몽글몽글 따뜻한 겁니다. (작가의 외양이 차도남 같다는 건 개인 견해일 뿐입니다.)
저는 작가와 다른 의미에서 밤에 걸으면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합니다. 심한 길치라서 밤과 낮의 거리가 다르게 보이고 갈 때와 올 때의 거리가 다릅니다. 저만큼 길찾기 앱의 유용함을 누리는 분도 흔치 않을 겁니다. 나무나 바위, 별을 보고 길을 찾아야 하는 시대에 태어났으면 길 잃고 방황하다가......^^;
저는 책 속 아름다운 문장들을 일일이 타이핑했습니다.
그 중 몇 문장을 소개하며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세상을 향해 뜨겁게 일렁이던 마음의 파랑이 온통 시원한 물소리뿐인 어둠 속에서 잦아든다.
만월은 물 위를 걷고,
나는 그 곁을 따라 걷는다.’ - 홍제천변을 걸으며
‘꽃송이들이 만개한 자리마다
내 마음도 열린 그대로 활짝 피어난다.’ - 서민동네 화분에 만개한 분꽃과 마음이 넉넉한 슈퍼 주인을 보고
‘추억 속의 놀이기구를 눈앞에 두니
주책없이 가슴이 콩닥거렸다.
아저씨가 됐어도 마음엔 아직 피터팬이 살고 있나 보다.’
- 롯데월드 놀이기구를 보고
‘어디선가 농롱한* 풍경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 나목에 풍경을 매달아놓았다.
이 풍경 덕분에
겨울바람이 보인다.
겨울바람이 들린다.
맑고 곱게 밤을 연주하는
겨울바람의 부드러운 춤을
오래도록 감상했다.’
유희열님의 『밤을 걷는 밤』은 제 감성을 제대로 일깨워준 책입니다. 일상의 쉼표가 필요한 분께 일독을 추천합니다.
*농롱하다
1. (빛이) 조금 희미하고 어둡다.
2. 서로 부딪쳐서 나는 소리가 매우 맑다
3. 아름답고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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