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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킨라빈스31 체리쥬빌레에 얽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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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애 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31 체리쥬빌레.

영화 속 누군가의 대사였는데... “나는 한 놈만 패.”

남자를 만나도 한 기간에 딱 한 사람만.

한 식당의 여러 메뉴를 맛 봐도 단골이 되면 딱 한 메뉴만.

베스킨라빈스31 체리쥬빌레, 레인보우 샤베트,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엄마는 외계인, 자모카 아몬드 퍼지, 쿠기 앤 크림, 피스타치오 아몬드, 민트 초콜릿 칩... 다 먹어봐도 결국 나의 원픽은 체리쥬빌레다.

옛날 개그가 생각난다.

손님 : 베리베리 스트로베리 레귤러 콘이요.

점원 : 라따라따 아라따~(알았다)

 

아주 오래 전 벤처기업 근무 당시,

착하고 예의바르고 일 잘하는 부하 직원이 있었다.

(요즘도 부하 직원이라는 말을 쓰나?)

그녀 덕분에 처음 먹어본 게 버거킹이고 체리쥬빌레다.

 

체리 쥬빌레 뜻 CHERRIES JUBILEE

체리는 우리가 아는 체리고 쥬빌레는 기념일이라는 뜻이다.

핑크색 아이스크림이 주는 설렘,

설탕에 절였던 체리 과육이 씹히는 맛이 딱 내 취향이다.

 

 

너무 오래전 메뉴라 이제는 없어진 베스킨라빈스31 메뉴,

화이트 윈터 초콜릿.

일간지 기자인 L을 처음 만난 건, 겨울이었다.

그와 베스킨라빈스31에 갔었고 난 체리쥬빌레를 먹겠다고했다.

그는 자기 몫으로 화이트 윈터 초콜릿을 주문했다.

그리고 하는 말. “화이트 윈터 초콜릿, 이름이 참 예쁘지 않아?”

 

첫 만남에서 그는 파헬벨의 캐논을 좋아하냐고 물었다.

파헬벨의 캐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

파헬벨의 캐논을 변주해서 새로운 명곡들을 만들기도 하잖아.

마룬 파이브의 Memories

악동뮤지션의 오랜날 오랜밤

웨스트 라이프과 셰인필란의 Beautiful In White

쿨리오의 C U when U get there...... 

마룬파이브 메모리즈, 참 좋은 곡.

 

그는, 헤어진 옛애인을 잊지 못했어.

그녀 부모의 완강한 반대로 헤어졌고 그녀는 의사와 결혼했다더군.

그녀는 부잣집 외동딸로 자란 의사였고 그는 평범한 기자였던 거지.

신파는 참 질리지도 않고 반복되네.

 

나는 그가 무척 좋았어.

빨간 구두를 신고 신들린 춤을 추듯

늦은 밤, 내 손가락이 자판 위해서 날아다니며 진심을 글로 토해냈지.

아침이면 보내지 못할 걸 알았기에 쓰자마자 이메일 전송버튼을 눌렀어.

 

이메일을 읽은 그가 말하더군.

소설가가 되는 게 어때?”

당시는 돈을 꽤 잘 벌고 있어서

굳이 90%가 배고프다는 소설가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그의 기준은 의사였던 그녀였고 나는 그의 마음을 사지 못했어.

그럼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내가 말했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 마디만 해요.

그럼 00씨 전화를 기다리지도 않을 거고

00씨한테 이메일도 보내지 않을 테니까.”

박경리 문학공원, 박경리님 사택 자리 정원

 

희망고문이 얼마나 형편없는 짓인지 그때 처음 알았네.

먼저 이별을 고할 용기도 없던 그에게.

"그동안 고마웠어요.

세상에 나보다 좋은 여자는 아주 많겠지만

나보다 진실된 여자는 흔치 않을 걸요?

좋은 분 만나시길 바라요~"

 

나를 향한 상대의 감정을 책임지지 못할 때는 확실히 끊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

항상 그렇게 행동했고.

종종 산책 삼아 박경리 문학공원에 가.

가는 길에 베스킨라빈스31이 있지.

내게 베스킨라빈스31 체리쥬벨레는, 추억의 맛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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