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에 쇼츠 영상을 보곤 하는데 어제는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가 떴다. 졸음이 확 달아날 정도로 신선했다. 누군가는 ‘부럽지가 않어’를 듣고 장기하를 국힙원탑(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래퍼를 지칭하는 말. 랩 실력, 스타성, 화제성에 두각을 나타내야한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DAUM 한국어 사전에 등록된 ‘힙하다’의 뜻은‘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이다.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는 뜻에 비추어 볼 때,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는 힙하다고 할 수 없다. ‘유행’이라면 어디선가 이미 시작되었어야 하는데 장기하 이전에 누구도 ‘자연스레 말하듯 부르는 곡’을 만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조용필님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삽입된 나래이션 부분이 있긴 하다. 그러나 멜로디 있는 곡의 일부였고 힘을 빡 준 나래이션이었다. 박인환님의 시에 박인희님이 낭송한 ‘목마와 숙녀’가 생각나기도 한다. 역심 힘을 빡 준 나래이션이었다.
그러니까 장기하는 국힙원탑이 아니다. 비교 대상이 없는, 비교 불가한 ‘장기하’라는 장르가 되었다.
장기하 부럽지가 않어 유희열의 스케치북 라이브 보기
이게 라이브가 된다는 게 또 신기하다. 저렇게 단조로운데 어떻게 박자에 맞게 가사를 치는 건지.
장기하 부럽지가 않어 유희열의 스케치북 라이브다.
유행가가 아닌 '현대 가요'가 아닐까. 현대 미술처럼.
장기하 부럽지가 않어 가사
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중략)
니가 가진 게 많겠니 내가 가진 게 많겠니
난 잘 모르겠지만 한번 우리가 이렇게 한번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해보자고
너한테 십만 원이 있고 나한테 백만 원이 있어
그러면 상당히 너는 내가 부럽겠지 짜증나겠지
근데 입장을 한번 바꿔서 우리가 생각을 해보자고
나는 과연 니 덕분에 행복할까 내가 더 많이 가져서 만족할까
아니지~ 세상에는 천만 원을 가진 놈도 있지
난 그놈을 부러워하는 거야 짜증나는 거야
누가 더 짜증날까 널까 날까 몰라 나는
근데 세상에는 말이야
부러움이란 거를 모르는 놈도 있거든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중략)
아 그게 다 부러워서 그러는 거지 뭐
아니 괜히 그러는 게 아니라
그게 다 부러워서 그러는 거야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부러우니까 자랑을 하고 자랑을 하니까 부러워지고
아주 뭐 너무 부러울 테니까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하품 소리) 나 잔다.
장기하 부럽지가 않아 가사에 대한 생각
자랑하는 사람의 심리에는 부러움이 있다는 걸 강조하는 가사에 웃음이 났다.
A부류는 십만 원, B부류는 백만 원, C부류는 천만 원을 가졌다면 우리 대다수는 B부류에 속해 있을 것이다. B는 A에게 우월감을, C에게 열등감을 느끼기 쉽다. 우리는 계속 열등감과 우월감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살아야 할까.
심리학에서는 우월감과 열등감의 뿌리가 같다고 말한다. 건강하지 못한 심리 상태다. 성숙한 자아와 높은 자존감을 지닌 사람은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쉽게 느끼지 않는다. 사람 사는 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고 타인에게 존중과 예의를 지킬 뿐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겠다.
‘야~ 너네 자랑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해. 난 괜찮어. 왜냐면 나는 부럽지가 않어. 한 개도 부럽지가 않어.’
곡의 분량을 뽑느라고 그렇겠지만 ‘한 개도 부럽지가 않다’, ‘난 괜찮다’고 반복하는 심리에 대해 생각해 보자. 실생활에서 누군가 ‘난 괜찮다’고 계속 읊조리고 있다면 그는 괜찮지 않은 것이다. 지금 괜찮은 상태라면, 다른 곳에 집중해 있을 테니까.
건강한 사람은 건강에 신경을 덜 쓴다. 건강을 잃은 사람이 건강에 집착한다. 건강한데도 건강에 집착한다면 ‘건강 염려증’이라고 부르며 심리가 건강하지 않은 거다.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는 입만 열면 자랑하는 사람을 좋아할 수는 없어도 이해하게 해 준다. ‘너 부러워서 그러는구나. 열등감과 우월감의 쳇바퀴를 도느라 고생이 많다~’
나 역시 쳇바퀴를 도느라 고생이 많다.
‘근데 세상에는 말이야
부러움이란 거를 모르는 놈도 있거든
그게 누구냐면 바로 나야’라는 경지에 오르고 싶다.
이런 게 바로 플렉스~! 롤렉스 플렉스는 저리 가라~
그런데 진정한 플렉스는 ‘(하품 소리) 나 잔다.’다.
자랑과 부러움, 이런 걸 말해 본들~ 잠이나 자러 간다는 것이다!
장기하는 도덕책! 아니 철학책~
나 간다. (청소 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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