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친 타타오님이 올린 황진이 글을 보고 옛 생각에 잠겨 봅니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허 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어룬 님 오신 날 밤 굽이굽이 펴리라
제가 외우는 시조입니다.
고운님과 회포를 풀기에 봄 밤은 참으로 짧습니다.
홀로 지새우는 동짓달 기나긴 밤을 베어 내어
고운님 오신 날 밤,
길고 긴...... 태고의 대화를 나누렵니다.
황진이의 여러 남자 중
서화담의 시조가 제 마음에 오롯이 들어 앉아 있습니다.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난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에 어느 님 오리랴만
지난 잎 부난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마음이 어리석으니 하는 일이 다 어리석다.
구름 낀 첩첩 산 중에 어느 누가 오리랴만
지는 잎 부는 바람에도 행여 그인가 하노라
덕이 높은 선비도 어리석어지는 사랑.
부스럭 소리에도 기다리는 그이인가 싶은 마음,
너무도 잘 알고 있지요.
[어져 내 일이야]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르던가
이시랴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청산리 벽계수야]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이 만공산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일도창해(一到滄海) 뜻 : 한번 흘러서 넓은 바다로 가면
[잣나무 배]
저 강 한가운데 떠 있는 조그만 잣나무 배
몇 해나 이 물가에 한가로이 매였던고
뒷사람이 누가 먼저 건넜느냐 묻는다면
문무를 모두 갖춘 만호후라 하리
[반달을 노래함]
누가 곤륜산 옥을 깎아 내어
직녀의 빗을 만들었던고
견우와 이별한 후에
슬픔에 겨워 벽공에 던졌다오
[산은 옛 산이로되]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거든 옛 물이 있을 손가
인걸도 물과 같도다 가고 아니 오는 것은
[청산은 내 뜻이요]
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님의 정
녹수 흘러간들 청산이야 변할 손가
녹수도 청산을 못 잊어 울어 예어 가는고
고등학생 때 어린이 대공원에서
심리학 교수라는 분이 저와 친구의 사주를 봐 준 적이 있습니다.
제게 말씀하셨죠.
“학생은 황진이의 사주를 타고 났네.
만나는 대부분의 남자들이 좋다고 따라다닐 거야.”
집에 와서 엄마에게 말씀드렸습니다.
* 엄마, 오늘 이상한 아저씨를 만났는데
나한테 글쎄 황진이의 사주를 타고 났데.
# 기생은 아무나 하니? 기생도 외모가 타고나야 하는 거야!
그러니까 넌 얼굴보다 공부로 승부 봐야 해. 알았지?
혼자 거울을 볼 때는 내가 너어무 예쁜데
친구들과 있으면 그저 평범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요.
게다가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1년 선배 윤유선, 1년 후배 이연수,
2년 후배 미스코리아 진 서정민이 있었구요.
같은 반에 하이틴 잡지 모델이 한두 명씩 있었습니다.
(혹시 이시나요? 영파여자고등학교라고.^^)
기말 고사가 끝난 후 수업하기 싫은 반 아이들이
자율학습 시간을 확보하라고 제게 압력을 줍니다.
교무실로 찾아가 웃음을 지으며 몸을 살짝 꼬았죠.
“새앵님~ 어제 기말고사 끝났으니
오늘 수업은 자율학습 하게 해 주세요~ 네~?”
수업을 땡땡이치는 게 학생만 좋겠습니까~
선생님들은 더 좋으시죠~
입꼬리가 슬쩍 올라가는 선생님.
“그럼 오늘만 봐준다. 조용히 자율학습 하도록 해.
그런데 반장! 넌 애교가 안 어울려~ 몸 꼬고 그런 거 하지마라!”
외모도 안 따라줘~ 애교도 안 어울려~
황진이 사주일리 없잖아요~!!
......
그런데 말입니다~
내 안의 황진이를 깨워 준 귀인을 만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지금, 여기,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우리 내면에, 잠자는 거인을 깨우는 여러분이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글
롱테일 키워드란? 숏테일 키워드 비교 블로그 초보 꿀팁
(↓아래 공감♡ 누르기는 제게 더 잘 쓰라는 격려가 됩니다~)
'나를 키우는 당신의 컨텐츠 > 도서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애성 성격장애 나르시시스트의 특징, 대처법 (46) | 2020.07.02 |
---|---|
가스라이팅 예시, 가스라이팅 테스트 (31) | 2020.06.27 |
아몬드 독후감, 아몬드 줄거리,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29) | 2020.06.16 |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김수현 글 그림 (29) | 2020.06.05 |
괜찮아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24) | 2020.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