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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 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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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황보름님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 출판, 2022. 1. 17.)는 마음이 따뜻해 지는 소설입니다. 브런치북 전자책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입니다. 전자책으로 읽은 독자들의 요청으로 종이책 출간 후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소설가 김금희님은 책과 서점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깊이 있게 펼쳐진다.”고 평해주셨네요.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표지

 

유동 인구가 거의 없는 휴남동에 서점을 차린 영주는, 슬픈 표정으로 넋을 놓고 있다가 손님을 맞곤 했습니다. 어떤 날은 울음기 가득한 얼굴로 앉아 있기도 하죠. 영주에게는 어떤 아픔이 있는 걸까요.

 

서점 개업 후 수개월 동안 서서히 기운을 차린 영주는 서점 일에 정성을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휴남동 서점은 숍인숍처럼 커피를 팔기도 합니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간단히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소설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1. 휴남동 서점 주인 영주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좋은 직장에 다녔습니다. 역시 엘리트 코스를 밟은, 능력 있는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그러나 앞만 보고 내달리던 삶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번아웃 증후군에서 비롯된 공황 증상을 겪게 됩니다. 회사를 그만두었고 남편도 회사를 그만두고 함께 떠나길 요구합니다. 그러나 남편은 영주를 이해하지 못했고 영주는 이혼을 요구해서 관철시킵니다. 남편과 친정 엄마로부터 비난받지요.

 

2. 휴남동 서점 커피 바리스타 민준

민준은 중고교 시절 우등생이었고 만족할만한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대학에서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도 학점을 잘 관리했고 열심히 스펙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취업의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단추를 만들었는데 끼울 구멍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직원 취업대신 커피 바리스타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번듯한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번듯한 회사에 취직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부모님께 죄송할 뿐입니다.

 

3. 엄마의 성화로 휴남동 서점에 오게 된 민철

민철은 하고 싶은 게 없는 청소년입니다. 빈둥거리거나 게임에 빠져 지냅니다. 왜 공부해야 하는지 왜 대학에 가야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민철이 엄마 희주는 일주일에 한 번 휴남동 서점에서 영주가 추천하는 책을 읽으면 학원가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억지로 오게 된 서점이지만 서점에서 만난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해 주는 거 같아 점점 서점에 오는 일이 즐거워집니다.

 

4. 계약직을 전전하며 자신의 실적도 가로채인 지영

직장 생활에서 상처를 잔뜩 받은 지영은 퇴사합니다. 화로 가득 찬 내면을 명상으로 치유하고자 합니다.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기도 하고 뜨개질로 수세미를 뜨기도 합니다. 지영이 뜬 수세미는 휴남동 서점 손님들에게 무료로 나눠줍니다. 휴남동 서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데, 3시간 마다 커피를 다시 시키는 예의도 있습니다. 이런 염치는 저도 잘 챙기는 부분이라 공감이 갔습니다.

 

5. 이기적인 남편을 만나 불행한 로스팅 가게 사장 지미.

지미 이야기는 다음 글에 자세히 나옵니다.

지미 이야기 - 결혼이란 2인 3각 경기 같은 게 아닐까.

 

6. 영주의 제안으로 글쓰기 강의를 하게 된 현승우 작가.

본업은 프로그래머인데 한글 문장에 대한 글을 써서 작가가 된 승우는 영주에게서 매력을 느끼고 그녀와 마음을 나누고 싶어 합니다.

 

이 소설에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해요. , 동네서점, 책에서 읽은 좋은 문구, 생각, 성찰, 배려와 친절, 거리를 지킬 줄 아는 사람들끼리의 우정과 느슨한 연대, 성장, 진솔하고 깊이 있는 대화, 그리고 좋은 사람들.” - 황보람 작가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과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으면서 약간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궤를 같이하는 부분은 시종일관 타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는 겁니다.

차이라면 사람 사이의 거리에 대한 부분입니다. 불편한 편의점등장인물은 조금 더 타자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기 때문에 제목처럼 자칫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나의 관심이 혹시라도 상대를 불편하게 할까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합니다. 저의 성향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시종일관 오지랖으로 타인을 챙기거나 상대에게 도통 무관심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 챙겨줘야 할 때도 있고 알아도 모른 체해야 할 때도 있는 거겠지요.

 

영주의 이혼 사유에 대해 양가감정을 느낍니다. ‘번아웃 증후군 정도로 이혼을 한다고?? ... 그게 얼마나 힘든지는 당사자가 아니니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승우에게 고백을 받은 영주는 파경의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고 말하며 승우의 마음을 거절합니다. 가정보다 자기 삶이 더 중요해서 가정을 포기했다고요. 앞으로도 자기의 삶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사랑을 놓아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정생활을 잘 영위하면서 자기의 삶도 멋지게 꾸려 가는 분들이 훨씬 많겠지요.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는 나다운 나를 살아낼 수 없는 사람들. 알을 깨고 나오는 새처럼 영주는 가정이라는 세계를 깨고 나온 듯합니다

 

소설은 청년들의 취업난, 꿈 꿀 시간 없이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청소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차별받는 비정규직, 누구누구의 엄마로 사는 삶,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며 타인의 서선에 갇힌 삶... 등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문장은 무겁지 않으나 잠깐 멈춰서서 생각해 보게 하는 힘이 있네요. 

요즘 대중이 원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궁금한 분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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