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금쪽 상담소 조영남에게 역피라미드 대화법 조언

일요일, 물김치를 담근 후 TV 앞에 앉았습니다.

신나게 채널을 돌리다가 ‘오은영님의 금쪽 상담소’ 재방송 조영남 편에서 멈추었습니다.

 

조영남 : 사람들이 왜 나를 재수 없게 볼까요?

 

방송에서 가장 많이 다뤘던 논란은 2가지입니다.

1. 윤여정님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해 "바람피운 남자에 대한 우아한 복수"라고 했던 것입니다.

(조영남은 이혼 전 상ㄱ녀와 셋이 한 집에 살 것을 요구했으며, 이혼 후 양육비를 일절 보내지 않았습니다.)

2. 화가로서 화투 그림을 조수가 대작(代作)한 것에 대한 사기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입니다. 1심에서 집행유예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하여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났습니다. 그런데 최후 진술에서 자신을 앤디워홀과 빗댄 것, 조수 기용은 관행이라고 말한 것 등이 논란이 되었죠.

 

오은영님의 조언을 들으며 어쩜 저렇게 친절하게 팩폭을 날리나 존경스러웠습니다.

대중은 ‘뭐야? 자기가 앤디워홀과 동급이란 거야?’라거나 ‘돈도 많네. 힘든 일은 다 조수 시킨 거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말에 필터가 없고 화법 자체가 논란을 불러올 수 있어요. 스스로는 재치와 유머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대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요. 상대의 기분과 입장을 고려하라는 것은 눈치를 보라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피라미드 대화법을 조언합니다.

스스로 유머있고 재치있다고 생각하는 꾸밈말을 다 제거하고 본심을 제일 먼저 전하라고 합니다.

예1) 윤여정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소식에 진심으로 축하를 전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인터뷰를 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있었으면 싶었습니다.)

예2) 그림 대작 사건으로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합니다.

 

조영남 : 저는 ‘솔직히 말해서’라고 말하는 사람은 딱 끊어요. 그럼 이전까지 했던 말을 다 솔직하지 않았다는 건가?

오은영 :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서 식사를 하게 됐어요. 친구가 ‘솔직히 말하면... 내가 요즘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워.’라고 말하면 어떠세요?

조영남 : ... 그건 괜찮은데요?

오은영 금쪽상담소 조영남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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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A가 회사(지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자기보다 한 살 연상이고 경력도 많은 동료 B가 고객의 불만 상담 후 상담 일지에 이름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B의 실수죠. 신입도 아닌 B가 몰라서 그랬겠습니까.

 

그런데 불만 상담한 고객이 본점까지 전화해서 일이 커져버렸습니다. 실무 담당인 B는 고객 이름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 된 거죠.

 

B는 불만 상담으로 이미 지쳤는데, 고객 불만을 원활히 처리하지 못해서 난처한 상황까지 됐습니다.

저라면 이렇게 말했겠지요. “일이 안되려면 사소한 일도 커지는 거 같아요. 누구에게나 종종 있는 일이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지인 A가 실제로 한 말입니다. “이름 좀 적어 놓지.”

B는 A의 말에 불쾌하다며 화를 냈습니다. A는 사과 했구요.

금요일에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월요일 점심시간에 B가 주말 내내 너무나 불쾌했다고 다시 말하는 바람에 식사하다가 체할 거 같았다고 합니다.

 

A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나도 동료에게 질책하는 듯한 말을 들으면 화가 날 거 같다, 게다가 나이도 어리면 이걸 그냥!! 확!! 이라고 치밀어 오를 것이다, 그럼에도 사과를 받았으면 일로 만난 사이니까 거기서 끝내는 게 좋다, 혼자서 주말 내내 불쾌했더라도 그걸 입 밖에 낼 필요는 없었다.’

 

A는 B가 지나치게 예민하다고 생각하는데 B는 A가 지나치게 무례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사람 사이는,

작은 말 한마디에 얼어붙기도 하고 아름다운 꽃이 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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