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남편)은 이재에 밝다. 유명 맛집에 가게 되면 테이블 수와 객단가, 회전율 등을 대략 계산해서 월 매출을 뽑고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 관리비를 뺀, 순매출을 추산하곤 했다. 나중에 부동산 경매로 자수성가 부자가 된 송사무장님의 저서 ‘액시트’를 읽으며 그것이 부자들의 계산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늦은 나이에 약사가 된 도반은 높은 임대료의 서울을 떠나 원주에 약국을 차렸다. 이전에 약국을 운영하던 약사가 매출이 안 좋아서 내 놓은 약국을 인수했다. 1년 365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일하며 매출을 높였다. 그만큼 절실했을 것이다.
의사인 친척과 약사인 도반을 보면서 사람들이 왜 힘들어도 의사나 약사가 되려는지 피부로 느꼈다. 직업의 진입장벽이 아주 높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고소득일수밖에 없다. 엠제이 드마코 ‘부의 추월차선’에 보면 고소득 전문직 1위가 약사라고 나온다.
아주 오래전, 이재에 밝은 도반이 나를 선택한 이유는 계산적이지 않은 순수함때문이라고 했다. 금융 저능아인 나의 모습을 좋아해 준 거다.
그러나.
함께 살면서 도무지 자기 밥그릇 챙길 생각도 없고 방법도 모르는 나를 한심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산할 줄 몰라서 어떻게 살래?”
“계산 잘 하는 오빠 곁에 딱 붙어서 살면 되죠~”
“아휴~ 말이나 못하면.”
“내가 재테크에 밝지도 못한데 말도 못하면 오빠가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핫하하하! 하여간 말재주는 세계 제일이야.”
그러던 어느 날, ‘띠리리리리리~ 영구엄~따’처럼 누군가에게 퍼 준 나를 보고.
“그러니까 날순이(내 애칭 중 하나)가 돈을 모으지 못하는 거야! 그렇게 계산할 줄 모르면 세상 살기 정말 힘들어!!”
정색하며 하는 말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다. 내 혀는 잘 벼린 칼이 될 때가 있다. 인격수양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내가 재산 많고 계산 빠른 여자였다면 오빠 하나 바라보고 원주에 내려오지 않았어요!! 나 좋다던 30억 자산가를 선택했겠죠! 오빠는 30.억.이. 없.어.도. 부족한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 줄 사람이라고 느껴서 선택한 거예요. 나도 오빠에게 받는 만큼, 아니 그 이상 잘할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잘 벼린 칼로 도반의 심장을 저격했는데 모양 빠지게 눈물이 흘렀다. 도반은 움찔하더니 말없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도반 나름의 사과하는 방식이었다. 아이스크림은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지만 아이스크림을 먹음으로써 사과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눈물 젖은 아이스크림이었다.
내가 도반을 선택한 이유는 박학다식, 선비스러운 점잖음, 가끔씩 보여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언행 때문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다 보니 나를 잘 보듬어 줄 거 라는, 지금 생각하면 참 야무진 착각때문이었다.
그런데 2~3년 전부터 내가 변했다.
요리조리 월세를 만들고, 애드센스 수익, 텐핑 수수료, 당근 거래, 독후감 판매, 알라딘과 예스24 중고책 판매 등을 통해 월 백만 원 남짓의 수익을 만들어 낸다. 진정한 패시브인컴을 만들어서 잠자는 동안에도 계속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오빠, LG엔솔 공모주 청약이 쏠쏠할 거래요.”
“이제 돈 버는 거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도반은 돈 버는 거 보다 하나님의 영적 세계를 사모하고 있다.
나 – 더는 금융 저능아로 살지 않을 거야. 선한 부자가 되고 싶어!
친구 1 – 그냥 살던 대로 살아. 있는 거 쓰며 살지, 뭘 더 욕심을 내니?
친구 2 – 우리 나이(3년 전, 쉰한 살)는 일을 시작하기 보다 하던 일도 잘 마무리 하는 나이야.
친구 3 – 부자가 되기에는 너무 늦은 거 아니니? 몸도 예전 같지 않던데.
…… ……
김미경 선생님 –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새 지식과 새 힘으로 살아야 합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천하십시오.
20~30대 젊은 나이에 재테크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시간과 한 편이 되어 복리의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느 날, 날이 좋은 날, 자산 10억 원 모은 썰을 푸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자산 50억 모은 썰을 푸는 기분 좋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
선한 부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공부하며 실천하는 모든 이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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