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언니네가 투썸플레이스 장안동사거리점을 작년에 인수했습니다. 네 명의 자매들은 코로나 시국으로 방문을 미루고 미루다가 지난 화요일에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코로나 시국이라지만 자매들의 성향도 드러납니다. 서로에게 마음은 있으되 행동을 취할 정도는 아닌, 무소식이 희소식인, 인사치례가 부담스러운, 대소사를 일일이 챙기는 건 피곤한 일이며 호들갑스럽다고 생각하는 성향인 듯합니다.
저는 친구들과 한 번 갔던 곳이라 다시 가보니 더 반갑군요. QR 출입명부 체크 후 자리를 잡았습니다.
널찍한 공간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공간의 위로’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투썸플레이스 장안동사거리점은 공간의 위로가 느껴집니다. 장안동 카페추천은 투썸플레이스입니다.
따끈한 아메리카노 세 잔과 고구마라떼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점심을 과식했지만 조각 케이크인 티라미수와 떠먹는 아이스박스도 주문했습니다. 언니들이 거의 안 먹는 바람에 제가 다 먹었습니다. 참 맛있는, 너란 케이크! 어려서부터 식탐이 있었네요.
투썸플레이스 아메리카노는 구수한 맛과 새콤한 산미가 있는 원두를 선택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는 살짝 산미가 도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언니들과 같은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점주가 되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조카 J를 보니 참 대견합니다. 제가 업어 키운 것은 아니고 옆집에 살았었기에 자주 놀아주었거든요. 아기돼지 삼형제, 인어공주, 신데렐라... 많은 동화책을 수없이 반복해서 읽어 주었습니다. 동화책을 듣던 네댓 살 J가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린 적이 있습니다. 코까지 빨개지도록 훌쩍거리던 J.
“이모... 인어공주도 신데렐라도 왕자님이 있는데 내 왕자님은 어디 있어??”
조카들이 사랑스럽기도 했고 언니와 형부들에게 받은 것이 참 많아서 고마운 마음에 아주 약소하게나마 조카들 서른 살 생일까지 챙겨주었습니다. 뭘 바라고 챙겨주지 않았으니 잊어 버렸습니다.
J는 제 생일에 꽃다발을 보내주거나 화장품을 보내주었습니다. 제 눈에 어려만 보이는 J가 어느새 이모 생일을 챙기고 점주가 되어서 일하다니 신기합니다. 케잌에 데코 할 싱싱한 딸기를 사기 위해 새벽 청과시장에 간다고 합니다.
나 : 언니, 어린 나이에 J가 투썸플레이스 점주가 된 건 금수저는 아니라도 은수저인 거 아닌가? 감사한 일이지.
둘째 언니 : 은수저까지는 아니고 나무수저는 되겠지.
언니들과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려서 서로 별명을 부르며 놀렸던 일을 말하며 도대체 왜 그랬을까 웃기도 했습니다. 저는 식탐이 있어서 돼지, 남들이 말리는 일을 기어코 한다고 미련이 였는데 합쳐서 ‘돼련’이라는 별명이 있었습니다.
나 : 집에서는 돼련이라고 부르는데 학교 선생님들은 재치 있다고 칭찬하셨어. 완전히 이중생활을 했던 거지.
두어 달에 한 번은 자매끼리 격의 없는 수다의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내가 누구인지 증명하거나 설명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과의 수다는 따뜻한 힐링이지요. 치유의 공간이 되어준 투썸플레이스 장안동사거리점 지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어길 경우 사장은 삼백만원 이상 벌금을 물어야합니다. 다섯 사람이상 방문해서 두 테이블에 나눠 앉는 것조차 원칙적으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두 테이블에 앉도록 배려해 준다면 감사해야 할 일이지요. 음식을 먹을 때만 마스크를 벗고 담소 중에는 계속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코로나 시국에 최소한의 방역지침은 꼭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나 : (지난 토요일, 셋째 언니와 통화) 화요일에 청량리역에서 만나~
셋째언니 : 둘째언니 차타고 투썸플레이스로 바로 가기로 했어.
나 : 나한텐 언제 알려주려고 했는데?
셋째언니 : 월요일에 알려주려고 했지.
나 : (격앙된 목소리로) 그런 변경사항은 발생 즉시 알려줬어야지!
셋째언니 : 그게 무슨 큰 차이가 있니?
저는 규칙을 중요시하고 예정에 없던 상황에 스트레스 받는 완벽주의 성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완벽하기보다 탁월하게 일하라’는 말을 잘 실천하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셋째언니에게 “그렇구나? 그럼 투썸플레이스에서 만나~”라고 탁월하게 반응했어야 했지요.
제가 벤처기업에서 승진이 빨랐던 이유는 일처리가 빠른 만큼 보고도 빨랐기 때문입니다. 당시 사장님이 이찬진 사장님(한글과 컴퓨터)을 만난 자리에서 실무자를 소개하며 말했습니다.
“우리 강팀장은 남들보다 한 발자국 빨리 움직이니까 같이 일하기에 답답하지 않으실 겁니다.”
제가 빠르다고 다른 사람도 빨라야 한다고 다그치거나 느리다고 무시하는 건 인격이 덜 된 거지요. 저는 젊은 시절, 일처리가 느린 사람들을 속으로 무시한 적이 있습니다. 어려서 어리석었네요.
저는 사회성이 유난히 발달했습니다. 사회적인 저의 페르소나는 사근사근 친절하고 주변을 잘 챙기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집에서는 돼련(유년기와 아동기)하고 독불장군에 지랄배기(사춘기와 이십대)였습니다. 그래서 남동생이 저에게 가식적이라고 할 정도였지요.
어른이 된다는 건 여러 페르소나의 격차를 좁히며 일관성 있는 자아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자신만의 편협한 잣대로 상대를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럴수도 있겠구나.’ 인정하는 마음을 갖는 거겠지요.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이해가 안 된다면 나와 다름을 그냥 인정하려고 노력하면 됩니다.
가식적인 저를 위한 변명을 하자면 저는 지 본성대로 독불장군 지랄배기로 행동하는 사람보다 가식적으로라도 친절한 사람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가식을 떨 수 있다는 건 인간이 고등동물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단, 가식으로 인해 타인에게 해를 입히면 안 됩니다.
저처럼 주변을 잘 챙기는 사람들은 상대가 보답하지 않으면 서운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고도 금방 잊어버릴 만큼만 줍니다. 쪼잔하게 줄지언정 내 분수에 넘치게 주고 아까워하거나 보답받길 바라지 않습니다.
삼 년 안에 부자 되는 법 <액시트>의 저자 송사무장님은 유튜브 영상에서 기브 기브 기브 앤 포겟 하라고 합니다. (give, give, give~ and forget~)
변경사항은 바로 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변경사항은 바로 고지해야한다’는 나만의 모난 잣대로 셋째 언니를 재단한 것을 반성합니다.
또 내가 주변의 대소사를 잘 챙긴다고 누구나 그래야 한다고 요구하거나 기대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주변의 대소사를 챙기지 못하는 것은 에너지가 없어서 일수도 있고 사회성이 발달하지 않아서 일수도 있습니다. 혹은 노천명 시인처럼 술 한 잔만도 못한 사소한 일이라고 달관해서 그럴 수도 있구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상대에게 받은 것을 생각하며 고마워하고 자존심이 쎈 사람은 자기가 준 것만 생각하고 서운해 한다고 합니다.
인간관계에 부등호를 그려 넣으며 잠시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인지상정이지만 오래도록 서운한 마음에 사로잡힌다면 상대가 아니라 나에게 문제 있음을 인지해야합니다. 끊임없이 명상과 기도, 좋은 가르침을 통해 나를 키워야겠지요.
부모 자식 간이나 부부 사이라도, 그 누구도 내 기대대로 행동할 의무는 없습니다. 내 의견을 말할 뿐 행동과 행동의 결과는 각자가 감당할 몫입니다.
어른다운 어른이 된다는 건, 나 아닌 타인에게 기대하지 않는 법, 기대에 어긋났을 때 실망하지 않는 법을 터득해 가는 과정인 거 같습니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을 때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복이 많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단다.’ - 소설 <위대한 개츠비> 중
누구나 훌륭한 사회성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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