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리브나무입니다.
법륜 스님의 수필집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의 내용 중 선별해서 실었습니다.
책은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게 인상 깊었던 꼭지 제목을 옮겨봅니다.
1장 환상 속의 나
처음 결심을 끝까지 유지하고 싶어요
남들과 비교하면 제 자신이 초라해져요
모태솔로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2장 관점 바꾸기
친구가 너무 잘난 척해요
상사가 쓸데없는 일을 자꾸 시켜요
불교 공부를 해도 왜 좋아지지 않을까요
3장 지금 이 순간을 산다는 것
성급한 연애, 욕망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명상을 하면 어떠한 장애도 극복할 수 있나요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는 지혜는
4장 선택과 책임 사이에서 찾은 행복
결혼을 앞두고 책임감 때문에 두려움이 생깁니다
상대의 단점을 보면 고쳐주고 싶어요
남자 친구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요
열등감이나 우월감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 교만하거나 비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환상속의 자기를 버려야 해요. 현실에 존재하는 자신은 있는 그대로 소중한 존재입니다. (중략)
둘째 자기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합니다. (중략) 우리는 모두 길가에 피어난 풀 한 포기와 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법륜 스님은 첫째와 둘째가 모순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소중합니다. 길옆에 핀 풀 한 포기도, 숲에서 사는 다람쥐도, 사람도 다 소중한 존재인 것입니다.’
제가 믿는 기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 앞에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고백하면서도 하나님께서 ‘왕같은 제사장’으로 불러 주셨음을 자각하며 살아갑니다. 왕같은 제사장이 허튼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먼지처럼 덧없는 게 인생이라지만, 찰나에 삼천 겁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인생이겠지요.
‘여기 있는 우리는 누구도 잘나거나 못 난 사람이 없고, 좋거나 나쁜 사람도 없어요. 다만 나와의 관계에 따라 내 인식 상에 크게 보이거나 작게 보이는 사람, 좋아 보이거나 나쁘게 보이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내가 그렇게 인식하는 것일 뿐이지 존재 자체가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러니 '저 사람은 말이 많아 나빠'라고 판단할 게 아니라, '저 사람은 말이 좀 많고 공부를 좀 잘하는구나.' 이렇게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모든 존재는 다만 그것일 뿐이라는 진실을 알면 모든 게 평등해집니다.”
머리로는 ‘모든 존재는 다만 그것일 뿐이다’라는 걸 아는데 마음으로는 좋고 싫음을 나누게 됩니다.
십년 넘게 알고 지낸 B는 착하고 해맑은 사람입니다. B의 뇌순함이 재미있었습니다.
상대의 말에 리액션을 잘 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장점도 있구요.
장점이 훠얼~씬 많은 B의 사소한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 건 1년 전쯤 부터입니다.
나 : 여름옷은 린넨이 시원하고 좋지.
B : 마도 좋더라.
나 : 린넨이 마의 일종이야~
B와 저는 함께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의 현현이라고나 할까요?
‘갈릭 피자에서 마늘 냄새가 나요. 저만 그런가요?’
B : 바퀴벌레 아이큐가 300이래.
나 : 그건 말이 안 돼지. 그럼 지구를 바퀴벌레가 지배하고 있어야지.
B : 대학 교수가 한 말이야.
나 : 와전됐거나 교수가 잘못 알고 있는 거겠지. 바퀴벌레 지능지수가 아니라 생존지수가 300이라면 또 몰라. 혹한의 환경에도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생명체가 바퀴벌레일 거라고 하더라.
이런 류의 대화는 부지기수이고 그냥 웃어넘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 삶의 관점 등 진지한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B는 다만 B일 뿐이고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아무리 되뇌어도, 대화가 안 통하니 B와 만나는 걸 피하게 되더군요. B를 포용할 만큼 제 마음이 넓지 않은 이유겠지요.
‘그러면 정상적인 상태는 어떤 것일까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면 조금 기분이 좋아지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조금 기분이 나쁘긴 하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서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마음이 들뜨지 않고 가라앉지 않고 고요한 것이 원래의 건강한 마음 상태예요. 그런데 질문자는 막 들뜨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행복을 추구하면 앞으로 인생이 오히려 고달파져요.’
B에게 무척 어려운 일이 닥쳤습니다.
B에게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할 수 없는 일은 하나님께 맡기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문제에 딱 붙어서 보면 문제가 커 보이지만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문제는 작아 보이고, 해결자이시며 능력 주시는 하나님이 커 보인다고 말해주었지요.
저의 도반(남편)이 십중팔구 고통스럽게 죽는 병을 진단받았을 때, 수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의 마음을 다잡은 방법이었습니다. ‘이것도 곧 지나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B는 일 년 넘게, 깊은 한숨을 쉬며 하소연하곤 했습니다.
B : 이러다(이렇게 어려운 일만 매일 감당하다) 그냥 죽을 거 같아...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일 년 넘게 괴로움의 무한루프를 돌고 있는 B.
좋은 날이든, 안 좋은 날이든
오늘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하고 있다면 언제 죽은들 무엇이 아쉬울까요.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 것도 내공입니다.
‘같은 꽃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예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말없이 피어 있는 꽃을 보고도 서로 다른 표현을 하는데 각자 자기 생각과 감정으로 하는 말에 내가 흔들릴 이유가 없지요. 어떤 칭찬이나 비난에도 걸림 없는 자유로운 삶을 사세요.’
‘ '사랑을 받고 싶다'는 것은 '나는 남의 노예가 되고 싶다'는 것과 같습니다. 기쁨은 남을 사랑하는 데 있습니다. 내가 꽃을 예뻐하면 내가 좋아요, 꽃이 좋아요? 내가 좋지요.’
그래서 사랑은 주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하나봅니다.
그럼에도 평범한 인간사에서 주기만 하는 사랑은 건강하지 않습니다. 받기만 하는 사람은 처음에는 고마워해도 시간이 지나면 권리인 줄 압니다. 계속 받기만 하는 사람은 ‘염치’ 없는 사람이죠. 주기만 하는 사랑을 하는 호구는 염치없는 얌체를 양산하게 됩니다.
주고받는 예쁜 사랑을 응원하며 ‘나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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