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 소개하는 친구 올리브나무입니다.
무라타 사야카님의 『편의점 인간』(살림, 2016년)은 일본이 권위 있는 문학상인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입니다. 무라타 사야카는 ‘크레이지 사야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독특한 인물입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어딘가 색다르게 ‘묘한’ 아쿠타가와상 수상자”라는 평을 받을 정도입니다.
『편의점 인간』은 2016년 당시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작가의 경험을 녹여냈기에 편의점 시스템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무라타 사야카가 “일반적인 세상 이야기에 묘한 것을 집어넣고 싶다”고 밝힌 것처럼 묘한 느낌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무척 재미있어서 단박에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후루쿠라 게이코는 소설 『아몬드』의 주인공처럼 편도체 이상인 듯합니다. 소설 속에서는 후루쿠라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묘사할 뿐 그런 행동의 원인은 나오지 않습니다. 초등학생 때 학급 아이들이 싸우자 친구들이 말리고 있습니다. 후루쿠라는 싸움을 말리기 위한 확실한 방법으로 싸우는 아이를 삽으로 내려칩니다. 친구들이 비명을 지르지만 ‘왜? 나는 싸움을 말리는데 왜?’라는 식이죠.
서른여섯 살의 후루쿠라는 대학 졸업 후 한 번도 정직원이 되지 못하고 모태솔로에다 18년째 같은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건강상의 이유로 번듯한 직장에 다닐 수 없다고 말했고 편의점 동료들에게는 아픈 식구를 돌봐야 하므로 정직원이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보통 인간’인 척 살아가던 후루쿠라는 서른여섯 살이 되자 더 이상 정상적인 인간인 척 살아가기가 어려워집니다. ‘보통 인간’들이 하는 ‘결혼’을 안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지면, 나를 이상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꼬치꼬치 캐묻잖아? 그런 귀찮은 상황을 피하려면 그럴 듯한 변명이 있어야 편리해.”
이상한 사람한테는 흙발로 쳐들어와 그 원인을 규명할 권리가 있다고 다들 생각한다. 나한테는 그게 민폐였고, 그 오만한 태도가 성가시게 느껴졌다. 너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초등학교 때처럼 상대를 삽으로 때려서 그러지 못하게 해버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후루쿠라의 심정은 소수자였던 적이 없는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제가 오래도록 솔로였을 때 후루쿠라와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왜 결혼 안 하냐, 눈이 그렇게 높아서 결혼할 수 있겠냐, 결혼하고 아이 낳고 남들 하는 거 다 해봐야 제대로 사는 거다, 어른 말 들어서 손해 볼 거 하나 없다......’
웃긴 건,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그래서 내 인생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그저 인사만 나눌 정도의 지인들이 하는 말이라는 겁니다. 저렇게 선 넘는 말을 하면서도 그게 무례한지도 모르는 무신경이 놀라웠지요.
저의 어머니(1939년 생)는 오히려 “너는 능력 있으니 혼자 살아라. 혼자서 네가 하고 싶은 일 마음껏하며 훨훨 자유롭게 살아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매사에 지혜로우신 어머니를 마음 깊이 존경한답니다.
후루쿠라 앞에 ‘시라하’라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나타납니다. 그는 ‘결혼 활동’을 위해 편의점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근무는 태만한데 ‘결혼 활동’을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추파를 던지고 단골 여자 손님을 따라가기도 합니다. 결국 아르바이트에서 잘리게 되죠.
시라하는 백수이면서도 사업을 하겠다는 허황한 꿈이 있어서 편의점 점장도 무시합니다. 월세가 밀려 살던 집에서도 쫓겨난 처지에 입만 열면 불평입니다. 시하라의 불평을 들어 볼까요.
[“모두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안 돼요. 30대 중반인데 왜 아직도 아르바이트를 하는가. 왜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는가. 성행위 경험이 있는지 없는지까지 태연히 물어봅니다. ‘창ㄴ와 관계한 건 포함시키지 말고요’ 하는 말까지 웃으면서 태연히 하죠, 그놈들은. 나는 누구한테도 폐를 끼치고 있지 않은데, 단지 소수파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내 인생을 간단히 강ㄱ해버려요.”]
‘누구한테도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 평가와 달리 시라하는 서른이 넘어서도 부모님의 돈을 축내며 살고 있으며 결국 후루쿠라의 집에 얹혀살면서 식비를 축내게 됩니다.
작가는 독자를 향해 질문합니다.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는 누가 정하는 것일까요? ‘정상범주’인 다수에 속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지난한 노력의 과정에서 진정한 ‘나’는 안녕한지요......
이런 문제의식을 떠나더라도 그냥 기묘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라서 소설 『편의점 인간』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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