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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는 당신의 컨텐츠/영화리뷰

타인의 취향 명대사, 당신의 취향은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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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독 : 아네스 자우이 (프랑스)

제작년도 : 1999

개봉년도 : 2001(재개봉 : 2009)

상영시간 : 112

  

유튜브로 10~ 20분 내외의 짧은 영상만 보다보니

상영시간이 2시간 가까이 되는 영화는 볼 엄두가 안나더군요.

영화 검색만 이것저것 하다가 스마트TV를 꺼 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다 정말 오래만에 타인의 취향을 보게 되었답니다.

제 취향의 영화더군요^^

 

<타인의 취향>6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합니다.

카스텔라, 앙젤리끄, 클라라, 마니, 브루노, 프랭크.

오늘은 다음 세 명의 이야기를 통해 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카스텔라 : 중년의 공장 사장

경제적으로 넉넉한 삶을 유지하지만

스마트 하지도 않고 별다른 취미도 없고 먹는 게 유일한 낙.

 

앙젤리끄 : 카스텔라의 부인

자신의 취향이 확고하여 타인과 조화를 이룰 줄 모름.

집을 온통 꽃무늬와 분홍으로 꾸미고

남편이 처음으로 남편 취향에 맞는 그림을 사다 벽에 걸자 떼어 버림.

 

클라라 : 카스텔라의 개인 영어 교사. 연극배우

예술인으로서 자부심이 높음.

교양과 예술적 소양이 부족한 카스텔라를 싫어함.

 

카스텔라는 영어 공부를 시작하려고 개인교사를 회사로 부릅니다.

클라라가 나타났는데, 처음부터 영어로 대화합니다.

그게 그녀의 방식이라네요.

카스텔라는 나중에 연락하겠다면서 그녀를 금방 내보내죠.

(물론, 나중에 연락하는 일은 없겠죠.)

 

카스텔라의 조카가 신인 배우로 연극 <베레니스> 무대에 섭니다.

카스텔라는 연극보다 출출한 배를 채우고 싶었습니다.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극장에 갔다가

주연배우로 열연하는 클라라를 보며 그녀의 연기에 흠뻑 빠지게 되죠.

앙젤리끄 : (남편에게 속삭이며) 저 의상 좀 봐, 너무 엉성하다.

(클라라를 보며) 저 여자 이상하네!

 

앙젤리끄의 의견에 공감했어요.

고대 비극을 연기하는데 겉에 양복을 걸친 모습에 빵 터졌어요.

슬픈 감정으로 격앙된 클라라의 연기가 이상했습니다.

 

그러나 카스텔라는 몰입된 표정, 경이로운 눈빛으로 연기를 봅니다.

카스텔라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저도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림에 무지했던 제가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보고 전율 돋던 순간, 그 느낌.

 

일상생활에서 마흔 살 연극배우인 클라라가 친구 마니에게 말합니다.

마흔 살 여배우는 실직자랑 같아. 한심한 인생이지...

스무 살 때는 불확실한 미래에도 자신감과 포부가 있었지.

하지만 이제 마흔이야.

해 놓은 것도 없고 아직 집세 걱정에 희망도 없고...

그렇다고 이 나이에 남자를 찾아다니고 싶지는 않아...”

영화를 보면서 대사나 장면이 참 섬세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네스 자우이 감독이 여자더군요.

 

카스텔라는 클라라와 그녀의 연기가 좋아서 같은 연극을 다시 보죠.

클라라에게 개인 영어 과외를 받습니다.

카스텔라는 눈치 없이 클라라와 친구들의 식사 자리에 따라와서는

연극인과 미술가 등 예술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아재개그를 시전합니다.

클라라의 친구들은 카스텔라가 모르는 극작가들 이름을 대면서

그들이 희극작가라고 농담을 하며 놀립니다.

클라라는 카스텔라의 아재개그도,

친구들이 카스텔라를 놀리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카스텔라에게 신경 쓰지 않고 자기들끼리의 대화에 빠진 일행들.

카스텔라는 조용히 웨이터를 불러 식사비를 계산합니다.

 

카스텔라는 클라라의 미술가 지인의 그림을 한 점 사고

카스텔라 공장의 외벽 페인팅을 미술가에게 맡기게 됩니다.

 

다음은 영화에서 제가 제일 좋아한 장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타인의 취향 명대사입니다.

그녀는 내게 영어를 가르치지만

나는 더 소중한 것을 배운다네.’

 

카스텔라가 클라라에게 영어로 지은 시를 읽어 줍니다.

그녀가 나타나 내 삶은 재미있어졌다네.

그녀의 얼굴은 빛나고

눈빛은 매우 강렬하지.

그녀를 볼 때 마다

내 마음은 따뜻해진다네.

그녀는 내게 영어를 가르치지만

나는 더 소중한 것을 배운다네.’

 

이게 분명 유부남이 사랑을 고백하는 불륜 장면인데,

(불륜이라면 남자고 여자고 머리채 쥐어 잡고 싶은데!!)

왜 이 장면이 아련하고 아름답고 마음 저미는 걸까요?

중년 아저씨 안에 살고 있는 순수한 소년을 보았습니다.

 

카스텔라 : ......My life become fun

클라라 : became!

......

카스텔라 : 이게 무슨 뜻이지 알겠어요?

클라라 : 알아요...

카스텔라 : 그녀는 내게 영어를...

클라라 : 안다구요!

그런데 당신 마음을 받아 줄 수는 없어요...

오늘은 영작 할까요, 문법 할까요?

카스텔라 : 오늘은... 그만 했으면 합니다...

 

카스텔라와 클라라의 관계는 여기서 끝난 걸까요?

타인의 취향, 영화에서 확인해 보세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의 취향에 많은 부분 동조하는 편입니다.

안톤 체홉의 단편 귀여운 여인올렌카 같달까요...

사랑하는 이가 여행을 좋아하면 여행을 가고

영화를 좋아하면 영화를 하루에 서너 편도 보고

와인을 좋아하면 와인을 거의 매일 마시고...

그렇습니다. 제 취향이랄 게 없는 거죠.

그러나

타인의 취향을 통해 제 취향을 찾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제게도 확고한 취향이란 게 있긴 합니다.

대화의 화제가 주구장창 다이어트, 성형, 패션, 뷰티,

남편, 시어머니, 아이들, 주변 지인들......인 사람은 피합니다.

 

......

제가 솔로일 때 과묵한 분의 대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눈빛이 사슴 같고 타인의 농담에 맑게 웃을 줄 아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보니 과묵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빈 수레가 아니기에 과묵한 것과

뇌가 순수해서 할 말이 없는 겁입니다.

사슴 눈빛의 남성은 후자 같았습니다.

그와 더불어 책과 영화와 와인 이야기를 할 수는 없겠더군요.

 

: 내가 너무 교만한 게 아닐까?

겨우 책이나 영화, 와인을 즐길 수 없다고 사람을 내치는 것이.

친구 : 관계가 깨지는 건,

크고 갑작스런 사건 때문이기보다는

사소한 취향의 충돌이 쌓이고 쌓여 더는 못 견뎌서 깨지는 거야.

 

카스텔로는 앙젤리끄가 자신이 사 온 그림을 떼어버리자

꽃무늬와 분홍은 지긋지긋해!”라며 집을 나가 버립니다.

 

여러분의 취향은 어떠신가요?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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