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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삶 사랑.../일상 소소한 이야기

포식자의 시선 vs 피식자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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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지지리 안했지만 시험기간 벼락치기만으로 성적은 상위권이었다. 학창시절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어머니가 물려주신 유전자의 힘일 것이다. 덕분에 반장을 도맡아 했고 리더의 힘듦을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때문에 리더의 힘듦을 덜어 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리더 친화적인 사람이 되었다. 리더가 크게 잘못하지 않는 이상 리더의 방침에 적극 협조한다.

 

: 사장님~ 점심 식사 하셔야죠?

벤처기업 사장(직원들 앞에서 큰 소리로 농담하듯) : 내 챙겨주는 건 강 팀장밖에 없네! 사장이 밥을 먹든 말든 지자기들 밥만 먹고 말이야~

 

사장 점심을 챙긴 덕분에 점심마다 사장과 추어탕을 먹었고 (징그럽게 여기던) 추어탕이 맛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서울대 출신 사장은 경제신문에 사진이 크게 실리며 머니 메이커로 소개될 만큼 능력이 넘쳤는데 품위는 살짝 부족했다. 그래서 열정은 넘치나 품위가 모자란 나와 잘 맞았다.

 

리더와 친하게 지내다보니 아주 가끔 리더가 잘못하는 경우, 적절하게 하고 싶은 말도 할 수 있었다.

 

벤처기업 사장 : 손 대리 어디 갔노?

(손 대리의 직속 상사) : ‘인터넷 기반 에듀테인먼트 사업 전망세미나에 갔습니다.

사장 : 일은 안 하고 세미나만 쫓아다니는 거 아니가?

: 세미나에 참석해서 업계 최신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직원이 실력 있어야 회사가 더 발전하죠~

사장 : ...... 강 팀장이 세미나 보고서 검토해보고 회사가 팔로우 업 할 거 있으면 기획서 제출하라고.

 

내가 사장에게 제공한 건 내가 나를 감동시킬만큼최선을 다한 업무 능력이었다. 일례로 벤처기업 육성기금 수령' 프로젝트를 두 번 성공시켰다.

사장 친화적이었기에 특별 상여금을 받기도 했고 우수 사원 포상으로 호주 여행을 다녀왔으며 코스닥 상장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 * * * *

싱글모임 회장의 유머와 여유가 참 마음에 들었다. 신경 쓸 거 많은 큰 규모의 모임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능력도 존경스러웠다.

싱글모임 회장 : Y가 직접 주관하는 모임이 너무 잦은 거 같아. 그러다 회원들 많이 데리고 탈퇴해서 새 모임 만든 선례가 있거든.

: Y가 주관한 모임에 참석했었는데 무척 즐거웠어요. Y는 생업이 바빠서 친목 모임을 운영할 마음이 없다고 하던데요. Y를 견제하기보다 측근으로 삼으면 우리 모임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싱글모임에서 회장 친화적이었기에 회장이 특별히 관리하는 재력, 인성, 외모좋은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할 수 있었다. 내가 회장에게 제공한 건, 재미있는 모임 후기로 모임 활성화에 일조한 것이다. 덕분에 회장이 A급 회원이라고 인정한 전문직 고소득자를 만나 결혼할 수 있었다. 사람을 등급으로 나눈다는 게 씁쓸하지만 소위 ....’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얼마 전, 지인에게서 2시간 연장 근무를 하자는 회사의 방침을 따르지 않은 이야기를 들었다. 대부분의 직원은 연장 근무를 함으로써 월 백만 원이 넘는 초과근무 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 지인은 2시간 연장 근무를 하지 않음으로써 백만 원 대신 건강을 지켰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만족하면 된 것이다.

 

그러나.

지인은 백만 원이 넘는 수당을 받은 동료들의 눈이 반짝이며 돈독이 오른 거 같다고 말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2열 개의 키워드 중 하나가 머니 러쉬. 서부시대 금광을 향해 돌진하듯 돈 되는 곳으로 돌진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인이 안타까웠다.

 

지인은 회사의 방침에 따르는 것이 비겁하다는 말도 했다. 비겁한 것이 아니라 실리를 추구한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지인은 건강을 지켰다는 뿌듯함 보다 백만 원을 받지 못한 아쉬움이 더 큰 것이다. 그래서 여우의 신포도처럼 동료들이 비겁하게 돈독이 오른 것이라고 자기합리화한 것이겠지.

지인은 회사 리더에게 밉보였는지 부당하게 수당도 없는 1시간 연장 근무를 해야 했으며 결국 퇴사하고 말았다.

 

나는 왜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화가 났을까? 지인에게서 나를 봤기 때문이다. 상황 판단이 느려서 어리바리 손해 보곤 하던 나의 모자란 모습을 지인에게 투사한 것이었다.

 

회사나 모임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이 발표되면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며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중에는 시민운동 단체를 만들어 적극적으로 주관 부서에 의견을 개진해서 더 나은 정책이 되도록 힘쓰는 멋진 분도 있다.

 

그런데 그저 지인들 앞에서만 분노하는 사람이 있다. 소주 잔을 앞에 두고 얼굴까지 벌게지며 열변을 토하던 H.

: (언중유골의 뜻으로) 그렇게 답답하면 직접 정치를 해보지 그래요? 아니면 시민운동 활동을 하거나?

H : 시간 없어요. ... 정권에 밉보이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몰라요.

 

입만 열면 부정적인 말을 쏟아내는 H는 정권에 밉보이기 전에 주변사람들에게 밉보이고 말았다.

포식자 호랑이의 시선

 

크게 부당하지 않음에도 몸담고 있는 상부조직의 방침이나 리더에게 삐딱하게 구는 심리는 뭘까? 아주 조금이라도 부당해서? 리더 친화적이면 아부하는 거 같아서? 그저 내 마음에 안 들어서? 방침이 나에게 손해가 되는 거 같아서? ......

 

금융시장의 포식자들(장지웅 저, 여의도책방 출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힘없는 피식자가 공정을 부르짖는다. 공정을 외치려면 공정을 외칠 만한 경쟁력부터 갖춰야 한다.’

 

포식자들은 보수 정권 시절이든 진보 정권 시절이든 돈의 흐름을 좇았다. 정부 정책이 물줄기라면 그 물줄기를 따라 돈이 흐르기에 포식자들은 정책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저 흘러갔다. 정책을 비판하는 피식자와 다르다. 대기업 총수들이 특정 정당 한 쪽에만 로비하고 비자금을 줬을까. 포식자가 바라는 건 이데아가 아니라 가족과 직원을 먹일 이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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