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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저씨 박동훈, 정서적 탯줄을 끊지 못하는 남자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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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강윤희(이지아 분)는 변호사이며 박동훈(이선균 분)의 아내다. 둘은 대학에서 만났다. 윤희는 동훈의 대학 후배이자 직상 상사인 도영민(김영민 분)과 불륜을 저지른다.

 

아내의 불륜을 알고도 동훈은 내색하지 않는다. 도영민을 찾아가 끝내라고 말할 뿐이다. 그러나 세상에 비밀은 없나니...

 

윤희 : 나는 내 인생에 1순위가 당신이었어.

동훈 : 맨날 그놈의 1순위... 식구끼리 서열이 어딨어.

윤희 : 있어야지. 내가 당신이 첫 번째라고 하면 당신도 내가 첫 번째여야지.

두 번째로 많이 사랑하는 게, 그게 사랑하는 거야? 내가 두 번째기나 해?

맨날 큰 차 사자구...

식구들 다 태우고 다니게 큰 차 사자구. 달랑 세 식구에 9인승 차가 왜 필요해.

 

뭐 하냐구 물으면 식구들이랑 밥 먹는다구.

식구들이랑 밥 먹는다는 말이 나와? 나는 거기 없는데... 나는 거기 없는데? 

 

윤희는 아이를 낳고 삼칠일도 안 돼서 시댁에 김장하러 가고, 친정 엄마 병원비는 못 드려도 시어머니 집 옮길 때 삼천만 원을 드리며 아까워하지 않았다. 남편이 좋아하는 시댁식구는 물론이고 남편 동창 정희 언니한테도 잘했다. 오직 남편을 내 편 만들어보겠다고. 윤희는 무슨 짓을 해도 동훈이 전적으로 윤희의 편인 적이 없다고 느낀다.

 

윤희라는 캐릭터는 죄 지은 인간의 본성을 잘 보여준다.

불륜을 남편이 모르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치부를 모두 아는 이지안을 너 같은 애무식하고 무섭다고 깔본다.

불륜 상대에게 잘못을 떠넘기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자신을 외롭게 만든 남편을 탓한다.

 

이하의 글은 윤희의 불륜을 정당화하려는 게 아니다.

동훈의 태도를 통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결혼과 동시에, 아니 스무 살이 넘어서 부터는

부모로부터 정서적 탯줄을 끊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라디오 토크쇼였나? 아내가 부부사이의 일을 사사건건 장모님께 말해서 곤욕이라는 남편의 사연을 들었다. 심지어 아이 계획까지 장모가 참견을 한단다. 여자가 덜 큰 거다.

 

친한 지인 M의 남편은 동훈과 거의 흡사한 상황이었다. 홀시어머니, 무능한 동생들. 대기업에 다니는 M의 남편은 시댁에 퍼주느라 M은 궁핍하게 살아야 했다. 게다가 M의 홀시어머니는 잘난 아들을 M에게 뺏겼다 생각하는지 표독스럽게 굴었다고 한다. 결국 M은 집을 나오고 말았다...

 

본가로부터 정서적 탯줄을 끊지 못한 남자의 말로는 박동훈처럼 아내의 불륜을 맞닥뜨리거나 M의 남편처럼 이혼을 당하거나. 또는 평생 아내를 힘들게 하면서도 이유를 모르며 괴롭게 살겠지. 왜 효심 깊고 우애 깊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나 답답해하면서.

 

성경말씀 에베소서 5장에 사람이 부... ..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물리적으로,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모를 떠나야 한다. 법륜스님도 자식이 결혼했으면 남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평범한 경제력의 가정에서 시댁이나 처가에 자꾸 금전적 지원을 해야 한다면? 생명이 달린 위급한 문제가 아닌 이상 대출까지 해가며 지원하는 것은 끊어내야 한다. 내가 만든 내 가정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내 벌이가 감당할 정도만 지원해야 한다.

하아... 이게 말이 쉽지... 저마다의 사연이 얽히고 섥혀서 참... 어려운 일이다.

 

윤희의 대사에서 드러나듯 동훈은 식구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식구는 결혼해서 내가 만든 가족만 식구인 거다. 나머지는 친인척인 거고!!

아내가 없는 자리에서 식사를 하면서 식구끼리 식사한다는 말이 어떻게 나오냐... 달랑 세 식구인데 9인승 차가 말이 되냐! 에라잇!!

 

아주 아주 오래전.

옛사랑이 찾아와서 자신이 부모님께 떠밀려 결혼한다는 뉘앙스를 풍겼을 때, 솔직히 많이 실망했다. 부모로부터 정서적 탯줄을 끊지 못한 어린 아이를 보는 심정이었다. 내가 그토록 사랑했고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사람이 겨우 이 정도였나... 그럼에도 그가 예비신부와 함께 있는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심장이 톱니바퀴에 갈갈이 찢기는 느낌이었다.

 

오랜 세월 괴로워하면서 깨달은 건 자기애가 강한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다. 그와 함께 있을 때의 행복했던 내 감정을 사랑했을 뿐.

 

세월이 조금 더 흐른 후 인정하게 되었다. 내가 느낀 행복은 그 사람 덕분이었다는 걸. (이지안 수준의 찐 사랑은 아니지만) 자기애가 강한 내가 할 수 있었던 사랑의 정점이었다. 그리고. 그와의 인연을, ‘화양연화를 선물해준 고마운 사람으로 갈무리할 수 있었다.

 

나의 아저씨 박동훈처럼 부모, 형제로부터 정서적 탯줄을 끊지 못하는 남자는, 또는 그런 여자는, 결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또 모르지.

결혼한 후에 좋은 배우자의 영향으로 독립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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