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꿍따리샤바라~’ 클론의 구준엽과 대만 배우 서희원의 결혼 기사를 읽었다. 두 사람은 연인사이였다가 20년 전에 결별했다고 한다. 그런데 3개월 전, 서희원이 이혼했고 소식을 들은 구준엽(무려 나랑 동갑)이 바로 연락해서 재회했다는 것이다. 그간 결혼하지 않고 지내다가 번개같이 연락한 구준엽의 저돌적인 행동도, 이혼 3개월 만에 재혼한 서희원의 결단도 연예뉴스 감이었다.
구준엽과 서희원 결혼 기사가 불러온 기억
구준엽 기사가 마음에 남은 건, 얼마 전 류(가명)의 꿈을 꿨기 때문이다. 꿈속에서 류 부부를 우연히 마주쳤고 이별 후 이십 년이나 지났는데 심장이 찌르르 아렸다. 해맑게 웃고 있던 류의 아내. 꿈에서 깨고도 생생하게 마음이 아려서 심호흡을 했다. 의식에서는 맑게 정제된 추억으로 갈무리했건만 무의식에서는 진한 회한으로 남아 있었던가.
‘꿈길 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그 임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라는 그리움의 노래가 있다.
황진이의 ‘상사몽’에 곡을 붙인 것이다.
‘그리워도 만나는 건 꿈에서 뿐
님 찾으러 갔을 때 님은 날 찾아 떠났네
바라건대 아득한 밤 꿈에
같이 떠난 길에서 만나지기를’
황진이는 꿈에서라고 만나고 싶은 그리운 이가 있는데,
어찌 나는 꿈에서 만나도 진한 회한이 되었누......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알고 있다.
처음 바스크 치즈케이크를 구웠을 때는 스스로도 신기해서 더 맛있게 느껴졌었다. 그런데 두 번째 베이킹부터 감흥이 떨어졌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역시 보편적 심리인 것인가.
크림치즈를 오래도록 정성껏 휘젓는 대신 ‘그까이거 뭐, 대애~충’ 풀릴 정도만, 나머지 재료들도 그냥저냥 잘 섞일 정도만 저은 후 구웠다. 겉으로 보기에 정성을 들인 바스크 치즈케이크와 달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입안에서 샤르르~ 녹지 않고 입자의 존재감이 느껴졌다.
‘콩 위에서 잔 공주’라는 동화가 생각났다. 공주가 홀로 길을 잃고 민가에서 하룻밤 지내게 되었다. 주인은 진짜 공주인가 테스트하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 아래 콩알 하나를 넣어 두었다. 다음 날 아침 주인은 잘 잤냐고 물었다. “아뇨. 뭔가 베기는 게 있어서 밤새 잠을 설쳤답니다.” 이 동화는 언제 읽었기에 내용이 기억날까. 내 혀도 공주의 등처럼 민감하누~
이효리가 핑클 멤버들과 캠핑클럽 출연 당시 했던 말이다.
“오빠(이상순)랑 나무 의자를 만드는데 오빠가 의자 아래쪽 보이지 않는 곳도 정성껏 사포질하는 거야. ‘오빠, 여기는 사람들에게 보이지도 않잖아. 누가 알겠어?’ 오빠가 뭐라는 줄 아니? ‘내가 알잖아.’ 그러더라.”
나의 ‘대충’을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알고 있다.
장미와 안개꽃
어린 시절, 집안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지낸다고 ‘덤’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1남 4녀를 먹이기 버거웠던 부모는 나를 방치했는데 고의는 아니었다. 말 그대로 굶지 않기 위해 엄마는 잠을 줄이며 일해야 했다. 당시 엄마의 소원은 ‘실컷 잠자보는 것’이었다.
동물의 세계라면 아들인 남동생이 서열 1위였고 딸 중 막내인 나는 서열 5위였다. 생존을 위해 나는 눈치를 길러야했을 것이다. 잘 구운 김 한 장, 계란 후라이 한 조각도 행동이 느리면 먹을 수 없었다. 고집이 세고 식탐이 있다고 ‘돼련’(돼지 + 미련)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집에서 존재감 없는 덤, 미련한 돼지였던 나는, 학교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담임 선생님들은 통지표에 ‘매사에 재치 있다.’, ‘솔선수범한다.’, ‘학급 친구들에게 동경의 대상이다.’라고 적어 주셨다. 어릴 때부터 이중생활에 특화됐누~
심리학 책을 읽으며 나의 성장 배경이 ‘자기애성 성격’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 걸 알게 되었다. 글로 불특정 다수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관심종자면서, 혼자 있는 시간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이중적인 심리는 왜 때문인지, 아직 알지 못한다.
학교 선생님들의 극찬을 받다보니 학교에서는 재치 넘치는 모범생 페르소나로 살아야했다.
국어 선생님 : 반장~! 넌 어떤 꽃을 좋아하니?
‘장미. 내가 좋아하는 꽃은 장미. 그런데 너무 화려해서 우아한 맛이 없네. ’급우들의 동경의 대상‘인 내가 좋아하기엔 너무 평범한 거 같아.’
나 : 안개꽃이요.
국어 선생님 : 안개꽃? 왜?
나 : 다른 꽃을 돋보이게 받쳐주는 착한 꽃 같아서요.
와~ 이중적 언행, 킹받누!
그러니까 나는, 장미꽃이 좋다.
우아하지 않아도, 흔하디흔해서 희소성이 없어도 장미가 좋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게. 더욱 나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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