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존경하는 김미경 선생님은 말씀하셨죠.
‘계속 책을 읽는 엄마는 삶의 조망권이 높아진다.
엄마의 조망권이 달라지면
아이에게 특별한 조망권을 줄 수 있고
아이의 꿈, 목표 설정이 달라진다.
책을 한 권 읽고 느끼고
깨달음을 삶에 적용할 때마다 조망권은 계속해서 높아진다.’
그리고 제게 큰 울림을 준 말씀이 이어집니다.
‘인생의 의미 안에는 행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의미 안에는 행복을 포함해
슬픔, 불행, 인내, 괴로움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책을 읽으면 다른 문이 보이고 그 문이 열리게 되어있다.’
제게는 큰 깨달음을 주는 띵언입니다.
감정의 에너지 상태가 무척 낮아서
자주 분노하던 남편의 몸에 암이 자랐고
작년 9월 검사결과, 어른 주먹 만한 크기로 발견됩니다.
누구보다 책을 많이 읽었던 남편은 상황을 깔끔히 정리합니다.
“생로병사는 바람이 불듯 자연스러운 일이다.
최선을 다해 치병하면 그뿐.”
저 또한 상황을 정리하고 친구에게 말합니다.
“남편은 암 치병이라는 삶의 숙제를,
난 간병이라는 삶의 숙제를 받았지.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괴로워한들 소용없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면 그뿐.”
물론, 생각과 말로 정리한다고 감정마저 정리되겠습니까.
문득문득 안타까움과 두려움의 감정이 몰려오지요.
그러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감정에 휘둘려 삶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해서 여기저기 기대지도 않습니다.
남편은 매일, 손바닥 만한 마당을
쓸고 닦으며 가끔 마당에서 일어난 사건을 말해줍니다.
“어제는 개미 나라들끼리 싸움이 일어났어.
개미 사체가 수백 구 있었거든. 오늘은 말끔히 사라졌어.
봐봐. 여기 개미 머리가 하나 남아있잖아.”
“저게 뭐 같아? 그냥 동그란 돌이라구?
돌 알이야. 큰 돌 두 개가 알을 낳았지.”
“내가 그제 저녁에 쌀 좀 달라고 했지?
우리 마당에 참새들이 자주 내려앉거든.
그제 저녁에는 참새 대여섯 마리가 앉아있다가
내가 다가가자 다 날라갔는데 한마리가 날라가지 않았어.
비칠거리는 모습이 어디가 아픈가 봐.
쌀을 뿌려주고 관찰하니
다른 친구들이 내려와서 아픈 새 옆에 한참을 있더라.
아침에 나가보니 새가 죽어있지 뭐야.
화단 한구석에 잘 묻어 줬어...
근데 친구 새들이 와서 쌀은 먹지않고 두리번거리는 거야.
아픈 새를 찾는 거지. 참 의리있는 참새들이야...”
어제 늦은 오후,
남편이 마당에서 부르기에 나가보니
쪼그리고 앉아 토마토에 맺힌 열매를 보고 있더군요.
“이거 찍어서 블로그에 올려라~”
제 블로그 사진까지 챙겨주는 남편.
코끝에 감실대는 아카시아 향기까지~
참으로 충만한 오월의 어느 오후였지요.
지금, 여기, ‘가진 것에’ 감사하며
아카시아 향기 하나에도 행복한 여러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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