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를 알게 된 건
장항준 김은희 부부에 대한 관심 덕분이다.
김은희 작가에 대한 관심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1>, <킹덤 2>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유튜브 영상과 댓글, 해외 반응까지 보게 되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알아서 다음 영상을 추천해주었다.
‘한국 드라마 해외 반응’ 알고리즘에 <나의 아저씨>가 묶여서 추천되었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가 트위터를 통해 <나의 아저씨>를 극찬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와우! 내가 16편을 다 견디며 볼 수 있을지 몰랐다.
인간의 심리(상태)를 흠잡을 곳 없이 묘사한 작품이다.
엄청난 각본, 환상적인 연출, 최고의 출연진에게 축하를 보낸다.”
‘나의 아저씨’를 <나저씨>로 부르며 인생 드라마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유튜브에 올라온 짧은 영상만 봐도 왜 그런지 알 거 같았다.
대략 나의 아저씨 줄거리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빚을 물려받아 빚에 쪼들리며 사채업자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하는 스물한 살 이지안(이지은:아이유 분)이 정말 어른다운 어른 박동훈(이선균 분)을 만나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한 줄로 표현할 수 있는 줄거리를 16회로 뽑아내는 작가들의 저력은 참 대단한 거 같다. 좋은 드라마나 영화에는 거의 반드시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온다. 한 두 명만 매력적이어도 성공인데 거의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면 인생 드라마라 할 수 있겠다.
분량이 아주 적은 박동훈 친구 정희(오나라 분)와 스님(박해준 분)의 이야기만 봐도 그렇다.
정희와 스님은 오랜 동네 친구이자 연인관계였다. 스님은 정희가 감정을 정리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절로 들어가 버린다. 정희는 이십년 간 스님이 된 연인을 놓지 못한다. 절에 찾아간 정희가 소리친다.
“염소도 사랑하고 풀떼기도 사랑한다며!! 근데 왜 나는 사랑하지 않는데!!!
돌아와!! 돌아오지 않으면 싹 다 불 질러 버릴 거니까!!”
그리고 얼마 후.
스님이 정희가 하는 술집 ‘정희네’에 찾아온다.
정희 : (홀에 서 있는 스님을 발견하고) 미쳤나 봐...
정희 : (찻잔을 스님 앞에 내려놓으며) 청년으로 떠났다가 중년으로 오셨네.
스님 : 여길 왜 못 왔나...
한 시간 반이면 오는 데를 20년 가까이 왜 못 왔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서 못 왔던 거 같애.
정희 : 이젠 걸리는 게 없니?
나는 니 마음에 걸려라... 걸려라 하는 심정으로 괴롭게 살아왔는데......
나 이제 무슨 짓을 해도... 니 마음에 안 걸리는 거니?
그럼... 나... 이제 무슨 낙으로 사니?
스님 : 행복하게... 편하게...
소설 토지에도 정희와 같은 처지의 인물이 나온다.
등장인물이 하도 많아서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여인네였다.
도저히, 가, 닿을 수, 없는, 사람.
오직, 그, 한, 사람만을, 품을 수, 있는, 가슴은, 얼마나 깊은 것일까.
박동훈(이선균 분)이 누군가 자기 뒷담화를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말한다.
“인간 다 뒤에서 욕해. 친하다고 뭐 욕 안하는 줄 알아?
인간이 그렇게 한 겹이야? 나도 뒤에서 남 욕해. 욕하면 욕하는 거지 뭐 어쩌라고.”
인간이 그렇게 한 겹이기만 할까...
율 앞에 류가 다시 나타난 건 헤어진 지 일 년쯤 지난 후였다.
율이 공기마저 무겁던 시간을 막 벗어나려 할 때였다.
류의 입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IT강국에 사는 덕분에
율은 류의 결혼 예정일을 알았고 류의 예비신부 사진까지 보게 되었다.
잇몸을 드러내며 웃는 모습이 류와 꼭 닮은 신부를 보며 율은 생각했다.
‘닮으면 잘 산다는데... 착해 보여 다행이다...’
그러나.
인간이 그렇게 한 겹이기만 할까.
율은 싹 다 불 질러 버리고 싶은 마음을 다스리느라 하루에도 수십 차례 심호흡을 해야 했다.
그저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류는 왜 현재에 나타났을까.
이제야 아주 가끔 류 생각에서 벗어나 숨 좀 쉴 수 있게 되었는데... 왜?!?!?!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 여자와 결혼을 앞 둔 류가 생각나자 운전대를 잡은 율의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 방향감각이 사라지고 신호등마저 낯설었다.
정희 : 나 이제 무슨 짓을 해도... 니 마음에 안 걸리는 거니?
정희는 이십 년을 걸려 알았지만 율은 손끝이 가늘게 떨리던 그 순간에 알았다.
율과 류가 함께 도모할 미래는 없다는 것.
옛사랑을 못 잊어 괴로워하는 모습으로 율 앞에 나타난 류는,
세월과 함께 걸리는 것 없이 그저 제 갈 길로 흘러가리라는 것.
그래서 율에게 류는 流일 뿐이라는 것......
현실자각이라는 날카롭고 긴 칼이 심장을 관통하자 율은 비명처럼 소리쳤다.
“You are nothing but my past! Get out of my life!!”
인간이... 그렇게 한 겹이니...
나가란다고... 나가지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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