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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왜 나는 종종 말을 막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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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의 ‘출장십오야’와 ‘달려라 방탄’이 협업 방송을 한 적이 있다. 방송에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각자의 단점을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RM(김남준, 준트리버) - 사람이 좀 덜 된 거 같아요.
진(김석진, 맏내) – 생각이 별로 없어요.
슈가(민윤기, 애옹이) - 체력이 부족해서 자주 집중력이 떨어져요.
제이홉(정호석, 호식이) - 혼자 있을 때 말이 없어서 부모님이 걱정해요.
(혼자 있을 때 말을 많이 하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집에서 말이 없다는 걸로 이해~)
지민(박지민, 망개떡) - 종종 말을 막 해요.
V(김태형, 곰돌이) - 책임감이 없고 나태해요.
JK(전정국, 황금막내) - 하고 싶은 건 많은데 끈기가 없어요.

출장 십오야 x 달려라 방탄 콜라보레이션 방송


개인이 밝힌 단점이 게임의 구호가 된다.
진 - “생각이 별로 없어요!!”
나PD - “생각이 별로 없는 진씨, 정답은?”

나의 눈에 들어온 건 지민의 ‘종종 말을 막 해요.’다.
위 문장을 쓴 후 지민의 MBTI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ENFJ였다. 나는 ENTJ였다가 2주 전에 다시 해 보니 ENFJ가 나왔다.

‘ENFJ : 사교적이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한다.
비판을 받으면 예민하게 반응한다.’

BTS 지민 루이비통 촬영


‘달려라 방탄’ 영상 속의 지민은 누구보다 ‘센서티브’한 사람 같았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를 맞추지 못하자 지민은 말한다.
“아미 여러분, 이런 걸로 상처 받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아미 여러분 사랑해용~”

촬영 중 멤버와 떨어져 길을 잃은 V를 걱정하며 “혼자서 얼마나 당황했겠노.”라며 V에게 전화한다. 정작 길 잃은 V는 걱정 1도 없는 목소리로 자신이 있는 곳의 경관이 무척 아름답다고 말한다.

지민은 왜 종종 말을 할까. 나 역시 종종 말을 막 한다.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이 마음 수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 치 혀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명언들이 얼마나 많은가. 성경에도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어서 하나님을 찬송하면서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사람을 저주하기도 한다고 나온다.

나는 센서티브하고 예민한 성격이라 타인의 필요를 금방 알아차리고 신속히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다. 이런 나는 마음을 수양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타인의 필요를 금방 알아차리는 것도 아니고, 알아차렸다고 해도 나처럼 행동을 취하는 것도 아니다. 타인의 필요를 채워주는 것은 내 뿌듯함, 내 만족을 위한 행동일 뿐이다. 타인도 나의 필요를 채워 줄 거라고 기대 해서는 안 된다. 또 타인도 나의 필요를 채워 주어야 한다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 베풀 때는 베풀고 곧 잊어버릴 만큼만 베푼다. 마음 그릇 보다 많이 베풀고 아까워하지 않는다......’

마음 수양이 잘 되고 수양한 대로 행동하면 얼마나 좋으랴.

일상생활의 기본값은 고요함이다. 공동 공간에서 지내야 될 때 최대한 생활 소음을 만들지 않는 것이 예의다. 소음이 얼마나 스트레스면 층간소음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나기도 한다. 공동 공간에서 독서하는 사람, 인터넷 검색하는 사람 옆에서 왕왕 소리 나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 건 배려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어폰이 없냐고 물었더니 없다면서 볼륨을 낮추었다. 동영상을 끄거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해서 보는 대신 여전히 앵앵 거리는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화가 났다. 소음 자체보다 소음을 발생시켜도 된다고 판단하는, 내 입장에서는 배려없고 예의없는 무딘 행동에 더 화가 났다. 그래서 막말이 튀어나왔다. '공동 공간에서 소음 발생'이라는 작은 무례에 더 큰 무례를 저지르고 말았다. 내가 다른 공간으로 피할 생각은 왜 하지 못했을까.

독서하던 사람은 동영상 소리가 신경에 살짝 거슬렸지만 참을만했다던데 나는 신경이 긁히는 느낌이었다. 내 입장에서 무딘 사람들이 속 터지게 답답한데, 상대방은 예민한 내가 솔찬히 피곤할 것이었다.

김하나 목사님의 ‘서로 용납하라.’는 설교 말씀을 들었다.
목사님은 ‘용납하다’를 ‘accept’라고 생각했는데 영어 성경에 ‘bear’라고 표현되어 있다고 한다.
예민한 나를 참고 견뎌주며 용납하는 지인들이 새삼 고마웠다.
나도 무딘 타인을 bear할 수 있도록 마음 그릇이 커져야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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