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구스>는 영국 민요집이라고 한다.
아기들이 태어난 요일 별 성격이 ‘마더 구스의 노래’로 회자된다.
‘월요일의 아이는 예쁘고 섬세하고 다정하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재능이 있다.
화요일의 아이는 은총으로 충만하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열정적인 성격으로 지지 않으려는 성격이 강하다.
수요일의 아이는 수심이 많지만 눈동자가 빛난다.
무엇이든 호기심을 갖고 대하고 다양한 재능이 있다.
목요일의 아이는 먼 길을 떠난다.
지성과 함께 여유로운 마음을 지녔다.
작은 일은 신경쓰지 않는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금요일의 아이는 사랑을 주고받으며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음악이나 그림 등의 예능방면에도 적성이 있다.
토요일의 아이는 열심히 일한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도 끊임없이 도전 한다.
그리고 안식일(일요일)의 아이는 사랑스럽고 쾌활하고 행복한 아이.
가족들의 마음을 밝게 만드는 힘을 갖고 태어난다.'
네이버 검색창에 ‘태어난 날짜 계산기’로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뜬다.
서른 즈음에 저런 프로그램 덕분에
나의 양력 생일이 5월 2일이라는 것과 금요일에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싱싱한 오이를 생각해. 그럼 내 생일을 기억하기 쉬울 거야.”
기억하기 쉬운 생일은, 잊혀 지기 어려워서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생일 축하 문자를 받기도 했다.
‘금요일의 아이는 사랑을 주고받으며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어린 시절,
자신이 ‘귀엽다’는 것을 알아버렸다고 한다.
귀여움으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귀여움으로 친구들에게 인기도 끌고~ 해맑게 자랄 수 있었단다.
나 역시 평범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다’는 걸 알아버렸다.
마더 구스의 노래처럼 금요일에 태어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기유(己酉)년 무진(戊辰)월 정축(丁丑)일 진시(辰時)에 태어나
사주에 용이 두 마리나 든, 엉뚱한 매력이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중학생 기말고사 때,
사지선다형 문항에 답이 없음을 발견하고
“답이 없음”이라고 써서 제출한 후 정답으로 인정받은 적이 있다.
벤처기업 팀장 시절, 부당하게 처신한 사장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서
“한번만 더 이런 대우를 받으면 식모살이 할지언정 이 회사 안다녀요!”라고 소리친 적도 있다.
경상도 싸나이 사장(다혈질) : 정색하니까 무섭잖아~ 알았어. 미안해.
회식 자리에서 사장 : 보통 남자가 강 팀장 감당하겠나?
강 팀장은 아주 쎈 남자 만나서 꼼짝 못하게 당해 봐야 해!
지금 같으면 심각한 성차별 발언일 수 있다.
그러나 20년 전에는 회식자리 언행을 문제 삼을 의식이나 기준이 없었다.
사장의 말은 사실이 되었다.
도반(남편)은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쎈 사람이었다.
아주 가끔 부당한 상황에서만 발휘되는 나의 반항아 기질을 심히 못마땅해 했다.
도반 : 날쑨이(나)가 군대를 갔다왔어야 하는데!
찍소리 못하게 두들겨 맞아봐야 위계질서를 배우는 건데!!
('두들겨 맞아봐야 한다는 표현을 할 만큼 약이 올랐구나.
아무리 그래도 밑바닥을 드러내는 실망스런 표현이구나.')
나 : 사람들은 내 기질이 재밌다고 하는데 오빠는 아주 싫은가 보네...
도반 : 날쑨이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해라.
싫은 내색도 안하고 너를 참아 주는 아주 좋은 사람들이니까.
('인정~!! 근데 그렇게 좋은 사람들을 지인으로 둔 나도 좋은 사람이란 사실~!')
나 : 선생님들은 나한테 칭찬만 해줬는데?
심지어 중학생 때는 성적표에 ‘모든 학생들의 동경의 대상’이라고 써 주셨어요!
도반 : 공부를 잘하면 단점은 가려지게 되어 있는 법이야. 학교 교육의 큰 문제지.
나 : 나에게 ‘중독되었다는 사람’,
‘그토록 가까이 하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다’고 말한 사람도 있는데?
도반 : 연애하면서 하는 말은 호르몬 이상 현상이라고 보면 된단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어도
도반의 마음을 끄는 매력은 없는 거 같다...
그래서 가끔 무기력이 올라오지만
도반이 좋아할 만한 사람을 연기하고 싶지는 않다.
이상적인 부부의 잣대를 들이대면
부합할 수 있는 부부가 몇 쌍이나 될까.
많은 부분, 달라도 너어무 다르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나를 참아주는 도반을 위해
어제 저녁, 봄동을 무쳐주었다.
도반은 제법 많은 양의 봄동 무침 한 접시를 말끔히 비웠다.
혼돈을 사랑하라.
-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소설 <푸른 세계> 중에서
너 자신이 되라.
남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면
정복당할 것이니,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너의 다름을 사랑하라.
너를 다르게 만드는 것
사람들이 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것
사람들이 너에게 바뀌기를 원하는 것
너를 유일한 존재로 만드는
그것을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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