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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햇빛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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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종종 기운이 가라앉곤 했다. 도반(남편)은 나이 들어 그런 거라며 건강한 먹거리와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잔소리강조했다.

 

밝고 따사한 햇빛을 쬐면 기운이 날 거 같아 햇빛 사냥을 나섰다. 통유리로 햇살 가득 비쳐드는 베이커리카페 브레드105로 향했다. 버터 풍미 가득한 시오 빵과 고소한 원두 향의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실 참이었다.

 

콘크리트 건물들의 그림자를 피해 양지바른 길로 20여 분 걸어 도착한 브레드105에는, 햇살이 비쳐들지 않는다. 오전과 달리 오후 2시가 지난 카페는 길 건너 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햇빛 사냥에 실패한 후 발걸음을 돌렸으나 정처가 없다. 오후 2시가 지난 시각에 햇살이 내리쬐는 카페를 찾아 헤맨다. 피를 찾아 헤매는 뱀파이어가 생각난다. 뱀파이어의 갈증은 생존을 위한 것이기에 햇빛에 대한 나의 목마름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다.

 

누나. 나는 흐린 날에는 기운이 안 나. 광합성을 해야 하거든.’ 유독 잊혀 지지 않고 불쑥 생각나곤 하는 민재(가명)의 말.

 

드디어 찾았다. 오후 240분 녘, 햇살 눈부신 카페.

햇살 가득한 카페

 

준비해 간 텀블러에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받았다. 카페에 비치된 책 중 한 권을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카페에서 읽으려고 준비해 간 ‘NFT 레볼루션은 꺼내지 않았다. 오비이락을 염려하는 소심함 때문이다.

 

해가 기운을 잃어가는 5시쯤 카페에서 일어선다.

............

햇빛 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 이 상의 자전적 소설 실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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