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를 키우는 당신의 컨텐츠/노래, 드라마, 스타 리뷰

드라마 닥터 차정숙 명세빈의 선택이 아쉬운 점

반응형

드라마 줄거리를 포스팅하다보니 드라마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게 새삼 느껴진다.어쩌다 마주친, 그대닥터 차정숙은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보이는 작품이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등장 인물 최승희(명세빈 분)의 선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닥터 차정숙에서 차정숙(엄정화 분)과 최승희(명세빈 분), 서인호(김병철 분)의 인연은 의과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다. 승희와 인호는 캠퍼스 커플이었는데 정숙과 인호의 원나잇으로 아기가 생기며 헤어졌다. 아무리 사랑해도 헤어지는가하면 사랑 없이 일사천리로 결혼하기도 한다.

 

승희는 인호에 대한 원망과 정숙에 대한 혐오의 감정이 컸을 것이다. 인호의 지조 없음이 밉지만 인호를 향한 사랑(혹은 정)을 끓을 수 없어 괴로웠을 것이다.

 

 

대학 졸업 후 미국에 살던 승희는 학회 참석 차 미국에 방문한 인호와 조우하게 되고 때는 기회라 회포를 푼다. 낯선 곳에서 노바디(nobody)가 되면 규범이 느슨하게 느껴질 때가 있으니까.

 

승희는 인호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만 인호는 이혼할 생각이 없다. 인호는 승희가 세상의 잣대로 현명하게 처리하겠거니 한다. 그러나 승희는 인호에게 알리지 않고 미국에서 혼자 딸을 낳아 키운다. 인호는 승희에게 몸은 괜찮은지 안부 전화도 하지 않은 무책임하고 무심한 남자라는 걸 알 수 있다.

 

드라마의 현재 시점에서 3년 전, 승희는 사춘기 딸 최은서와 함께 한국으로 들어오고 인호에게 이혼한 셈치고 은서의 아빠 노릇을 부탁한다. 이때부터 승희와 인호는 본격적인 불륜 행각을 저지른다.

 

승희는 딸에게 아버지가 필요하다며 인호와 불륜을 저지르는데 이제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은서는 나한테 아빠가 필요한 게 아니라 엄마에게 남편이 필요한 거였다.”고 일침을 날린다.

 

은서는 치사하게 숨어서 불륜하는 엄마와 아빠를 보며 비뚤어지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 은서는 존재 자체를 몰랐으면 좋았을 서인호의 딸 서이랑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 열등감, 억울함에 괴로워한다. 승희가 자초한 일이다.

 

최승희는 차정숙을 찾아가 대학 때 먼저 서인호를 빼앗은 건 너였는데 왜 나만 손가락질 받아야 하냐고 따진다. 최승희의 인생을 보는 관점이 대학시절에 멈춰있어서 놀라웠다. 대부분의 우리는 큰 사건을 당하면 일정기간사건 당시의 시간 속에서 도돌이표로 살게 된다.왜 나한테 이런 일이! 나에게 이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 일의 원흉은 00이야!’ ...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일수록 도돌이표를 사는 기간은 짧아진다.

 

 

살면서 정말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 중 하나가 연인이나 배우자의 바람일 것이다. 불행히도 나는 유경험자이고 이별을 택했다. 때문에 차정숙이 서인호의 불륜을 알게 되고 받은 충격파가 얼마나 클지 잘 안다. 상대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별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모 아니면 도아싸리정신에 기반한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도 있겠지만 사회적 지위, 다정함, 재력 등 상대에게 좋은 점이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최승희는 자신의 대학시절 연애(길게 봐야 5)와 차정숙의 결혼생활 20여 년의 무게를 동급으로 취급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아무리 열렬히 사랑했어도 연인이 헤어지는 것과 아이들을 낳아 기른 부부가 헤어지는 것은 그 무게와 복잡성에 있어서 비교가 안 된다. 심장이 갈가리 찢기는 듯한 고통은 비슷할 수 있으려나.

 

최승희는 부잣집 딸로 자랐고 자기 일에 철저해서 성공한 의사가 되었다. 미국에서 한 순간의 판단착오로 서인호와 일탈을 저질렀다 해도 아기는 안 낳을 수 있었다. 최승희의 대사처럼 태중의 아기가 너무 보고 싶어서 아기를 낳았다고 치자. 이후 유부남인 서인호와 자괴감에 빠질 짓(불륜)을 저지르지 않을 수는 있었다. 딸과 함께 당당히 살아가거나 자신에게 어울리는 좋은 남자를 만났을 수도 있었다. 이처럼 보통의 시청자들이 다 아는 선택을 했다면 드라마가 재미있겠나.

 

아주 오래 전.

나는 의도하지 않았는데 여차저차헤어진 옛 연인과 재회했고 그가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장 전혀 없이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이었다. 여차저차나는, 최승희처럼 옛 사람과 관계를 지속할 수도 있었다.

 

내가 최승희와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은 것은 나의 도덕성이 뛰어나서가 결코 아니다. “유부남 주제에 어디 감히 아가씨한테 연락하니? 너는 내게 그저 과거일 뿐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포악을 떨었던 것도 도덕성과는 거리가 멀다. 단지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타인과 공유할 만큼 무신경하지 못했을 뿐이다. 얼마나 신경줄이 굵고 질겨야 나와 사랑을 나눈 후 아내가 있는 집으로 귀가하는 사람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일까. 어느 정신과 의사의 수필에 따르면 바람을 피우면서도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당시 처절하게 외롭고 깊이 상처받았던 나는 '앞으로의 소중한 연애는 새 사람과 시작해야 한다'고 되뇌었다.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면 나에게 어울리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최승희는 딸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갈 거 같다. 최승희가 서인호에게 집착하는 마음을 잘 다스려 깨끗이 정리했다면, 자신을 둘러싼 인간관계와 삶을 바라보는 조망권이 넓고 멀었다면, 본인과 최은서, 서인호, 차정숙, 서이랑, 서정민 모두에게 좋았을 것이다.

 

여러 축복 중에 만남의 축복이 참 중요한 거 같다. 인생의 길흉화복이 만나는 사람을 통해 들어온다. 내가 먼저 누군가의 '길'과 '복'이 될 수 있기를. 

블로그의 다른 글 읽기

어쩌다 마주친 그대 8회 줄거리 결국 원점? 김동욱의 좌절

어쩌다 마주친 그대 7회 줄거리 재방송 서지혜와 홍나현연의 우애

원주 무실동 맛집 아일랜드제이 롯데시네마 건물

(댓글과 공감 하트 남기시면 꼭 답방 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