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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는 유전자 탓일까? 바소프레신 수용체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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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들은 보통사람보다 바소프레신 호르몬이 적다고 한다.

2004년 미국 애모리대 과학자들이 들쥐를 대상으로 ‘여러 들쥐와 교미하는 들쥐’와 ‘한 마리 들쥐와 교미하는 들쥐’의 차이를 연구했다. 여러 들쥐를 전전하는 들쥐는 ‘바소프레신’ 호르몬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이 난봉꾼 들쥐에게 바소프레신 호르몬을 주사하자 일편단심 들쥐로 변했다고 한다.

2008년 스웨덴의 한 연구소는 스웨덴 쌍둥이 500쌍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바소프레신 분비를 관장하는 ‘바소프레신 수용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결혼 후 위기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유전자가 정상인 사람의 2배가 넘었다. 정상 유전자의 결혼 위기 경험 비율은 15% 정도인데 반해, 바소프레신 호르몬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은 33%에 달했다고 한다.


‘타고나길 그런 거니 어쩔 수 없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짝이 있는데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 건 교통사고 같은 일이었다......’ 변명도 참 가지가지다.

“누구든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로 쳐라.”는 말씀 앞에 입을 다물어야겠지만......

상대적으로 순수하고 진심이 통하는 이십 대와 달리 서른 중반이 넘어서면 아는 게 많아져서 머릿속에 계산기가 자동 장착된다. 상대의 차림새, 대화수준을 통해 견적이 나와 버리는 것이다. 성능 좋은 계산기로 견적을 뽑았으면서 왜 속을까? 자기 욕심에 눈이 멀어서 그렇다.
“이렇게 예쁜 장미가 왜 나에게 까지?” - 이지훈 변호사(‘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저자)
“재력 좋고 인물 좋고 능력 좋고 다 좋은 사람이 나를 좋아하면? 사기꾼일 확률이 높아요. 내가 재력 좋고 인물 좋고 능력 좋은지 생각해 봐요.” - 법륜스님

이 상대 저 상대 눈치 보며 바람 피는 찌질한 양아치는 열외로 하자. 아주 오래 전, 싱글모임에서 재력, 인물, 매너, 능력 모두 갖춘 사람들이 한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보다 모임 자체를 즐기는 걸 본 적이 있다. 좌중에서 그들과의 대화는 무척 즐거웠다. 모임 회장과 친분이 있다 보니 걱정스런 경고도 들었다. ‘00이가 관심을 보여도 거리를 둬라. 사귀다 헤어진 여자가 셀 수도 없다..........’

싱글 모임에서 본 저스트(가명)의 첫인상은 흰 피부와 자연스런 컬의 헤어스타일로 귀공자 느낌이었다. 처음 그를 본 날, 그가 예쁜 여자 회원과 둘이 먼저 나가는 것을 봤다. 저스트는 모임에서 가평 나들이 갈 때, 렉서스 SUV를 몰고 나타났다. (카 푸어인지 알 수 없으나 좋은 차를 보면 머릿속 계산기는 호감에 많은 가산점을 준다.) 어쩌다 보니 그와 한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나 : 싱글로 오래 지내다보면 혼자 사는 게 더 편해진다고 해요. 그런 거 같으세요? 어떤가요?
저스트 : 저는 혼자가 더 좋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회원 1 : 마지막 연애는 몇 년 전에 해봤어요?
저스트 : ...... 1년 전쯤?
회원 2 : 어떤 여자가 좋아요?
저스트 : 그냥...... 나를 많이 사랑해주는 여자요.
나 : 나를 많이 사랑해주는 여자면서 또 어떤 면이 있으면 좋겠어요?
저스트 : 그냥...... 서로 많이 사랑하는 사이면 다른 건 상관없어요.

뭐 이런 순정파가 다 있나! 이십대라면 순정에 좋은 점수를 주겠다만 마흔을 바라보는 남자가 “사랑밖엔 난 몰라~”라는 건 내 기준에서 마이너스였다.

나 : (유머를 던질 때의 장난스런 표정과 어투로) 저스트님, 송강호처럼 말해 볼께요. ‘밥은 먹고 다니냐?’

저스트를 포함해서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나 : 어린 아이가 엄마 사랑을 갈구하듯 사랑을 찾는 거 같아요. 이 세상에 엄마같이 사랑해 줄 여자는 없어요~ 귀공자처럼 생기셔서 엄마 사랑 듬뿍 받으셨지요?
저스트 : ...... 엄마 얼굴 기억 안나요.

순간 너무 미안해서 얼음이 되어 버렸다. 내 입을 찰싹찰싹 때려주고 싶었다. 미안한 마음에 저스트의 말을 더 잘 들어주고 음식이며 디저트며 그의 앞으로 더 많이 챙겨주었다.

후에 모임 회장이 저스트도 바람둥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저스트가 찾아 헤매는 건 여자의 사랑이 아니라 받아 본 적 없는 엄마의 사랑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 사람이랑 제대로 연애하는 것도 에너지가 많이 들었고, 한 사람이랑 사는 것도 기력이 많이 들어서, 양 다리, 문어 다리는 능력 밖의 일이다. 때문에 상상도 해 본 적이 없다.

누군가는 일부일처라는 지키기 힘든 룰을 만들고 그걸 지키려고 쩔쩔매는 인간 군상이 웃프다고 말했다.

이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다.
바람 핀 상대 때문에 죽을 만큼 고통 받는 심장과 영혼과 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계가 발명된다면?
그 기계를 통해 상대의 처절한 고통을 바람 핀 사람이 볼 수 있다면... 더 나아가 그 고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면... 바람이 많이 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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